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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언론들은 왜 ''장자연 사건''에 매달리나?



사건/사고

    [Why뉴스] 언론들은 왜 ''장자연 사건''에 매달리나?

    ''장자연 추가 편지'' SBS 오보로 밝혀져…사회 유명인사 성상납 의혹 밝혀내야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최근 공개돼 파문이 일었던 이른바 ''장자연 편지''가 모두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자연 편지''를 단독 입수했다며 보도를 주도하던 SBS는 16밤 8시 뉴스에서 "나름대로 충실한 확인 과정을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보도를 했다며 시청자들에게사과한다."고 공식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장자연 편지사건''은 언론사의 ''대형오보''라는 오명만 남긴 채 ''장 씨 사건''의 실체는 다시 미궁으로 빠져들게 됐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언론들은 왜="" ''장자연="" 사건''에="" 매달리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ㄴㄴ

     

    ▶ ''장자연씨 편지''는 모두 ''가짜''로 밝혀진 것인가?

    = 그렇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장자연씨의 편지로 알려진 ''원본''에 대한 필적 감정 결과 글씨체의 획순, 눌러쓴 흔적 등을 볼 때 고 장자연씨가 쓴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과수는 최근 공개된 편지 원본 24장을 지난 2009년 확보한 고 장자연씨의 노트 5권 등의 필적과 대조한 결과 장 씨의 필적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일명 장자연 편지는 고인과 관계가 없는 교도소 수감자 전 모 씨의 위작으로 판명됐다"며 "고인의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 씨는 망상장애 등 정신질환의 의심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김갑식 형사과장은 "지난 6일 장자연 편지가 존재한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진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전 씨가 소유한 편지 원본 등을 압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적, DNA 감정 및 경찰청에 지문감식을 의뢰했는데''장자연 편지''는 망상장애 등 정신질환의 의심이 있는 전씨가 2009년 고 장자연 사건 때 언론에 공개된 내용에 기초해 고인의 필적을 흉내 내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수감 당시 고 장자연이 12회 정도 면회 왔다는 전 씨의 주장도 면회 접견부를 확인한 결과 고인 또는 고인이 예명으로 썼다는 ''장설화''라는 이름은 없었으며 우편물 수불대장에서도 2003~2009년 전 씨의 우편물 2400여건 중 고인 또는 장설화로 수신 또는 발신한 우편물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그렇다면 ''장자연 편지''는 과대망상증 환자의 자작극이라는 건데?

    = 그렇게 됐다. ''장자연 편지''를 단독 입수했다며 처음 보도를 했던 SBS는 16일 메인 뉴스를 통해공개 사과했다.

    SBS는 16일 오후 8시 뉴스를 통해 올해 초 ''고 장자연 씨가 남긴 편지가 있다''는 첩보를 접한 뒤 편지의 사본과 1천여 쪽의 장 씨 관련 기록을 입수했으며 법원 촉탁을받은 공인 문서감정가에게 편지의 필적 감정을 의뢰해 장 씨의 필적으로 추정된다는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SBS는 편지를 보관한 전 씨를 교도소에서 만나 편지의 출처를 따졌고, 전 씨의 가족도 만나는 등 "나름대로 충실한 확인과정을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데 대해 시청자께 사과드린다"고 보도했다.

    SBS는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고 장자연 씨 유족들에게 심적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SBS는 깊은 유감을 표시합니다"라며 ''오보''임을 인정했다.

    ▶같은 언론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 문제는 ''장자연 편지''는 ''없던 일''이 됐지만 장자연 씨와 관련된 의혹이 ''가짜''는 아니지 않는가?

    = 그렇다. SBS가 단독보도하며 파장이 일었던 ''장자연 편지''는 없던 일이 됐지만 장자연 씨의 자살을 불러온 ''연예인 성접대'' 관련 의혹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2009년 고 장자연 씨의 자살 이후 경찰은 126일 동안의 수사에서9 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7명을 사법처리하고 13명을 불기소 또는 내사종결처리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드러난 ''잠자리 강요''라는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장자연 씨 본인이 측근에게 건넸던 친필 문건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는 그 의혹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경찰은 장자연씨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지만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 같은데?

