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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나라면 치킨·피자사업에 진출 안했을 것"



정치 일반

    정운찬 "나라면 치킨·피자사업에 진출 안했을 것"

    "영세업체 고사되면 대기업에도 좋은 것 없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0년 12월 15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운찬 전 총리


    정운찬

     



    ▶정관용>네. 정운찬 전 총리, 이제는 ‘위원장님’ 이렇게 호칭을 해야 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위원장님.

    ▷정운찬>안녕하세요?

    ▶정관용>네. 어떤 위원장님으로 불러 드릴까요? 둘 다 그냥...

    ▷정운찬>동반성장위원장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관용>경제학자이시고 하시니까.

    ▷정운찬>그렇습니다.

    ▶정관용>아무래도 주전공 분야에 가까운 쪽이죠, 그 쪽은?

    ▷정운찬>네. 그렇습니다.

    ▶정관용>초대위원장 맡으신 게 불과 한 3일 전?

    ▷정운찬>네. 13일부터입니다.

    ▶정관용>그렇죠? 맡으셨고 그건 뭐 언론에 조금 보도가 됐는데요. 이번에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이건 보도도 많이 안 되고 그래가지고.

    ▷정운찬>네. 동반성장위원회는 상당히 알려졌는데 이건 많이 안 알려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정관용>예. 그래서 사실 저는 오히려 그쪽 위원장님으로 불러드리고 싶어요, 오늘은.

    ▷정운찬>그렇게 하십시오.

    ▶정관용>동반성장위원회 부분도 이따가 좀 여쭤보겠습니다만 먼저 초반부에는 집중적으로 그 말씀 듣고 싶은데... 제가 좀 아까 4개월 반 만에 컴백하셨다고 했는데 컴백이라는 단어가 사실 좀 안 맞죠?

    ▷정운찬>백수하다가 ‘반백’이 됐다는 뜻인가 봅니다.

    ▶정관용>그래도 국무총리 하실 때는 정치를 하신 건데... 직업정치인이 아닌 행정관료이기는 하지만 총리라는 자리는 대표적인 정무직 공무원이니까. 그런데 지금 이 자리들은 정치하는 자리는 아니니까요.

    ▷정운찬>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그렇죠, 둘 다 민간기구죠?

    ▷정운찬>그렇습니다.

    ▶정관용>그 표현이 딱 맞네요. 백수하시다가 반백수 되셨다.

    ▷정운찬>그렇게 불러 주십시오.

    ▶정관용>어떻게 지내셨어요?

    ▷정운찬>네. 지난 8월 11일에 그만 뒀습니다.

    ▶정관용>8월 11일이었죠.

    ▷정운찬>그 후에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책도 좀 읽고 등산도 하고 또 이것저것 정리도 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여행도 좀 다녀오시고?

    ▷정운찬>예. 외국만 해도 대통령 특사로 나이지리아 건국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했었고 캐나다에 가서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님 동상 개막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10월 중순이군요. 제가 동경대학 총장 자문위원입니다. 자문회의도 참석하고 대학생들한테 강의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대만에 가서 중화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에 가서 키노트 스피치라고 그럴까요, 기조연설을 하고 왔습니다.

    ▶정관용>중국과 대만 사이 양안관계 우리가 배워야 한다, 이런 덕담도 하시고 오셨던 기사도 봤고요. 쉴 틈이 없으셨네요. 지금 외국 갔다 오신 것만 해도 벌써 여러 차례고.

    ▷정운찬>백수 과로사 한다고, 바쁘게 지냈습니다.

    ▶정관용>이제는 반백수가 되셨으니까 과로사 위험은 조금 줄어드셨는데요? 그래요.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이것부터 좀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어요. 이게 뭡니까?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어디서 어떻게 하는 거죠?

    ▷정운찬>네. 이것은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 발표 했던 재단에서 주관하는 행사입니다. 2007년에 네티즌을 대상으로 세계 자연경관 452곳을 추천받아서 3차에 걸친 인터넷 및 전화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28곳을 선정, 발표했습니다.

    ▶정관용>2007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벌써 7, 8, 9, 10, 4년에 걸쳐서.

    ▷정운찬>그렇습니다. 작년에 28군데를...

    ▶정관용>예심만 하는데도 3년이 걸린.

