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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분당을 공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1일 긴급히 소집됐다.
당초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정작 안 대표가 강연 일정 때문에 20분 가량 늦으면서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던 최고위원들이 뼈있는 말들을 주고 받았다.
말의 상찬(上饌)이 차려진 셈이지만 한나라당이 처한 사분오열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일단 홍준표 최고위원이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분당 차출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코메디다. 언론이 소설쓰는 것을 보면 참..."이라고 혀를 찼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임 실장을 (공천후보로 결정)하자고 부른 걸 텐데 안 대표는 왜 안와"라고 말하는 등 안 대표의 지각을 꼬집었다.
이어 강재섭 전 대표를 후보로 밀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들어오자 홍 최고위원은 "강재섭계 왔네"라고 의미 있는 농담을 건넸지만 나 최고위원도 지지 않고 "원칙대로 하자는 겁니다"고 받아 쳤다.
나 최고위원의 발언에 홍 최고위원은 ''원칙론''을 강조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빗대 "여기 원칙 주장하는 공주님이 또 있네"라고 말하며 웃었고, 김무성 원내대표도 "정치는 원칙으로 안되는 것을 해결되게 하는 것이다. 더 배우라"고 거들었다. 주제가 ''정치와 원칙''으로 옮겨 붙자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이 "원칙을 원칙대로 가게 하는 게 정치 아니냐, 정치도 상식대로 가야 한다"고 박 전 대표의 ''원칙론''을 옹호했다.
지도부 간에 알력도 화제가 됐다. 홍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안건은 김 원내대표만 안다. 안상수 대표랑 둘이서 속닥속닥하니까"라면서 김 원내대표를 향해 "(안 대표와 의논하는 자리를) 원희룡 (사무총장)에게 내줬나?"하고 농담을 건넸다. 최근 공천문제와 관련해 안 대표와 원 사무총장을 싸잡아 비난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이날 오전 소집 공지를 받은 의원들은 누가 더 이번 공천과 관련해 입김이 더 센지를 겨루는 듯 서로에게 "몇 시에 연락 받았냐"고 묻기도 했다.
늦게 모습을 나타낸 안 대표가 분당을 공천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비공개 회의''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20여 분에 걸친 언중유골 향연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