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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보도…"선정적 부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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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보도…"선정적 부분 있어"

    [현장] 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
    "JTBC, 미투 보도에 많은 기여했지만 선정적 측면 있어"

    지난 3월 5일 JTBC '뉴스룸' 보도 (사진='뉴스룸' 캡처)

     

    "저희들은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아마 JTBC '뉴스룸'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들어보았을, 손석희 앵커의 끝맺음 말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이는 JTBC가 시청자에게 줄곧 강조하는 방향성이다.

    세월호 참사, 국정원과 군의 정치개입 등 한 번 주목한 이슈를 끈질기게 보도해 온 JTBC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최 씨의 태블릿 PC를 단독 보도해 주목받았다. JTBC에는 제보가 쏟아졌고, 이는 계속해서 파괴력 있는 보도를 내놓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미투'(#Me_Too, '나도 말한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것)를 생방송으로 단독 보도하면서 JTBC '뉴스룸'은 '미투 보도'에서도 돋보였다.

    특히, 지난 3월 5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의 '미투'는 정계 밖까지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보도 방식을 두고는 입장이 갈렸다. 물론 본인 의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 해도, 김지은 씨가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와 인터뷰를 18분 넘게 한 것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최선인지 당시에도 문제제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2018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 학술대회'가 열렸다.

    '미투 운동에 나타난 방송 보도의 선정성과 방송의 선정성 해결방안 모색: 가해자 위계(hierarchy)와 뉴스 생산 환경에 따른 보도의 질 네트워크 분석·프레임 분석' 발제를 맡은 홍주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JTBC의 김지은 씨 인터뷰와 그 이후 이어진 관련 보도를 대상으로 선정성을 분석했다.

    우선, 홍 교수는 기존의 성폭력 사건과 달리 '미투' 보도 때 가해자의 존재가 두드러진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은 피해자 중심으로 (사건) 이름을 붙였다면, ('미투' 때는) 언론이 가해자에게 주목하지 않았나.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가해자가 유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종편 4사(TV조선·JTBC·채널A·MBN)와 지상파 3사(KBS·MBC·SBS)가 안 전 지사 성폭행 보도를 어떻게 했는지 헤드라인과 본문을 네트워크 분석했다. 종편 본문을 분석해 보니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보다는 김지은 씨 인터뷰를 중심으로 뉴스가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인터뷰 전체를 JTBC에서 보도한 후, 안 지사가 한 말들('괘념치 말아라', '잊어라', '미안하다')을 주로 인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지사의 캠프 내 성폭행을 보도하면서 노래방에서의 행위를 자세하게 묘사했다"며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재발 방지 대책은 없는지, 충남도청 대응은 어땠는지 등 안 전 지사와 김지은 씨 간의 권력 관계를 분석한 보도는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홍 교수가 분석한 종편과 지상파의 보도 경향 차이는 '감정적 호소'에 있었다. 지상파는 사실 위주의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았던 반면, 종편에서 스토리텔링형 기사가 더 자주 보였다는 설명이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을 다룬 종편 보도 본문 네트워크 분석 결과 (사진=김수정 기자)

     

    홍 교수는 JTBC '뉴스룸'이 생방송에서 김지은 씨의 인터뷰를 18분 넘도록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한 것을 두고 "극적이고 긴장감 있었다"며, 매체 가시성 측면에서는 피해자 진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교수는 "JTBC가 미투 보도에 많은 기여를 했다"면서도 "그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스토리텔링이 있는가, 얼마나 감정적인 표현을 했는가 등을 고려했을 때, JTBC의 보도는 선정적인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언제 어떻게 발생했는지 자세히 전한 점, 안 전 지사가 성폭행 직후 한 말과 심정을 반복해서 보도한 점 등을 예로 들었다.

    홍 교수는 안 전 지사 성폭행 보도에 대해 "미투 운동 보도에서 가해자 이름으로 사건을 명명하고 가해자 중심으로 보도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가해자가 뉴스 가치가 높기 때문에 주목한 것이 아닌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지상파보다 종편의 보도량이 적었지만, (종편이) 사건을 더 자세하게 기술하고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주변 정보를 기사화했다"며 "뉴스 생산 환경에 따라 보도 선정성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피해자의 인권과 사생활 보호 △피해자에게 피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도록 반복해서 요청하지 않을 것 △가해자의 입장 보도 자제 △검찰·경찰의 수사 상황 노출에 휩쓸려 발표 저널리즘 혹은 폭로 저널리즘을 하지 않을 것 등을 제언했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기자들이 성범죄 보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조직 차원에서는 뉴스 가치와 보도방침을 정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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