    ▷정운찬>그런 거 같습니다.

    ▶정관용>어마어마하군요.

    ▷정운찬>한국, 중국, 일본 3국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제주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관용>28곳 가운데.

    ▷정운찬>28곳에는 한중일 중에는 우리나라의 제주도만 포함됐단 말씀이죠.

    ▶정관용>그렇군요.

    ▷정운찬>사실은 중국도 양자강, 장가계 등 7곳이 포함돼 있었고 일본도 후지산 등 두 곳, 또 북한도 백두산과 금강산 등이...

    ▶정관용>예비후보로는 들어가 있었는데.

    ▷정운찬>그렇습니다. 그러나 초반에 모두 탈락한데 반해서 제주도가 선정됐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다면 그것은 국가브랜드도 높이고 관광객도 크게 증가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관용>맞아요. 세계 7대 불가사의에는 마추픽추 이런 것도 포함되고 했던 거 같은데 스위스의 무슨 뉴세븐원더스인가 하는 그런 재단인 걸로...

    ▷정운찬> ‘세븐원더스 파운데이션’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뉴세븐원더스 오브 네이쳐 파운데이션’ 이라는 이름으로 선정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정관용>상당히 장기 프로젝트로군요, 이게.

    ▷정운찬>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정관용>그래서 이게 전세계의 네티즌들뿐 아니라 전화로도 투표하고. 전화투표, 인터넷 투표가 다 가능한 그런 방식이죠?

    ▷정운찬>네. 그렇습니다.

    ▶정관용>예. 그리고 현재도 투표가 진행 중인 그런 상태입니까? ▷정운찬>그렇습니다. 2009년 9월부터 시작해서 2011년 11월 10일까지.

    ▶정관용>그럼 내년 11월 10일.

    ▷정운찬>그렇습니다. 인터넷 및 전화투표가 진행되고 2011년 11월 11일 최종발표가 있습니다.

    ▶정관용>그 28곳 가운데서 이제 득표가 제일 많은 곳이 1등, 2등, 3등, 4등... 7등까지 나오겠군요.

    ▷정운찬>그렇습니다.

    ▶정관용>그럼 이 방송 들으신 분들 막 너나할 것 없이 투표하면 무조건 되는 겁니까, 아니면 무슨 또 기준이 있습니까?

    ▷정운찬>제가 일을 맡은 지 얼마 안 돼서 정확하게 모르는 게 많이 있습니다만 무조건 막 투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이외의 외국투표가 적어도 10%는 차지해야 된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5천만표를 얻었다. 외국표가 5백만표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외국표가 3백만표다. 그러면 우리 표는 2천7백만표라고 그럴까. 그것만 인정해주지 더 이상 안 해준다는 말씀이죠.

    ▶정관용>중요한 건 그러니까 외국 사람들이 얼마나 투표하느냐.

    ▷정운찬>네. 외국 사람들도 투표해야지 우리 나라사람만 투표해 갖곤 안 된다고 해서 제가 중국, 일본이 마침 후보가 없기 때문에 중국하고 일본에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홍보도 중요하지만 해외홍보도 정말 중요하겠군요.

    ▷정운찬>그렇습니다.

    ▶정관용>네. 우리랑 경쟁상대가 되는 곳들은 어느 곳이 되요? 28곳이나 되어서 다 소개하실 수는 없겠습니다만...

    ▷정운찬>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몰디브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신혼여생지로 유명한 곳이죠.

    ▷정운찬>그렇습니다. 갈라파고스라고 하는 에콰도르에 있는 섬, 에미레이트의 부티나군도가 있고 그 외 지역으로는 브라질의 아마존이라든지 미국의 그랜드캐년이라든지 또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관용>쟁쟁한 후보들인데요.

    ▷정운찬>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은 13등 정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관용>분발해야 되겠는데요. 그런데 우리 제주도가 갖고 있는 제주도만의 장점이랄까, 이런 거라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정운찬>제가 생각하기엔 이런 강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유네스코가 2002년에 제주도를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했고 또 2007년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을 뿐만 아니라 또 2010년에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해줬습니다.

    ▶정관용>유네스코가 셋 다 한 겁니까?

