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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장 도전한 노종면 해직기자, 서류심사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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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사장 도전한 노종면 해직기자, 서류심사 탈락

    노조 "특정후보 죽이기" 강력 비판

    노종면 YTN 해직기자 (사진=국민TV 캡처)

     

    사장에 도전했다 떨어지면 3000일 넘게 기다려 온 복직도 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던 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서류심사에서 최저점을 받아 탈락했다. 노조는 '특정후보 죽이기'라며 사장추천위원회에 배점표 공개를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이하 YTN지부)에 따르면 YTN 사장추천위원회는 25일 후보자 11명의 서류를 심사했다.

    YTN 사추위는 YTN 대주주인 한전KDN·한국마사회·KGC인삼공사가 추천한 외부인사 3명, 시청자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 1명, 사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YTN지부 추천 인사 1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노 기자는 사추위원 5명 중 대주주 몫 3명에게 모두 최저점을 받아 면접 대상자에 들지 못했다. MB정권 이후 가장 먼저 낙하산 사장이 내려온 YTN에서 낙하산 반대 투쟁을 하다 해직된 노 기자는 '언론장악'의 피해자이자 당사자이고, 가장 개혁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후보다.

    지난해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밝혀졌을 당시, 시민들이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언론'을 꼽았을 만큼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사 지·본부는 가장 강력한 언론개혁 의지를 피력한 노 기자를 공개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 "지시가 있었거나 담합 강요하지 않고는 불가능"

    YTN지부는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결과"라며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거나 담합을 강요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YTN지부는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해 공정성을 해쳤다는 의심이 드는 현 상황에 사추위원들의 평가 결과서는 만천하에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정말 3명이 동일하게 0점 처리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대주주가 추천한 사추위는 스스로 외압 사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TN지부는 또한 서류심사를 통과해 면접을 보게 되는 후보자 4명도 자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YTN지부는 "하나같이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후보들로 선발했다. YTN의 해직사태가 낙하산 사장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YTN 사장 심사 기준은 언론관과 경영능력, 회사발전 전략과 비전, 도덕성, 정치적 중립성이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 특보 출신인 구본홍 사장을 사장으로 불인정하는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나섰다가 3252일째(26일 기준) YTN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해직기자 3명. 왼쪽부터 현덕수, 조승호, 노종면 기자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제공)

     

    YTN지부는 "사추위는 공정한 절차로 사장을 뽑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자, 지난 9년의 공정방송 말살 사태를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어렵게 부활시킨 제도"라며 "이런 식이라면 어렵게 되살린 사추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YTN지부는 "YTN이 지난 아픔을 털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내부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의 염원이 산산이 무너져 버렸다. 현 상황에 책임 져야할 인사는 스스로에게 답을 찾으라. 향후 대응 수위를 엄중하고 준엄하게 판단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 "촛불혁명에 빚져 태어난 정부에서 나온 비상식적 결과"

    언론계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 1기 당시 노 기자와 호흡을 맞췄던 MBC 이근행 PD는 "일말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충격"이라고 밝혔다.

    이 PD는 "여타 후보자들이 언론인으로서 노종면보다 탁월한 자질과 이력이 있어서? 웃기는 얘기다. 노종면을 제외한 후보자 그 누구도 지난 10년간의 언론암흑기에 이름 한자 내 건 적이 없다. 물론 몸을 쓴 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삼 한심하다. 촛불혁명이 일고, 최고권력자가 감방에 간 마당에, 적폐청산이 제1의 과제라던 문재인정부 하에서, 공기업 사추위원들이 담합해서 노종면을 날려버린 현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PD는 "적어도 촛불혁명에 빚져 태어난 정부 하에서 이런 비상식적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싸워야 하는 문제와는 별개다. 언론적폐청산의 앞길이 험난할 것임을 예감한다"고 글을 맺었다.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공정방송 염원 170일 파업 때 해직된 최승호 MBC 해직PD 역시 "공기업의 조직적 반란인가요? 문재인 정부가 넋을 놓고 있다는 증거인가요? 기가 막히네요"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제가 마지막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청와대의 의지일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상상조차 어려운 가설이지만, 그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되겠네요"라고 덧붙였다.

    YTN을 떠나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로 온 최기훈 기자는 "참담하다. 이명박근혜정권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차라리 이해할 수 있다. 그 혹독한 언론탄압에 맞서 싸운 유일한 사장 후보 아닌가"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종적인 사장 선임에서 누락된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사회 추천 후보는 돼야 합당한 조치 아닌가.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은 그대로인가? 정말 참담하다"고 말했다.

    YTN 사추위는 서류심사를 거쳐 4명의 후보를 면접 대상자로 추렸고, 오늘(26일)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YTN은 보도 이후, 사추위의 '0점 담합' 의혹에 대해 서류심사는 △언론과 방송, 미디어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 △기업경영 및 조직관리 능력 △최고경영자로서의 비전과 전략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기업윤리의식 △정치적 중립성 등 5개 평가 항목에 각 20점씩, 100점 만점 절대평가로 이뤄졌고, 각 배점은 최고 20점에서 최저 12점으로 나뉘어 있어 0점은 나올 수 없는 점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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