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입증할 것으로 예상됐던 핵심 증인들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면서 한 전 총리의 공판은 갈수록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4차 공판에서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씨는 한 전 총리가 아닌 한신건영 전 부사장 박모씨와 모 교회 장로 김모씨에게 5억여원을 줬다고 거듭 주장했다.
지난 2007년 5월 미화 20여만달러, 같은해 8월 비서실장 김모씨를 통해 2억원과 미화 10만3000달러를 교회 신축 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씨는 ''''두 차례에 걸쳐 5억여원을 건넨 것은 공사 수주를 위해 내가 처음으로 쓴 현금 실탄이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나선 박씨는 자신은 ''''2007년 4월 18일 한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 외에는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씨는 또 ''''이 돈은 수주개발팀의 급여와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고, 박씨와 김씨는 ''''달러는 본 적도 없다''''고 한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금 2억원과 미화 10만3000달러를 전달했다는 비서실장 김씨도 증인으로 출석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씨의 말을 부인했다.
그러자 한씨는 ''''김씨가 ''''달러라 부피가 적어서 좋다''''는 말을 했다''''고 맞받았고, 박씨와는 재판정에서 고성을 주고 받으며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갔다.
한씨는 아울러 자신은 ''''비서실장 김씨에게 돈을 전달하고 지시를 했으나 그 돈이 실제로 박씨 등에게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 공판 때 성과급으로 줬다던 돈을 로비 자금 명목으로 준 것이라고 또다시 말을 바꿨다며 한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공소사실과는 관계없는 정황만 제시할 뿐 한씨가 한 전 총리에게 9억여원의 불법자금을 전달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4차 공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으나 어느 쪽도 결정적인 우세를 보이지 못한 채 혼전 양상을 거듭했다.
[BestNocut_R]다음 5차 공판은 오는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