    ▷정운찬>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제주가 지닌 천해 환경자원의 가치를 유엔이 공식으로 인정해준 거라고 볼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다른 28곳은 대부분이, 세계유명 관광지가 그렇지만 그냥 자연적으로 볼 게 있다, 문화적으로 볼 게 있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만 제주도는 자연과 인간과 문화와 선사유적이 잘 어우러지는 곳이다. 이것이 제주도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제주도민들 뿐만 아니라 이건 국민들이 다 함께 동참해야 할 일인 거 같고 그래서 아마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이번에 만들어진 거 같은데... 그죠? 제주도랑 무슨 인연이 있으세요?

    ▷정운찬>별 인연이 없습니다. 저는 제주도를 89년에 처음 가봤습니다.

    ▶정관용>정말요?

    ▷정운찬>예.

    ▶정관용>왜 그렇게 늦게 가셨어요, 제주도를?

    ▷정운찬>학생 때는 비행기 타고 가기 힘드니까 못가고 교수 때도 별 연관이 없어서 안 갔었는데 89년인가 제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연락을 했어요. 제가 서울대 교수된 지 20년이 넘었을 때인데 거기 자기가 살고 있다고 한번 놀러오라고 그래서 놀러갔습니다. 놀러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세상에’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랜드캐년보다 더 아름답고 또 서귀포를 가보면 시드니라든지, 나폴리라든지, 리우데자네루 같은 세계 3대 미항보다도 저는 더 아름다운 잠재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정말 아름답죠.

    ▷정운찬>사실 제주도 한 번 갔다 오면 감기가 나을 정도 아닙니까. 그래서 그 후로 좋아서 한라산도 6~7번 올라가고 또 제주대학에 특강도 가고 해서 그래서 한 30~40번 이상 갔던 거 같습니다.

    ▶정관용>늦게 배운 도둑질에 무슨 얘기 나온다더니..

    ▷정운찬>그렇게 표현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관용>저보다도 10여년 훨씬 선배님이신데 저도 81년에 처음 갔었거든요. 저보다도 한 8~9년 있다가 가신...

    ▷정운찬>정말 늦게 배운 도둑질인 거 같습니다.

    ▶정관용>중산간 지역의 구릉들, 오름들이 쭉 펼쳐지는 그런 경관이 참 이색적이고 좋더라고요.

    ▷정운찬>그 다음에 사실 관광한다 하면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중요한데 성산포의 일출이라든지, 이런 것들 스토리텔링으로 하면 세계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정말로 명소가 될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네. 그래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 맡아주세요” 하니까 대뜸 맡으신 거예요?

    ▷정운찬>그건 아니고 우근민 지사께서 간곡히 부탁을 하시는데 처음에는 “제가 제주도를 뭐 알아야죠.” 하고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아무래도 총리직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위원장을 맡아주면 추진에 도움이 될 거 같다고 다시 한 번 말씀하셔서 “그럼 뭐 사회에 봉사하는 기분으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맡았습니다.

    ▶정관용>앞으로 어떤 역할들을 하시게 됩니까?

    ▷정운찬>뭐 큰 역할은 아닙니다. 저는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의 한 사람으로서 대외적인 일을 할 겁니다. 다시 말해서 정부, 글로벌기업, 세계 여러 나라를 향해서 뛰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것과 관련된 해외여행도 더 많이 할 생각을 있습니다.

    ▶정관용>특히 국제적인 홍보, 이런 쪽에서 정말 역할을 많이 해주셔야 되겠고요.

    ▷정운찬>노력하겠습니다.

    ▶정관용>네. 이 분야 정리할 겸 해서 청취자분들께도 좀 알려드리겠습니다. 2011년 11월 10일까지 투표를 하실 수 있는데 인터넷 주소 www.new7wonders.com 영어로 new하고 숫자 7 치시고 wonder. com으로 들어가시면 자세한 방법들을 다 소개받으실 수 있으니까요. 많이들 좀 참여해주셔야 될 거 같습니다. 만약 이게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이 된다면 우리 위원장님 경제학자이시고 하니까 경제적으로 따지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정운찬>이런 걸 돈으로 따지는 것은 삼가하고 있습니다만 참고로 서울특별시가 2010년에 2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세계 디자인수도, 월드디자인캐피탈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다. 그것에 따르면 지정 자체가 갖는 브랜드가치가 9천억원이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서 제주도가 자연불가사의에 포함된다는 그것이 갖는 브랜드 가치나 경제적 파급효과는 경제학자인 제가 생각해도 상상을 초월한 일대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관용>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세계 네티즌들이 직접 다 인기투표 식으로 참여해서 등수를 매기고 거기서 7등 안에 든다는 것 자체도 신나는 일인 거 같고요.

