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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줄다리기, 알고보니 비녀목도 날아가…아찔"



사회 일반

    "울산 줄다리기, 알고보니 비녀목도 날아가…아찔"

    전문가 "120여개 줄줄이 남은 지역축제, 위험 도사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성봉 (울산 중구 의원, 줄다리기 행사 참가자), 정상만 (한국방재학회 회장, 공주대 교수)

    지난 금요일 판교에 환풍구 붕괴 사태가 터지고 단 이틀 만에, 울산에서는 주민 1000여 명이 줄다리기를 하다가 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이야기 듣고 그 정도가 큰 사고겠는가 싶었는데, 동영상을 보니까 자칫 큰 사고가 될 뻔했다 싶더군요. 1,000여 명이 매달려서 줄을 힘차게 당기는데, 그 한 중간이 한 번에 툭 끊어지면서 사람들이 바닥으로 세게 내동댕이쳐진 겁니다. 이 사고로 주민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고 현재도 입원 중인 환자가 있습니다. 가을입니다. 전국에 대기 중인 지역 축제가 120여 개입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오늘 짚어보고 가죠. 먼저 울산 마두희 축제 줄다리기 현장에 계셨던 분이세요. 울산 중구의 신성봉 구의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 의원님,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신성봉>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우선 울산 마두희 축제라는 건 어떤 축제인가요?

    ◆ 신성봉> 320년 전통을 가지고 있는 줄다리기 축제입니다.

    ◇ 김현정> 줄다리기 축제. 그러면 줄다리기가 메인 이벤트였네요?

    ◆ 신성봉>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현장에 계셨어요?

    ◆ 신성봉> 그렇습니다.

    ◇ 김현정> 줄도 당기셨고요?

    ◆ 신성봉> 저뿐만 아니라 동료 의원들이 맨 앞쪽에서 줄을 당겼습니다.

    ◇ 김현정> 앞쪽에서, 그러니까 줄의 가장 중간에 의원님들이 계셨어요. 그래서 1,000여 명이 매달려서 영차영차 하는데 갑자기 어떻게 된 겁니까?

    ◆ 신성봉> 줄을 당기는데 제일 앞쪽에 동군 줄과 서군 줄을 연결한 비녀목에서 한 2m 정도 떨어진 곳이 갑자기 끊어졌습니다.

    ◇ 김현정> 동군 줄하고 서군 줄. 쉽게 운동회를 생각하면 청군하고 백군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 줄이 하나로 연결이 된 게 아니라 두 개로 연결이 됐습니까?

    ◆ 신성봉> 그렇습니다. 서군과 동군이 각각 원줄을 만들어 어깨에 메고 줄다리기 현장까지 옵니다. 오면 비녀목을 이용해서 동군 줄과 서군 줄을 연결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나무로 연결을 하는 거예요, 중간을?

    ◆ 신성봉>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연결을 하는 건데 그 중간의 나무가 툭 끊어진 겁니까, 그러면?

    ◆ 신성봉> 아니요, 원줄이 끊어졌습니다.

    ◇ 김현정> 줄이 끊어진 거죠, 줄다리기 줄이? 그게 조금씩 조금씩, 툭 툭 툭 툭 끊어진 게 아니라 한 번에 그냥 전체가 뚝 끊어진 겁니까?

    ◆ 신성봉> 잠깐 사이에 투두둑 하면서 순식간에 끊어졌습니다.

    ◇ 김현정> 순식간에?

    ◆ 신성봉> 그렇습니다.

    (사진 = SBS 뉴스 캡처)

     


    ◇ 김현정>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줄을 끌어당겼을 텐데 그 순간에 충격이 꽤 컸을 것 같습니다.

    ◆ 신성봉> 네, 그렇습니다. 제가 걱정했던 건 말씀드렸다시피 비녀목, 그게 끊어지면서 날아가면서 시민들을 가격할까 싶어 굉장히 걱정했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니까 줄이 툭 끊어지는 순간에 중간을 연결하는 비녀목, 커다란 나무덩어리도 튀어 나갔어요?

    ◆ 신성봉> 튀어 나갔죠.

    ◇ 김현정> 그러면 그게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네요.

    ◆ 신성봉> 그렇죠. 다행스럽게 주변에서 참관하던 시민들을 좀 더 멀리 떨어지게 안전 통제를 해서 비녀목에 맞지 않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큰일 날 뻔했고요.

    ◆ 신성봉> 그리고 많은 분들이 힘을 다했기 때문에 한꺼번에 넘어졌습니다. 넘어지면서 뒤에 계신 분들이 앞의 분 밑에 깔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당일 2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거든요. 24명은 간단한 치료 후 귀가를 하셨고요. 나머지 두 분이 현재 입원 상태입니다.

