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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갈팡질팡 미디어렙, 어디로 가나



칼럼

    [사설] 갈팡질팡 미디어렙, 어디로 가나

     

    방송광고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미디어렙 법안 마련이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 임시 국회에서도 무산되었으며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출범을 공언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이 직접 광고영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져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이럴 경우 지상파도 직접 영업에 나서겠다고 밝혀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미디어렙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방송광고 대행회사이다. 방송사가 직접 광고영업을 하게 되면 뉴스 콘텐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됨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중간에 이를 대행하는 기구를 두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라 1980년 12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KOBACO)가 설립되었다. 코바코는 현재 총 35개 매체의 방송광고를 독점적으로 대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코바코의 생명이 오래 전에 다했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지난 2008년 코바코의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이듬해 말까지 대체입법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2년 넘게 방송광고 시장의 ''무법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거칠게 말하자면 현재의 코바코는 근거가 없는 유령기관에 불과하다.

    정치권은 지난 2월 국회에서 미디어렙 법안을 우선 논의하겠다는 견해를 밝혀 왔으나 물 건너 갔다. 더욱 심각한 것은 4월 국회도 재보선 정치일정 때문에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법안이 처리돼도 시행령 마련, 사업자 선정 등 인허가 절차에 6개월은 걸린다. 이처럼 지연되는 이유는 당론이 다르기 때문이다.

    확정 당론은 아니지만, 민주당은 제한적 경쟁체제인 1공영 1민영을, 한나라당은 완전경쟁인 1사 1렙 안을 대체로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에 따라 법제화가 늦어지면, 종편은 현 유료방송처럼 직접 광고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BestNocut_R]

    그러나 종편의 ''직거래''는 곧 지상파의 직접 영업도 부추길 전망이다. 현재 지상파 쪽은 종편이 직접 영업에 나설 경우, 자신들도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만일 이 같은 상황이 현실로 될 경우 방송광고시장은 극단적인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왜냐하면 종편의 광고 직접판매는 방송의 공익성을 실종시키고, 더 나아가 방송을 자본의 일부로 전락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쟁에 휩쓸린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휘둘려 미디어렙 법안을 강 건너 불 보듯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지탄받아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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