    ▷정운찬>그렇습니다. 그것 자체로서 좋고 우리의 위상이 아무래도 올라갈 것이고 거기다 관광객이 늘어나게 되면 경제적 가치도 증가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알겠습니다.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에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 좀 가져주시고요. 또 하나가 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도모할 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의 초대위원장을 맡으셨어요, 그죠?

    ▷정운찬>그렇습니다.

    ▶정관용>여기는 대기업 CEO급들, 중소기업의 CEO들, 또 공익위원 비슷한 분들, 이렇게 구성이 돼 있죠?

    ▷정운찬>네. 그렇습니다. 이 동반성장위원회는 한마디로 대중소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의 구심체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동반성장이 산업생태계에 문화로 뿌리내리게 하는데 앞장서고 동반성장지수 산정 공표 등을 통해서 기업들의 동반성장 실천을 점검하고 독려하는 한편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 등 우리 경제의 갈등요소들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정관용>예. 조금 아까 중소기업 적합업종 같은 것을 정한다고. 만약 적합업종이 정해지면 거기에는 대기업은 진출하지 못하게 규제를 하고 이러는 겁니까, 아니면?

    ▷정운찬>과거에는 중소기업 고유업종이라고 있어서 고유업종 분야에는 강제로 대기업은 못 들어가게 했는데 이제는 과거와 달리 경제가 정부주도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민간주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고유업종은 정하지 않지만 적합업종을 정해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분야에, 중소기업 적합분야에 진출하지 않도록 권고하게 될 것입니다.

    ▶정관용>권고, 그러니까 강제규정은 아닌 거죠.

    ▷정운찬>강제규정은 아닙니다.

    ▶정관용>얼마 전에 이민화 전 기업호민관이 사표를 제출하고 그런 일도 있었단 말이에요. 거기는 정부기구로 만들었는데도 일이 제대로 안 굴러가서 삐걱삐걱 대다가 사퇴하고 그랬는데 이렇게 민간기구로 이렇게 해가지고 사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저는 그런 의구심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래서 여쭤보는 겁니다.

    ▷정운찬>네. 지금 과거에는 경제를 정부가 주도하고 간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제는 한국정부가 커지고 복잡해져서 더 이상 정부의 역할이 무한정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동반성장 노력도 정부 주도나 개입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사자인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합의를 통해 참여할 때 진정한 동반문화로 정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동반성장위원회의 역할이 클 거로 생각하는데 철저하게 민간주도의 동반성장추진 원칙과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합의된 내용 중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정관용>물론이죠.

    ▷정운찬>언제든지 정부지원을 요청할 것이며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렇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민간기구입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가 아주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민간기구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사회적 약속과 합의에 대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존중만 이루어진다면 그 어떤 법, 제도 이상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합니다.

    ▶정관용>정말 희망대로만 된다면 그거보다 좋은 건 없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갈등하고 싸우는데 거기서 정부가 나서가지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보려고 해도 안 풀리는 경우가 참 많았는데, 정부는 빠지고 오히려 대기업, 중소기업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합의했다고 하면 정부가 그걸 정책화시키는 건 정말 너무 쉬울 거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건 합의를 어떻게 끌어내느냐 하는 문제군요. ▷정운찬>그것은 이제 우리 위원회의 앞으로 역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까 농담으로 반백이 됐다고 그랬습니다만 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위해서 온 힘을 기울이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정관용>첫 날 회의가 잘 됐나요? 일부 보도에는 첫 날 회의부터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 삼성, 현대, 포스코 이런 굴지의 CEO들도 왔고 그리고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여러 분도 오셨는데 어땠어요? 분위기가 괜찮았습니까?

