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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벌레로 신음하는 한강 행주나루 어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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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벌레로 신음하는 한강 행주나루 어민들

    포식성 강해 어로 작업에 막대한 지장…실뱀장어 조업 앞두고 불안

    끈벌레와 죽은 실뱀장어가 섞인 채로 그물에 잡힌 모습.<사진=한강살리기 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회="" 제공="">

     

    한강 하류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행주나루 어민들이 해마다 출몰하는 '끈벌레'로 신음하고 있다.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어류를 잡아먹는 끈벌레는 포식성이 강해 어민들의 주 소득원인 실뱀장어 조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에 출몰한 괴물질…행주 어민들 조업 비상

    마리당 5천원, 1㎏당 3500만원에 판매되는 실뱀장어(뱀장어 치어)는 행주 어민들의 전체수입 70%를 차지한다. 어획기간도 4월 초순부터 5월 초순까지 한 달에 불과하다.

    이 기간 실뱀장어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33명의 행주 어민들은 오는 28일 첫 조업을 앞두고 기대보다 불안에 떨고 있다.

    3월 중순부터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사이에서 유해 생물인 붉은 끈벌레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끈벌레와 죽은 실뱀장어가 섞인 채로 잡혀 대부분의 어민들은 사실상 조업을 포기했는데,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행주어촌계 권진수 회장은 "끈벌레가 그물에 한 주먹만 걸려도 실뱀장어는 전부 폐사하는데 한 바가지씩 올라온다"면서 "작년 같은 경우 어민들이 한 배당 1억 이상 손해 봤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장비 값이라도 건지려는 일부 어민들 빼고는 대부분 조업을 포기했었다"면서 "올해는 끈벌레 양을 확인한 뒤 전체회의를 거쳐 조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끈벌레 증가 원인은 오염된 방류수 탓?

    그물에 걸려 올라온 끈벌레.<사진=한강살리기 어민피해대책위원회="" 제공="">

     

    어민들은 한강 하류에서 끈벌레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06년부터라고 했다. 당시에는 조금씩 올라와 실지렁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2013년부터 끈벌레가 급격히 증가, 그물마다 끈벌레가 다수의 죽은 실뱀장어와 섞인 채로 발견됐고, 심할 때는 실뱀장어 한두 마리를 제외하곤 끈벌레로 그물이 가득 찼다.

    어민들은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한강 상류 6~7㎞ 지점에 있는 서울시 서남물재생센터와 난지물생센터로 인해 끈벌레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두 곳의 물재생센터에서 수년 전부터 정상처리하지 않은 하수·분뇨를 한강에 무단 방류하면서 물이 스스로 깨끗해지는 자정능력을 상실해 끈벌레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강살리기 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회 심화식 위원장은 "한강 물을 한 바가지 뜨면 53%가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물"이라며 "밤 11시 반만 되면 하수처리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물을 그대로 내보내 악취가 심하게 난다"고 말했다.

    이어 "오염된 방류수로 신곡 수중보가 막혀 동물성 플랑크톤 등이 돌연변이가 돼서 이상현상이 나타난다고 학계에서 얘기하고 있다"며 "끈벌레가 한강 하류뿐 아니라 상류에서도 나타는데 이게 전체적으로 확대되면 작은 물고기 치어들도 다 죽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양시, 끈벌레 출몰 원인규명 나서…7월 결과 발표

    고양시는 끈벌레 발생원인 규명을 위해 민간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결과는 오는 7월 발표될 예정이다.<사진=한강살리기 어민피해대책위원회="" 제공="">

     

    끈벌레는 보통 30∼40㎝ 크기로 주로 모래나 펄 속, 해조류 사이, 바위 밑에서 서식하며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환형·연체동물, 갑각류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등 포식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2년 전 한강 하류에서 처음 발견된 뒤 해가 지날수록 개체 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생태와 출현 이유 등은 알려져 있지 않다.

    끈벌레의 출현으로 한강 하류 어민들의 피해는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고 있다.

    끈벌레가 출현하기 전인 2006년 행주어촌계의 실뱀장어 판매량은 평균 160~180㎏ 정도였으나, 끈벌레가 본격 출현한 2012년부터 판매량이 20㎏ 이하로 줄었다.

    때문에 고양시는 지난해 6월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에 '한강 수질과 끈벌레류 발생 원인 규명과 실뱀장어 폐사 원인 등 어업피해 영향조사'를 의뢰했다.

    연구용역은 실뱀장어 조업실태 및 끈벌레류 발생원인 규명, 한강 수질오염 원인 규명 등 두 가지 주제로 서울 가양대교~고양시 송포동 한강 하류 15㎞ 구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최종결과는 오는 7월 발표될 예정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끈벌레가 어떻게 출현했고 증가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가 7월 말쯤 나올 예정"이라며 "결과를 바탕으로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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