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40년 지기'이자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와 나란히 법정에 선다. 지난 3월 구속된 지 53일 만에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의 뇌물수수 등 혐의 첫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이들이 '피고인석'에 선 모습을 취재진에게 촬영하도록 허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를 '시녀'라고 표현하고,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개인 집사를 자처하며 "존경한다"고 했던 만큼 두 사람이 첫 공개적인 만남에서 어떤 얼굴을 할지 주목된다.
이들이 수갑을 차지 않은 모습이 공개될 전망이다. 또 이들의 목소리도 듣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공판 시작을 선언하기 전까지 모습만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수의가 아닌 사복을 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실제로 최씨는 짙은 녹색의 봄코트를 입고 최근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라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도 촬영을 허가할 수 있다.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 취재진의 요청 등을 고려해 공공의 이익이 상당하다고 인정됐을 때만 해당된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에 이어 세번째로 법정에 선 모습이 공개되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두 전직 대통령은 지난 1996년 12‧12 쿠데타와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돼 하늘색 수의를 입고 함께 법정에 섰다. 재판부의 촬영 허가로 두 사람이 손을 잡은 모습이 국민들에게 공개됐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최순실씨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촬영을 허가했다. 최씨 조카 장시호씨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 재판도 각 한 차례씩 공개됐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공판을 병합해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