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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아놓고 무차별 폭행…도 넘은 해병대 구타



사회 일반

    매달아놓고 무차별 폭행…도 넘은 해병대 구타

    인권위, 해병대 X사단 직권조사 결과 발표…"해병대 문화 개선 필요"

     

    지난해 8월 해병대 A이병은 부대 내무반에서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선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층 침대에 매달린 채 복부와 가슴 등을 얻어맞아 가슴뼈가 부러지고 허리까지 다쳤지만 선임병들은 '축구하다가 다친 것'으로 후임들과 입을 맞췄다.

    간부들도 구타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단장에게 알리지 않았고, 영창 10일의 행정 처분만 내리는 선에서 사건을 축소했다.

    인권위가 조사에 나선 건, 해당 부대원으로부터 지난해 12월 31일 선임으로부터 상습적으로 구타와 폭행을 당했다는 사건을 진정 받은 뒤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가혹행위가 상습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나 이 해병대 사단 소속 연대에 대한 직권 조사에 들어갔다.

    인권위가 해병대에 직권 조사를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 1월부터 최근까지 조사한 결과 사단 내에서 8명의 가해자와 7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느 해병대원은 음식물을 강제로 먹거나 후임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이른바 '기수열외'까지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 해병대 소속 B일병은 선임으로부터 수 차례 가슴을 구타당하다 병원에 호송당한 적이 있으며, C일병도 "이불을 잘 개지 못한다"는 이유로 뺨을 맞고 발로 차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

    D이병의 경우 복부와 가슴 등을 맞아 늑골 골절 6주 진단을 받아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소대반장 등은 "맞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 등 사건을 축소했다.



    이밖에도 지휘관들은 공통적으로 '독특한 해병대 문화'와 '군기' 명목으로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인권위는 해군참모총장에게 해당 사단장과 연대장들에게 경고 조치하고, 관련자 11명에 대해 징계 조치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피해 정도가 심한 사병 2명에 대해서는 변협에 법률구조를 요청했다. [BestNocut_R]

    또 재발 방지책 마련과 함께 근본적으로는 일상적인 폭행을 동반한 해병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심상돈 조사국장은 "연평도 사태 이후 해병대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황이 확인돼 안타깝다"면서 "가해자 대부분은 후임병 시절 유사한 행위를 당해 이를 견디는 것을 해병대 전통으로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내에서) 구타와 가혹행위가 광범위하고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더 심각한 건 폭력을 묵인하고 은폐하는 병영 문화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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