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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성노예' 본질 흐리기



미국/중남미

    아베 "위안부는 인신매매 희생자"..'성노예' 본질 흐리기

    • 2015-03-28 04:37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희생자'라고 표현했다.

    아베 총리는 27일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번 인터뷰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 상하원 합동 연설이 확정된 직후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베 총리가 위안부에 대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인신매매'라는 표현이 모호하고 그 범위 역시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인신매매의 주체와 객체, 목적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국제사회는 일본군 위안부를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성노예(Sex Slavery)'로 규정했었다.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위안부 결의안도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사건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그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음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아베 총리의 이번 '인신매매' 발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고도의 계산에서 나왔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아베 정권은 위안부를 동원한 주체가 민간업자였다고 주장하며 국가 개입을 부정해왔다. 따라서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인신매매 언급은 일제의 조직적 개입을 부정하기 위한 꼼수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아베 총리는 위안부를 언급하면서 사과나 반성의 표현을 쓰지 않았다. 대신 '가슴이 아프다(my heart aches)'고 했다.

    이는 가해자 입장이 아닌, 제3자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인신매매의 주체를 언급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결론적으로 '인신매매의 희생자','가슴이 아프다'는 언급은 모두 위안부가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범죄라는 사실을 교묘하게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달 29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미국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아베 내각은 무랴야마 담화와 고이즈미 담화 등 전임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나타낸 고도 담화를 재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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