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노동은 교수 "일제 흔적 애국가, 새로 만들어야"



사회 일반

    노동은 교수 "일제 흔적 애국가, 새로 만들어야"

    -안익태, 뚜렷한 친일 행적
    -애국가,일제찬가 ‘만주환상곡’ 차용
    -오염된 곡이 민족표상 될수 없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앙대 창작음악학과 노동은 교수

    8년간의 진통 끝에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됐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들도 들어가 있어서 논란이 한창인데요.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되어왔던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는 예상대로 포함이 됐습니다. 애국가의 작곡가가 친일파이다, 게다가 애국가 역시 친일음악의 잔재가 묻어있다, 그렇다면 수십 년을 불러온 애국가를 바꿔야 하는 걸까요. 중앙대학교 창작음악학과 노동은 교수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죠.

    안익태

     

    ◇ 김현정 앵커> 안익태의 대표적인 친일행적이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 노동은> 1938년에 작곡한 에텐라쿠라는 작품이 있어요. 일본천왕이 등극할 때 마다 찬양하는 전통적인 곡이 있는데 이 곡을 주제로 해서 작곡을 한 작품이 에텐라쿠이고, 이 에텐라쿠를 가지고 유럽에서 공연활동을 했었죠. 지휘를 직접 했고, 국제적으로 이미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활동을 했었고 더군다나 만주국 10주년 기념 축전의 일환으로 작곡했던 게 만주환상곡이죠. 만주환상곡을 직접 작곡 했을 뿐만 아니라 이 곡을 가지고 유럽에서 지휘 활동을 해 나갔었던 거죠. 안익태는 독일제국협회의 회원으로 가입해서 인정이 된 상황 속에서 활동을 전개했던 거죠.

    ◇ 김현정 앵커> 애국가의 원곡으로 알려졌던 한국환상곡이라면 우리민족의 영광과 수난을 그린 대서사시라고 알려져 왔었는데 한국환상곡과 만주환상곡이 어떻게 연관이 있다는 건가요?

    ◆ 노동은> 만주환상곡을 먼저 작곡한 것으로 되어있는데요. 거기에는 중요한 주제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핵심적인 것인 멜로디가 한국환상곡에서는 곡은 똑같은데 가사만 나중에 바뀌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만주환상곡의 테마가 한국환상곡에서는 똑같이 부르면서 가사만 바뀌어서 중요한 테마가 되었던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환상곡이 일본정부인 만주국을 찬양하는 곡의 멜로디를 똑같이 차용해서 썼다는 이야기군요.

    ◆ 노동은> 그렇게 되는 거죠. 더군다나 이런 곡들이 만주국에 오족협화를 통해서 왕도락토를 건설하자는 그러한 내용과 가사를 그대로 만주환상곡에 녹여가지고 합창과 관현악의 대작품이 됐던 건데 그 중요한 테마가 한국환상곡으로 들어와서 우리가 부르는 모든 애국가를 비롯해서 많은 작품들이 여러 가지 이데올로기가 들어있는 오염 된 작품이 돼버린 거죠.

    ◇ 김현정 앵커> 일제를 찬양한 곡에서 애국가를 따왔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애국가를 다시 만들어야 된다고 보시는 건가요?

    ◆ 노동은> 네. 저는 애국가를 다시 만들고, 말하자면 우리 민족이 새롭게 표상하는 그러한 역사의 맞춰서 만들어져야지, 과거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오염되고 잘못된 것들이 계속 불리는 것은 문제가 되겠죠.

    ◇ 김현정 앵커> 그렇지만 애국가의 가사는 이미 1907년에 애국지사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고 멜로디가 없어서 애국지사가 만든 가사를 올드랭사인에 대충 붙여서 부르던 것을 안익태가 멜로디만 붙인 것이다, 그래서 정통성이 나름대로 있다는 주장도 있거든요.

    ◆ 노동은> 이 가사 자체는 정통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불러야겠죠. 그런데 이 가사는 1907년에 만들어진 게 아니고 이미 그 이전부터 독립협회와 더불어 만민공동회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공동창작으로 시대를 지나오면서 이 가사 붙여지고 저 가사가 붙여져서 오늘날의 애국가의 가사가 됐던 거예요.

    ◇ 김현정 앵커> 그야말로 민중의 입에서 입으로요.

    ◆ 노동은> 그렇습니다. 가사 자체는 정통성 있는 작품이죠.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정통성 있는 작품이 역사와 함께 우리 음악에 했었던 것은 올드랭사인에 붙여진 노래였지, 결코 안익태의 애국가가 해방될 때까지 우리의 노래가 아니었다는 이야기예요.

    ◇ 김현정 앵커> 안익태의 멜로디가 들어갔다는 자체만으로도 정통성이 상당히 훼손되고 다른 멜로디를 갖다 붙여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죠?

    ◆ 노동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차피 통일되면 또 한번 국가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바꾸더라도 통일 후에 바꿔야 된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 노동은> 너무나 막연한 이야기죠. 통일과 더불어 지금 현재 나아가고 있는 우리민족의 표상들을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 김현정 앵커> 수십 년간 불렀는데 이제 와서 멜로디를 바꾼다는 것이 상당히 혼란이 있지 않을까요.

    ◆ 노동은> 어느 시대든지 그 노래가 잘못되면 새롭게 바꾸어 불렀던 역사는 우리의 노래의 역사이자 우리 민족의 역사이기도 하죠.

    ◇ 김현정 앵커> 혼란에 대해서 결코 겁낼 일은 아니다, 이런 주장이시군요. 이야기를 조금만 확대해보자면 지금 음악가 가운데 안익태 외에도 홍난파, 현제명 이런 사람들이 친일파사전에 등재되었습니다. 그런데 홍난파나 현제명의 친일이 묻어나지 않는 다른 곡들, 고향의 봄, 희망의 나라로 이런 곡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봐야 될 것인가 상당히 이 부분도 혼란스러운데 어떻습니까?

    ◆ 노동은> 저 같은 경우에는 홍난파의 대표적인 노래가 사공의 노래, 두둥실 이 노래는 지금 저도 부르고 있죠. 그러니까 친일적인 행위를 했다는 자체가 홍난파나 현제명의 다른 모든 작품을 불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우리가 단죄하자는 게 아니고 그의 음악적 행위가 어떤 것들이 있는가를 모든 사람들이 헷갈려하고, 모르고, 망각의 시대로 가고 있으니까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자, 그리고 이런 것들이 바로 미래를 위해서 우리들을 위한 교훈이 아니겠느냐, 라고 하고 있는데요.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현제명의 희망의 나라로 같은 노래도 그 자체는 희망의 나라다, 라는 노래지만 그 노래가 일제 강점기 때에는 일본조선총독부가 허락하지 않으면 창작이나 보급 자체가 될 수 없었던 노래죠. 그러니까 이럴 때에 희망의 나라는 어느 나라를 가리키느냐, 이것을 우리가 알자는 얘기죠.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예술작품은 예술작품일 뿐이지만 어떤 것이 친일적인 작품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구분을 하고 청산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노동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