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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유신보다 더한 철권통치…이번엔 장담 못해"



정치 일반

    "무바라크, 유신보다 더한 철권통치…이번엔 장담 못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1월 31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한국외대 서정민 교수


    서정민

     

    ▶정관용>이집트 상황 짚어봅니다. 지난 25일 반정부시위가 시작돼서 오늘로 7일째고요, 사망자가 150명이 넘었고 시위는 계속 확산일로라고 합니다. 우리 정부도 우리 상사주재원 교민들을 위해서 전세기 투입도 검토 중입니다. 상당히 심각한 양상인데요, 튀니지에 이어서 이집트에서도 혁명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이시죠. 서정민 교수 연결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서 교수님?

    ▷서정민>네. 안녕하세요.

    ▶정관용>이게 결국 튀니지발의 민주화 바람이 확산되는 그런 거라고 봐야 합니까, 어떻게 보세요?

    ▷서정민>네.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중동지역은 한마디로 말씀드려서 정권이 바뀌지 않는 지역이다. 중동지역에서 사실상 많은 나라가 있지만 정권이 순조롭게 이양되거나 바뀐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위 죽어야 바뀌는 정권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을 정도인데요. 튀니지가 하나의 시발점이었습니다. 30년 동안 비상조치 하에 있는 이집트에서 거리시위를 한다는 건 사실 상상하기 어렵네요, 제가 이집트에 12년간 살았지만요. 그런데 뭐 튀니지의 사례가 상당히 국민들을 고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랍사람들은 상당히 물리력에 약합니다. 오랜 유목문화로 인해서 무기를 갖는 걸 좋아하고 어떻게 보면 무기의 힘에 약하다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자신들이 정권보다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어떤 자신감을 갖고 있거나, 자신들의 능력이 위에 있다고 판단하게 되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거든요. 이것이 이집트의 사례입니다. 예상보다도 상당히 오래가고요. 이집트 정치에 대해서 제가 석사, 박사 논문을 다 썼습니다만, 저도 사태 초기엔 무바르크가 유지할 것이라고 저도 봤는데요. 예상외로 이번 사태는 상당히 이집트인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중동전문가들은 워낙 철권통치를 해왔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도 관리가 가능할 거라고들 했는데 어느 정도의 철권통치를 해왔어요. 무바라크가?

    ▷서정민>몇 가지 예만 들려 드리겠습니다. 2005년 이집트에서 직선제, 대통령직선제가 없을 당시 투표를 하면요. 찬반투표를 하면 대통령에게 99%의 지지율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게 뭐냐면요. 정부에 지지하는 세력만 골라서 유권자 등록을 하게 해줍니다. 또 유권자 등록을 못한 사람이 선거직전에 하려고 하면 경찰서 가서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중동지역은 상당히 우리의 60년대, 70년대 정도입니다. 경찰서 가면 일단 맞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유권자 재등록을 하러 안 가죠. 그리고 투표도 경찰소에서 합니다. 공립학교나. 그러니까 사실상 투표라는 것이 대통령에게 YES할 사람들만 가서 투표하는 경우고요. 또 다른 예로는 반정부 이슬람세력, 반정부 기타세력들을 체포할 때요. 가족들을 구금해버립니다, 자수할 때까지. 이 정도의 무소불위의 물리력을 행사해온 것이 이집트입니다.

    ▶정관용>우리 유신 때보다 훨씬 더하군요.

    ▷서정민>네. 그렇습니다.

    ▶정관용>그렇게 꽁꽁 묶여 있었는데... 이게 글쎄 튀니지발 민주화운동, 그것만 영향을 준 것인가요? 어떤 배경이 또 있다고 보세요?

    ▷서정민>예. 튀니지하고 거의 비슷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튀니지에서도 분신자살 사건이 발생했고요. 이집트에서도 분신자살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슬람에서는 자살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신자살을 하는 것은 그만큼 시민들의 삶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데요.

    ▶정관용>경제문제.

    ▷서정민>네.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에너지, 생필품의 가격이 폭등하자 서민이 분노했는데요. 여러 가지 배경도 있지만 특히 러시아가 130년 만에 가뭄을 맞이하면서 식량수출을 금지시키고 했기 때문에 세계 곡물가격이 오르고 덩달아서 이집트나 중동국가의 중간상인들이 사재기를 하고 서민들이 상당히 곤란을 겪으면서 이 같은 혁명으로 이어졌는데요.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30년 동안에 철권통치에 대한 억압, 이것에 대한 분노고요. 튀니지와 비슷하게... 무바라크의 차남, 둘째 아들을 차기대통령을 시키겠다고 공공연히 준비해 왔습니다. 차남의 대통령 임기를 위해서 편법을 쓰고, 세습을 위해 헌법도 고치고요. 집권 여당에서만 단일후보가 나올 수 있게 헌법을 고치는 이런 일들을 해왔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 동안 많은 불만이 쌓여 있었습니다.

