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며 인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무료로 주차장을 개방해주던 30대 부부가 어느날 주차장 문을 굳게 닫아버렸다. 이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해 초 광주시 남구에 칼국수집을 연 이모(39)씨 부부. 평소 돈버는 것 못지않게 인심을 얻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던 이씨 부부는 차량 3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식당 주차장 문을 항상 열어뒀다. 식당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호의를 베풀었던 것.
지난 14일 오전 9시께 여느 때처럼 식당 문을 열기 위해 출근한 이씨 부부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식당 안쪽에 묶어 둔 자신의 진돗개 2마리가 누군가에게 심하게 두들겨 맞아 온몸에 피를 흘리고 있었기 때문. 진돗개들은 이씨 부부가 다가와도 겁에 질린 채 시선을 피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식당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지켜보던 이씨 부부는 다시 한번 경악했다. 평소 자주 주차장을 이용하던 20대 대학생이 파라솔 쇠파이프를 든 뒤 진돗개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곧장 이 대학생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식당에서 불과 50m 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광주 모 대학 2년 허모(24)씨를 붙잡았다. 허씨는 경찰에서 “새벽에 주차를 하던 중 진돗개들이 짖어 넘어지는 바람에 화가 나 쇠파이프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허씨는 진돗개들을 10여분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을 당한 진돗개 1마리는 턱뼈가 부러져 음식물을 전혀 먹지 못하는 상태다.
광주남부경찰은 16일 진돗개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러 다치게 한 허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허씨가 자신 소유가 아닌 다른 사람의 동물을 폭행한 점을 토대로 동물보호법에 비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는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했다.
광주일보 김호기자/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