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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21세기 봉이 김선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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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21세기 봉이 김선달'' 아닌가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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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 세계 7대 경관 선정 이벤트란 무엇인가?

    <뉴세븐원더스>라는 스위스의 비영리단체(''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사업으로 명성을 얻은 단체로 스위스 영화감독 버나드 웨버가 주도하고 있다)가 7대 불가사의 사업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린 뒤 다시 기획한 이벤트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이벤트이다.

    ▶ 그런데 뭐가 문제가 되는가?

    첫째는 이 단체의 정체성. 유네스코 비슷한 걸로 아시는 분들 계시나 유엔과는 아무 관련 없는 사적인 단체다. 첫 번째 7대 불가사의 선정 이벤트 때는 유네스코 측과 파트너십 협약이 있었으나 그 이후 해지되고 7대 경관 이벤트에는 파트너십 없음. 문제는 유네스코 측이 7대 불가사의 선정 이벤트에 문제가 있어 뉴세븐 원더스 재단과 유네스코는 아무 관련이 없는 단체이며 투표나 선정과정에 유네스코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니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세계문화유산이나 자연에 대한 아무런 과학적.문화적 검증과 연구 없이 그저 인기투표에 의해서만 선정되는 방식이어서 의미와 가치는 미지수.

    둘째, 재단의 몰염치적 상업성이다. 몰디브 정부 문화예술관광부 장관 기자회견 내용.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을 요구해 경쟁에서 철수하겠다. 이 경쟁에 참가하는 것이 몰디브에 큰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이라 더는 생각지 않는다 ...... 스폰서십 비용 35만 달러, 재단 관계자 월드투어 비용 , 통신회사 선정 대가 100만 달러..... 몰디브 정부는 이 사업을 SCAM(사기)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발표 행사 등을 이유로 110억 원 대의 대가를 요구하자 이에 항의하다 결국 지난 2월 후보지에서 자기네 코모도 섬을 빼 버렸다. 세계 7대 불가사의 때 참여했던 인도 일간신문 파이오니아에서 ''look before you vote for Taj 타지마할에 투표하기 전 꼭 참고하시오''라며 인도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경고를 내놓았다.

    "마케팅 속임수일 뿐입니다. 사실상 국제적 공인과 전혀 관련 없이 민간기구가 행하는 쇼입니다. 여기서 세계 7대에 뽑힌다는 건 대중홍보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셋째, 이 단체의 공익성. 유엔과 파트너십 협약을 맺어 재단 수입의 50%를 세계 자연 및 문화유산 보호에 쓰도록 유엔과 협약이 되어 있다고 홍보. 그러나 이 재단은 세계자연문화유산을 위해 한 푼도 쓴 적이 없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넷째, 진정성과 품격. 이 단체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다른 인기투표들을 살펴보자.

    ▲hottest girls of the world - 지구촌에서 가장 화끈한 여성 선발 ▲top 7 most handsomeguy in the world - 지구촌에서 가장 멋진 넘으로 7 명 뽑기 ▲7 good lookingmen in south & east Asia - 동남아시아 남자얼짱 7명 선발

    이런 식으로 멋쟁이, 글래머, 노래, 코미디언, 도시, 공항, 영웅 등 수백 건이 진행되고 있고 제주가 포함된 자연경관 투표는 그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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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영리단체라 하는데 이 사업에서 돈을 벌게 되나??

    뉴세븐원더스는 비영리단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별도의 영리단체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을 소유하고 있고 영업은 이 영리단체가 시행해 결국 돈이 그리로 흘러들어간다.

    1. 전화료 수입전화투표를 하기 위해 지정된 국제전화를 걸 경우 접속하는 통신사가 통신비용 수입 중 일정부분을 재단에 납입하게 되어 있다. 한국은 KT로 전화해서 영국의 공식지정 이동통신사를 거쳐 재단이 운영하는 미디어 회사로 걸게 되어 있다. 그럼 도대체 얼마씩 나눠 먹는 것일지?

    전화 투표 설명에는 ''''투표과정은 1분 이내이고 국제전화요금기준으로 청구될 겁니다''''라고 안내한다. 처음 투표 시 1,200원~1,400원 정도하던 것이 지금은 낮춰서 1/10 정도인 144원. (처음부터 낮추면 될 것을 돈 벌다가 깎아주는 척...). 제주도의 목표는 1억 명 투표. 왜 1억 명이냐고? 그 재단 이사가 ''''세계에서 10억 명은 투표할 것인데 1억 명 정도는 해야 7등 내로 들어갈 것 같다'''' ..... 라고 해서 그렇게 정했다 한다. 절반인 5천만 명을 채우더라도 통신비는 72억 원. 여기서 과연 얼마나 가져가는 걸까?