    ◇ 김현정> 정말 아찔한 큰 사고 될 뻔했는데 이 정도로 마무리된 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입니다.

    ◆ 신성봉>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제가 동영상 봤거든요. 줄이 그냥 보통 줄이 아니라 상당히 굵던데요?

    ◆ 신성봉> 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줄이 굵다고 강한 건 아니거든요. 전통 기법은 칡을 넣든지, 아니면 그 분야의 장인들이 함께 참여를 해서 제작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고요. 많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참여하다 보니까 주민들 힘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줄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작년에도 쓰던 줄이라고 하던데 작년에는 이렇게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는 않았었나 봐요?

    ◆ 신성봉> 작년에는 한 5, 600명 정도 참여를 했고요, 낮에 했기 때문에. (올해는) 마두희 축제가 좀 알려지다 보니까 많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참여를 했습니다. 참가 인원을 예측 못하고 제작을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거의 2배가 예측보다 늘어난 거예요, 인원이.

    ◆ 신성봉> 그렇죠.

    ◇ 김현정> 마두희 축제, 상당히 전통이 오래된 축제인데. 내년에는 꼭 안전 대책 철저히 마련을 하도록 우리 의원님도 좀 주문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신성봉> 예.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울산 마두희 줄다리기 현장에 계셨던 분이세요. 중구에 신성봉 구의원을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이런 식의 지역 축제가 앞으로도 120여 개가 더 열립니다. 이번 가을에만 말입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진단해 보죠. 한국방재학회 회장이세요. 공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의 정상만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상만>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동안 지역축제에서 사고가 났던 게 제 기억으로도 몇 개가 있는데 어떤 것들 기억나십니까?

    ◆ 정상만> 2006년 11월에 제주방어축제에서 낚시체험을 하던 어선이 전복돼서 제주도 서귀포 시장이 숨지기도 했고요. 2009년에 부산 다대항 축제에서 조명탑 무대가 무너져서 부상을 입은 부분이 있었고요. 또 2009년에 창녕에서 화왕산 억새 축제를 하다 화재가 발생한 일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대형참사가 발생한 적도 있었어요. 그 전으로 가자면 상주 콘서트장에서 11명이 압사당하는 이런 사고도 있었고.

    ◆ 정상만> 2005년이었죠.

    ◇ 김현정> 이번 가을에도 무려 124개의 지역 축제들이 지금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던데요. 어떤 점 우려되십니까?

    ◆ 정상만> 사실 축제 기획부터 안전관리 계획이 세워져야 되는데 이런 게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고요. 또 보통은 무대 주변에 대한 안전은 굉장히 신경을 쓰잖아요. 그런데 무대 바깥의, 관중을 중심으로 한 부분의 취약 요소를 점검했는지. 또 안전요원은 주로 배치만 한단 말이죠. 교육을 안 시키고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진짜 전문 안전요원이 아니라 그냥 그날 하루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나온 비전문 안전요원들이 있는 거죠?

    ◆ 정상만> 네, 맞습니다. 신참 또는 중년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이런 부분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이번 줄다리기 사고도 그렇고, 조명탑 사고도 그렇고, 판교 사고도 그렇고 무대에서 벌어지는 본 프로그램에만 신경을 썼지, 관중 예측이라든지 관중들이 어디서 구경을 하는지 이런 관중에 대한 부분은 신경을 덜 썼다는 게 곳곳에서 드러나는 거예요.

    ◆ 정상만> 맞는 말씀입니다. 사실은 공급자보다도 수요자 쪽에서 생각을 해야 이런 참사를 막을 수 있는데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관중 수 예측이 틀렸고 그들이 어디에 앉아야 되는지 배치할 좌석이 틀렸고. 이런 것들이 판교 사고, 울산 줄다리기 사고로 다 이어진 건데요. 뭐가 필요하겠습니까, 대안으로는?

    ◆ 정상만> 안전은 총체적으로 다루어야 되거든요. 우리는 자꾸 단일 사고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단일 사건에 대해서만. 거기서만 관계자 몇 명 처벌하면 끝나버리는.

    ◆ 정상만> 그렇습니다. 이것들을 총체적으로 같이 풀어서, 쉽게 말씀드리면 정부 조직에 관한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되겠죠. 미국의 경우에는 9.11 이후에 애도기간을 10일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1년 동안 총체적인 부분을 컨트롤할 수 있는 국토안보부를 만들었거든요. 17개 조직에 있는 것들을 다 꺼내서 리뉴얼을 했거든요. 이것이 시사하는 바를 우리가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결국 지역축제, 지자체 하나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전체를 관장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의 부재. 이걸 지적하신 거군요.

    ◆ 정상만> 그렇습니다.

    ◇ 김현정> 반드시 이번에는 철저하게 전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상만>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공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정상만 교수. 한국방재학회 회장까지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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