    = 경찰은 ''장자연 편지''가 허위로 드러난 만큼 편지를 근거로 재수사를 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기경찰청 김갑식 형사과장은 "장자연 편지가 가짜로 밝혀져 재수사가 불가능하지만, 범죄혐의가 의심되는 새로운 수사 단서가 확보되는 경우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단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수사를 하지는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렇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특검도입을 주장하며 재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BestNocut_R]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16일 공동보도자료를 통해 "장자연 씨가 지장까지 찍어 남긴 문건에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연예계 성상납 관행에 대한 고발이 담겨있는데도 검찰과 경찰은 접대를 받은 유력인사들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며 "경찰은 이번 편지 논란을 계기로 국민적 의혹을 하나도 남김없이 철저하게 재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장자연씨 가짜 편지는 망상장애 정신병자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과 주요 언론을 농락한 꼴"이라며 "이 모든 책임은 장자연 수사를 깨끗하게 마무리 못한 경찰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재수사를 않겠다고 했지만 이래서는 장자연씨 사건의 불씨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은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기 전에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수사부터 제대로 하라"고 질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인권운동사랑방, 한국여성의 전화 등 40개 시민 여성단체들은 <장자연은 살아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장자연사건의 핵심은 연예상업주의에 관행으로 자리 잡은 ''성착취'' 등 반인권적인 만행을 고발하고 관련된 권력자들의존재를 드러내는 데 있다"며 "장씨가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틈틈이 써놓은 무수한 기록들이 남아있는 한 그는 살아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고 장자연씨 사건에 특검을 도입해 진상조사가 투명하게 이뤄질 것과 더 이상의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니지먼트 관련법을 제정할 것을촉구했다.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언론이 장자연씨 사건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 무엇보다 고 장자연씨가 죽음으로 항거한 연예계의 성상납 관행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SBS가 언론사에 남을 ''대형 오보''를 기록하는 오명을 남기게 됐지만 어떤 기자라도 고 장자연씨가 남긴 편지가 있다고 한다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편지에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로 불리는 성접대 대상자 31명의 명단까지 나와 있기 때문에 언론으로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연예인 성 상납''은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관행 가운데 하나라 반드시 없어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 특히 성상납 대상으로 지목된 이른바 사회 지도급 인사들을 찾아 고발하는 것은 언론이 가진 기본적인 소명이기도 하다. 그래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물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관심이 이런 언론인의 기본적인 의무나 소명 때문만은 아니다. 장자연씨 사건은 기사(記事, NEWS)의 일종의 상품으로 변질되고 있는 ''언론 상업주의'' 시각에서 보자면 아주 잘 팔리는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미모의 여성 연예인이 관련된 연예계 성상납 관행과 관련자들이 정치인, 검사언론사 고위관계자, 금융계와 대기업 관계자 등 이른바 사회 지도급 인사들이다.

    장 씨 사건의 확대 재생산은 성의 상품화에 이어 언론 기사의 상품화가 결합된 선정적인 보도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장자연 사건과 관련된 보도는 다른 기사들에 비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다.

    ㅈㅈ

     

    ▶선정주의 보도, 이른바 황색저널리즘의 최고의 먹잇감인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언론이 좀 더 신중해야 되는 것 아닌가?

    = 사실 표현을 절제해서 말씀드리고 있지만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형태는 좀 더 따끔한 질책이 있어야 하며 언론들의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이나 이번 장자연 가짜편지 소동과 관련된 보도를 보면 상당수가 선정적인 보도로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런 기사를 근거로 인터넷에는 수많은 루머나 설(說)들이 양산되는 부수적인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 설에는 연예인 성상납 사실을 근거로 한 것도 있지만 항간에 떠도는얘기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그런 면도 적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장자연씨 편지 소동도 SBS 나름대로는 신중하게 검증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편지 내용을 보면 너무 황당한 내용들이 많다.

    장 씨가 직접 교도소에 있는 지인에게 ''성상납'' 사실을 알렸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어딘가 ''조작'' 또는 의도된 작의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서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들만도 했는데 특종에 집착한 결과 대형 오보를 만들었다.

    장자연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에 따르면 SBS가 편지에서 확인했다고 보도한 내용들은 지난 2009년 제기된 문제들에서 진전된 내용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문제이긴 하지만 편지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장자연씨 사건 자체가 가짜가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 그렇다. ''장자연 편지''가 가짜라고 해서 장자연씨 사건 자체가 가짜는 아니다. 또 경찰이 장자연 편지가 가짜임을 밝혀냈다고 해서 2년 전 장자연씨 사건에 대한 경찰의 미진한 수사가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장자연 가짜 편지가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경찰수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이번에도 진실을 규명하기 보다는 편지의 진위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했던 게 사실이다.

    재수사에 대해서는 ''새로운 단서가 나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새로운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장 씨 사건을 둘러싼 선정적인 보도도 막고 또 연예계의 고질적인 성상납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물론 당사자인 장자연씨가 고인이 된 마당에 사법적 실체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연예기획사 대표가 양심선언을 하고 경찰이 수사의지를 갖고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실체적 진실에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의 수사 의지는 제2의 장자연이 나오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단체들이 촉구하고 있는 매니지먼트 관련법을 제정해 접대강요를 비롯한 연예계의 고질적인 부조리와 연예기획사의 연예인에 대한 갈취 등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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