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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집안의 이단아, 힙합 뮤지션 ''일리닛''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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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자 집안의 이단아, 힙합 뮤지션 ''일리닛''이 되다

    • 2010-06-13 08:30

    [노컷인터뷰] 데뷔 앨범 ''디 아이'' 발매한 힙합 뮤지션 일리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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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 음악계에 눈에 띄는 신인 래퍼가 등장했다. 첫 앨범 ''디 아이(The i)''를 발매한 일리닛(illinit, 본명 최재연, 28)이 그 주인공이다.

    일리닛은 실력파 힙합 뮤지션들이 활동하고 있는 회사 ''스나이퍼 사운드''의 신예 뮤지션이다. MC스나이퍼가 대표를 맡고 있는 이 회사는 앞서 배치기, 아웃사이더 등 실력파 힙합 뮤지션을 배출해 냈다. 스나이퍼 사운드의 선택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힙합 팬들의 가슴은 설렌다.

    일리닛은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본토 힙합을 접한 해외파 뮤지션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간 아버지를 따라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게 그의 나이 4살 때다. 위스콘신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때 한국으로 돌아와 신방학 중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선덕고등학교를 다니다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고교를 마쳤다. 한국에 돌아온 일리닛은 경희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7년만에 졸업을 했다.

    "다른 해외파 힙합 뮤지션들은 미국에서 힙합에 빠졌다고 하는데 전 반대였어요. 미국 위스콘신에서 평화롭게 살다가 중학교 때 한국에 왔는데 그 때 친구들이 미국에서 왔다고 다들 곱지 않은 시각으로 절 보더라고요. 반발심이 많이 생겼죠. 힙합 음악 들으니까 좀 마음이 풀렸어요. 그 후 고등학교 때 다시 캘리포니아로 갔는데, 거긴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위스콘신과 분위기가 달랐어요. 좀 험했죠. 그 때 또 힙합에 빠졌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방황을 하며 가사를 많이 썼는데 그 글들이 제 랩의 뿌리가 됐어요. 대학에는 공부를 하러 간 게 아버지의 뜻이어서 갔어요."

    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카투사(KATUSA)로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군에 갔다오면서 철이 들었다는 일리닛이다.[BestNocut_R]

    "군대 생활을 하며 생각을 많이 했어요. 힙합 뮤지션의 꿈을 버릴까 고민도 많이 했죠. 비전이 안 보여서요.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를 비롯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어요. 하지만 힙합 음악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고 지금에 이르게 됐죠."

    그는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힙합 뮤지션 생활을 했다. 틈틈이 영어 학원에서 강사 생활도 하고 번역가로도 활동했지만 목표는 항상 힙합 뮤지션이었다. 그러나 미래를 알 수 없는 뮤지션 생활에 친구들은 한 명씩 음악을 포기했고, 결국 일리닛만 남았다.

    "친구들 중 한 명은 결혼해서 미국에 갔고, 한 명은 교수가 됐죠. 또 한 명은 증권사에 다니고요. 저만 오기가 생겨서 계속 음악을 했어요. 음반이 나오니까 친구들이 너무 기뻐해줘요. 10년이나 기다려 준 것이죠."

    일리닛은 학자 집안의 장남이다. 현재 영남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아버지는 일리닛의 힙합 뮤지션 생활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일리닛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힙합 뮤지션 생활을 했다.

    "집안의 반대가 굉장히 심했죠. 아버지는 제가 국제 변호사나 외교관이 되길 원하셨어요. 아니면 국제단체 취직 등 국제적인 일을 하길 바라셨죠. 집안 전체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제가 힙합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정말 깜짝 놀라셨어요. 처음엔 반대를 하시는 아버지와 부딪치기도 했지만 결국 아버지 덕분에 미국 생활을 한 것이고 그래서 힙합 음악을 접한 것이니까 지금은 매우 감사해요."

    그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 활동을 할 때 ''스나이퍼 사운드'' 대표인 MC스나이퍼를 만났다. 그 때의 인연으로 MC스나이퍼와 배치기 등 음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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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언더그라운드 생활 끝에 그는 ''일리닛''의 이름을 걸고 음반을 발매했다.

    "일리닛은 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은어로 ''최고''라는 뜻이죠. 마음에 들어서 ''일리닛''을 예명으로 했어요."

    데뷔 앨범에 수록된 5곡의 노래는 모두 그가 가사를 썼다. 타이틀곡 ''학교에서 뭘 배워''에는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밖에도 음반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독백같은 노래들이 수록됐다.

    "속편하게 사랑노래를 하고 싶기도 했지만 그건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랩은 저에게 고마운 존재죠. 힘들 때 분출구가 돼 줬으니까요. 제 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해요. 그래서 달콤함보다는 강렬함을 택했죠."

    적지 않은 나이에 정식으로 데뷔를 한 일리닛. 그는 차근차근 활동을 하며 가요계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가야죠. 독보적인 자리가 있는 힙합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얘기를 대신 해주는 그런 래퍼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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