    ▶정관용>그리고 이제 과거보다는 훨씬 SNS나 등등으로 아무튼 인터넷 같은 것을 통해서 정보소통이 빨라지고 이런 것도 영향을 미쳤을 거 같고요.

    ▷서정민>네. 그렇습니다.

    ▶정관용>오늘 어떤 뉴스를 보니까 이집트는 인터넷도 다 차단을 시켜버린 모양이더라고요.

    ▷서정민>네. 그렇습니다. 26일부터 인터넷을 차단시켰는데요. 무선통신도 차단시켰습니다. 그러나 오늘 제가 전화를 해보니까 오늘은 휴대폰은 개통을 시켰습니다. 그 정도로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정관용>제일 궁금한 것, 무바라크, 물러나게 될까요? 어떻게 보세요?

    ▷서정민>예. 사실상 사태 초기에는 저만해도 ‘80% 정도는 권력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예측을 했었는데요. 현재 상황은 상당히 급박합니다. 일단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부통령을 임명했다는 것, 즉 헌법상 부통령을 임명하게 돼 있는데 지난 30년 동안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급작스럽게 임명을 했다는 건 본인이 물러날 것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올해 9월에 이제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이번에 당장 비행기를 타고 떠나지 않더라도 9월 대선에는 나오기 좀 어렵고요. 두 번째로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왔던 부자세습은 좀 어려워진 거 같고요.

    ▶정관용>그런데 임명한 부통령이 최측근인 심복이라면서요.

    ▷서정민>예. 그렇습니다.

    ▶정관용>그거 갖고 될까요?

    ▶정관용>그것 때문에 이집트 민중들이 상당히 반발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상 큰 대안이 없습니다. 지금 오마르 술래이만이라는 정보부장은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21년 동안 정보부장을 해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최측근인데요. 이집트의 정보흐름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무바라크의 측근이라는 오명은 있지만요. 많은 국민들이 이 사람이 사실상 비밀장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장관으로 인식하고 있죠. 최근에 대외활동을 시작했습니다만 조용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사실 부패를 했다는 어떤 의혹도 없고요. 또 무력으로 진압하는 어떤 것에도 개입되지 않았다는 것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순조로운 정권이양에는 현재 기득권층이 상당한 지지를 보내고 있고요.

    ▶정관용>야당세력 이런 거는 거의 없다고 봐야 돼요?

    ▷서정민>강력한 야당세력은 실질적으로 이슬람 과격세력들입니다. 또 무슬림형제단이라고 1928년에 창설된 중동최초의 사회운동세력이 있는데, 무슬림형제단은 그렇게 과격하진 않습니다.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선거에 나서려고 하고 있고요. 지난 수십년 동안 사회 서민들의 사회복지서비스를 정부보다 앞서서 정부보다 더 포괄적으로 행해온 집단이기 때문에 상당한 지지세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언론에서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 인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서방에서도 선호할 수 있는 인물이고 또한 이집트에서는 신선한 인물로 기존 정권과 연관이 없는 인물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마는 너무 오랫동안 해외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내의 지지기반이 상당히 약하고요. 특히 이라크의 예를 들어보면 좀 답이 나오는데요. 이라크가 아직까지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바그다드 함락직후 국내에 있던 정치인사들이 아니라 해외에 망명했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정권을 잡았습니다.

    ▶정관용>장악이 안 되는 거로군요.

    ▷서정민>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위화감이 조성이 되고 안정이 좀 어렵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중동에서도 지금 현재로서는, 오마르 술래이만이 정권을 잡는 것이 이집트의 조기안정, 또 수습에도 좋고 큰 변화를 원하지 않는 서방에게도 상당히 좋은 선택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정관용>완만하게 간다면 무바라크는 물러나고 무바라크 정권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정권을 관리하고, 조금 시간을 가지면서 무슬림형제단이나 이런 식으로 넘어가고, 그런 게 완만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서정민>무슬림형제단은 아무래도 서방에서 조금 우려하는 세력입니다. 상당히 반서방적인 정책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방에서는 조금 계속해서 온건한 세속주의 야권세력이 이집트를 끌어나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그런 원만한 식으로 가게 될지, 급격한 체제붕괴로까지 갈는지. 그게 관점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서정민>네. 고맙습니다.

    ▶정관용>네. 중동전문가 한국외국어대학 서정민 교수의 말씀 들으면서 오늘 시사자키 마무리 짓겠습니다. 내일 6시에 다시 오죠.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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