    2. 스폰서 수입세계7대자연경관 이벤트에 스폰서가 되어 후원하고 기업홍보를 하려면 뉴세븐원더스 재단과 정식으로 공식스폰서 계약을 체결해야 함. 이때 로고를 사용하거나 명칭을 사용하는 데 따른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3. 비영리단체여서 7대 경관 이벤트와 관련된 사업을 직접 하진 않는다고 하는데 홈페이지에 패션, 한국맛집 쿠폰 광고가 실려 있다. 흔히 구글애드 라는 맞춤형 광고 방식이다. 그때 그때 사이트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겨냥한 배너 광고 방식인데 구글애드가 있다는 건 허접한 상업 사이트의 표식이라는 건 다 아는 상식.

    4. 종합하자면 별것 없는 허술한 인터넷 사이트에 요란한 투표판 벌려 놓고 사람들이 잔뜩 모여들게 한 뒤 광고비 벌고, 후진국 홍보비 뜯고, 통신회사들로부터 수수료 챙기는 방식.

    ▶ 우리는 돈을 얼마나 들이고 있나?

    제주도는 공식 홍보사업비로 20억 원을 책정해 놓고 있으나 이것으로는 11월 11일 투표일까지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다른 예산항목에서 꺼내다 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제주도는 또 공무원들에게 ''''사비를 들여서라도 전화투표 하고 또 해라, 너만 공무원이냐 공무원의 가족도 준공무원이니 모두 전화하도록 하라. 요금 고지서로 투표 여부 확인하겠다'''' ... 이렇게 올인해 독려하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비롯해 각급기관과 해외교민들까지 나서 부지런히 전화 걸고 있는 중이고 대통령도 하셨고 대통령 부인도 하셨다. 우리도 하자. 그러나 그저 가볍게 즐기며 하자. 무슨 목숨 걸 일이라고.

    ▶ 이 이벤트로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들어간다면 관광 수익도 오르고 할 것 아닌가?

    브랜드 가치 상승이 1조원 대에 이른다고도 하고 관광객이 70% 이상 늘어날 거라는 추정치가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 상승은 허수와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돈이 제주로 떨어져 내리는 게 절대 아니다. 이미 제주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승인,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3대 자연환경 분야 3관왕이다. 여기에 민간 사설단체 투표 결과 더한다고 해서 브랜드 가치가 치솟을 건 없다고 본다.

    관광객 70% 증가? 이 단체가 실시한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 결과 그 지역의 관광객이 그 정도 늘어난 곳도 있다는 재단의 자기네 홍보가 근거이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아 발길이 뜸하던 7대 불가사의 어느 지역이 이름이 알려지면서 1년에 100명 오던 것이 200명 오면 관광객 100% 증가 아닌가. 제주 당국은 이런 허술한 계산방식에 휘말려 현재 관광객 수입에 그저 70%를 얹어 관광수익이 늘어난다는 식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홍보한다. 냉정을 찾아야 한다. 이미 제주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 최고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세계의 유산이다. 이런 공인된 장점을 더 홍보하고 관광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보존과 개발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걸로도 힘이 부친다.

    ▶그런데 왜 이런 난리법석이 빚어지는 걸까?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뽑혔고 관광객은 마구 몰려 올 테니 빨리 파헤쳐 개발하자는 여론이 조성되면 이득을 볼 사람은 뻔하다. 제주의 한라산이나 해안을 개발해 관광휴양시설을 세우는데 있어 지금은 제주 특별법에 의해 마구 파헤쳐 개발하는 걸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7대 자연경관 지정 어쩌구 하게 될 경우 그 분위기에 휩쓸려 각종 규제가 풀리고 업자들은 개발 이익에, 항공사는 관광객 수입에, 제주도는 세수증대를 노릴 수 있는 게 현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입지를 굳히고 표를 얻게 된다. 벌써 한라산 중턱 규제를 풀고 빨리 개발하자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현지 환경단체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제주가 세계의 인정을 받는다면 좋다, 주목을 받아 많이들 온다면 좋다. 그러나 투표에서 이겨야 한다고 난리 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제주의 자연이 관광개발 명목으로 파헤쳐지면 안 된다. 강도 파헤치더니 이젠 섬을 말아먹으려 하는 건가.

    투표하실 분은 그저 즐겁고 기꺼이 제주를 위해 한 표 던지시면 된다. 사실 제주도 브랜드를 팔아 돈을 챙기는 쪽은 뉴세븐원더스 재단이니 제주도가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돈 가져다 바치고, 재단 관계자들 오셨다고 최고급 호텔에 모셔 극진히 대접하고, 온 국민들 투표 하고 또 하라고 몰아 세우고 ... 이게 뭔가. 뉴세븐원더스 - 참 글로벌한 봉이 김선달이 등장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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