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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파동이 장기화되면서 인력난을 견디다 못한 지자체들이 저마다 궁여지책으로 용역업체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발생 초기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할 정도로 '올인' 했으나 구제역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업무에 공백이 생기고 직원들의 피로 누적에 따른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지난 12월14일 이후 현재까지 각 지역마다 매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살처분 매몰두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양주와 연천을 시작으로 파주, 고양, 가평, 포천, 남양주, 의정부, 김포, 여주, 양평, 이천, 광명, 화성, 용인, 동두천 등 16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이날 현재까지 719농가 41만8,910두의 살처분 작업이 완료됐다.
하지만 최초 구제역 발생 이후로도 현재까지 시·군마다 매일 많게는 10여건 이상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예방적 차원의 매몰두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천시는 지난달 말부터 숲가꾸기, 산불감시단 등 일부 공공근로 인력을 살처분에 투입하다가 며칠 전부터는 공무원 대신 인력시장을 통해 하루 40~50여명의 유급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매일 10여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양주시도 구제역이 한달 가까이 이어지자 부득이 일주일 전부터 용역업체에 의뢰, 40~50여명의 유급인력을 쓰고 있다.
의심신고라고는 하지만 증상이 명확해 사실상 의심신고가 들어오면 모두 살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시 직원의 10%를 살처분에 투입했던 파주시 역시 일주일 전부터 하루 40명의 유급인력을 두면서 그나마 공무원들의 숨통이 트였다.
포천시도 얼마 전부터 살처분 현장에 공무원은 10명 이내 최소 인력만 투입하고 매일 50~60여명의 유급인력을 두고 있다.
또 고양시는 누적된 직원들의 피로를 해소하고자 유급으로 5일 HID 특수임무수행자회 14명을 투입한데 이어 6일도 20명을 동원할 계획이다. 또 혹한에 고생하는 직원들의 피로를 덜기 위해 이날부터 초소 근무에도 용역업체를 통해 70여명의 유급인력을 두기로 했다.
구제역, 폭설 등에 따른 공무원들의 격무와 살처분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길게는 한달 동안 이어지고 있는 이동초소 방역활동에 자원봉사를 자청하고 있는 대학생과 군·경, 축협·농협 등 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도움도 공무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BestNocut_R]
앞서 고양시에서는 구제역 방역작업과 제설작업에 동원됐던 직원이 뇌출혈로 쓰러지고, 파주시에서는 얼어붙은 방역기계를 만지던 직원이 새끼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바 있다.
또 연천군에서는 살처분 작업에 투입됐던 직원이 복귀 도중 소하천으로 추락해 허리를 다치는 등 구제역 현장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이와 관련 파주시 관계자는 "살처분은 물론 이동초소 교대근무, 연말연시 늘어나는 업무 부담까지 겹치면서 공무원들의 피로가 누적돼 안전사고, 졸음운전 등 각종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며 "외부 인력이 투입되면서 인력난이 다소 해소됐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공무원들의 짐을 덜기 위해 도움을 주고 있는 관계자들이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른다"며 "구제역 종식을 위해 더욱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