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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내부가 들끓고 있다. 지난해 현병철 위원장 사퇴 여부를 놓고 계속돼온 갈등이 지난 1월말 노조 부지부장인 강모 조사관의 사실상 '해고'로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는 것. CBS노컷뉴스가 3일 입수한 인권위 내부 비공개 게시판의 글들을 보면 그 갈등의 깊이는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인간입니다. 그 동안도 충분히 상처받았습니다. 이렇게 안으로는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국제회의며, 대학 강의가 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다 허상입니다. 사고하는 위원장이 되어주십시오."
인권위 한 직원은 지난달 1일 올린 <사고하는 위원장이 되어 주십시오>란 글에서 정작 '인권'과는 무관한 인권위의 행보에 참담함과 자괴감을 드러냈다.
또다른 직원은 지난달 7일 <우리 안의 괴물>이라는 시(詩)를 통해 작금의 인권위 상황을 '살처분'에 비유했다.
"사라졌다/입은 있으되 말은 사라졌다/아니, 말은 많은데 정직한 말은 자취를 감췄다/........../닫혀 있다. 귀는 있으되 듣지 않는다/소통은 그저 허울일 뿐이다......죽어간다/무너진다/애써 지켜온 아름다운 가치들이 살처분 되고 있다..."
이같은 성토 글들이 잇따르면서 인권위 내부 게시판은 마치 한 포털 사이트의 토론장인 '아고라'를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28일 인권위가 근 10년간 일해온 노조 부지부장 강모 조사관에게 '계약연장 불가'를 통보한 것이 그 기폭제가 됐다.
실제로 그 직후인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내부망에 오른 1백여 건의 글 대부분이 강 조사관에 대한 동료애를 표하며 복직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직원들은 또 노조의 줄기찬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현병철 위원장 체제를 비판하면서, '길 잃은' 인권위를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앞다퉈 피력하고 있다.
한 직원은 지난달 1일 <사무총장님을 만났습니다>란 글을 통해 직원 10명이 손심길 사무총장을 항의 방문했지만, 싸늘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탄했다.
"1시간을 기다려 만난 사무총장이 할 말 없으니 나가라고,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더니 협박하러 왔냐며 인사를 대신했다"는 것. 이 직원은 "누가 이 조직에 충성을 다해 일하겠습니까? 이제 몇 남지 않은 계약직은 더하겠지요.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다른 직원도 지난 17일 실명으로 올린 <저에게 지금 위원장님과 사무총장님은 없습니다>란 글을 통해 "공직사회 특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없다는 게 엉뚱하게 비칠 수 있겠지만, 지금 수행하고 있는 인권공직자로서 업무를 다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BestNocut_R]이날 현재까지 최소 7개 부서의 직원 60여 명이 "강 조사관과 다시 일하고 싶다"며 상부 방침 재고를 요청했고, 심지어 비서실과 지역 인권사무소까지 이에 동참한 상황이다.
하지만 강 조사관의 마지막 출근길이었던 지난달 28일 아침, 직원들이 건물 로비에 비치한 항의 피켓들이 상부 지시로 모조리 회수되면서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 직원은 당일 <이것이 소위 기획 조정?>이란 글을 올려 "무엇이 그리도 두려운 겁니까? 치졸하기 짝이 없고 유치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망에 비판 글을 올리거나 건물안에 피켓을 비치한 직원들을 징계하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내부 분위기는 더욱 들썩이고 있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조직 갈등이 아니다"라며 "조직에 대한 애정과 동료를 잃고 싶지 않은 직원들의 심정을 과연 상부가 주목하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이것이>저에게>사무총장님을>우리>사고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