    ▷정운찬>아무래도 “이것의 법적 근거가 뭐냐.” 또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동반성장지수를 산출한다고 그러는데 그 기준이 잘 될 것이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물론 법적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거기 대기업 분들한테 말씀드린 것이 이겁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는 게 좋다. 그런데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된다”고 말씀드렸죠. “단기적으로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이 어떻게 하는지 관심을 안 가지고 자기 이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자기 이윤을 많이 늘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역시 장기적으로 본다면 중소기업이 잘 되지 않고는 대기업이 잘 될 수가 없다.”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것은 아마 대기업들도 이제 인식하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정관용>예. 민간기구인 위원회를 뒷받침하는 실무진들은 좀 있나요?

    ▷정운찬>그렇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20명 정도 있습니다만 필요에 따라 더 늘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워낙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협력재단이 있었습니다. 재단의 직원들이 임시로 이쪽 동반성장위원회에 와서 일을 해줄 것입니다.

    ▶정관용>대기업 CEO들하고 중소기업의 대표들이 매일 만날 수도 없을 것이고 중요한 건 어떤 안을 만들어내고 좀 아까 말씀하신 동반성장지수 같은 것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산출하고 그런 실무적인 준비작업이 많이 필요할 거 같아서.

    ▷정운찬>그렇습니다. 우선 민간의 자발적인 추진동력 제공을 위해서 위원회가 동반성장지수를 산정하고 공표할 예정입니다. 그것은 기존에 있던 지경부의 상생협력지수, 공정위원회의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협약평가 또 기업호민관실의 호민인덱스 등.

    ▶정관용>유사한 것들이 있죠.

    ▷정운찬>관련지수를 통합해서 개발하고 공표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단일 평가시스템을 통해서 신뢰성을 갖는 종합적인 평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정부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입니다만 현재로서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지표를 개발도 하고 또...

    ▶정관용>그래야죠. 민간기구이고 업계 대표들이 직접 참여하니까요.

    ▷정운찬>그래서 내년 1월 초에는 동반성장 실무위원회 주관으로 공청회를 개최해서 업계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진행할 것입니다. 그래서 최초 주요업종그룹별 매출액 상위 기업군을 대상으로 한 50~60대 기업을 평가하고 그 다음에 더 늘려서 100개, 200개로 나갈 예정입니다. 이것은 대기업이 동반성장 약속에 대해서 얼마나 실적을 올리고 있는지 또 중소기업은 대기업별 추진실적에 대해서 얼마나 체감을 하고 있는지. 그것을 두 가지를 병행한 교차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할 것입니다. 그 특색을 말씀드리자면 하나는 중소기업의 현장 체감도에 부합하는 수요자 중심의 평가가 될 거다.

    ▶정관용>수요자 중심.

    ▷정운찬>네. 대기업이 얼마나 잘하고 있냐 하는 것과 함께 중소기업이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느끼느냐를 동시에 하는데 무게중심은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정관용>느끼는 바에 더 비중을 둔다.

    ▷정운찬>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내가 롯데쇼핑이라든지 이마트라면 치킨, 피자 사업에 진출 안했을 것

    ▶정관용>네. 요즘 논란이 되고 화제가 됐던 롯데마트의 5천원짜리 치킨, 이마트 피자,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운찬>제가 롯데쇼핑이라든지 이마트라면 거기 진출 안 했을 겁니다. 물론 이제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는 될 수 있으면 싼 치킨이나 피자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모르지만 좀 더 길게, 더 넓게 보자면 치킨이나 피자를 만드는 영세업체들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한다면 장기적으로 결국 대기업한테도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들고 제 개인적으로는 제가 만약 거기 경영자로 있다면 그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관용>그런 거 안 한다. 통큰 치킨이 아니라 통큰 경영을 하겠다, 그런. 알겠습니다. 정운찬 전 총리, 동반성장위원회 초대위원장으로 돌아오셨는데요. 동반성장위원회 앞으로 활동계획까지 쭉 말씀 들었고 여기서 2부 마무리 짓고, 일 얘기만 하려고 모신 건 사실 아닙니다. 잠시 있다가 35분부터 시작하는 3부부터는 제가 정치적인 질문을 드릴 텐데 그래도 되겠습니까?

    ▷정운찬>어려운 질문만 안 하신다면 받겠습니다.

    ▶정관용>잠시 후에 3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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