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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유학파 벤츠남, '신의 한 수' 짜장면으로 대박 내다



생활/건강

    잘나가던 유학파 벤츠남, '신의 한 수' 짜장면으로 대박 내다

    [한국형 장사의 신]분위기 차별화로 승부하는 한남동 '청'


    그는 잘나가는 경영학과 출신의 외국계 컨설팅 회사 컨설턴트였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MBA까지 취득한 고급 인력이었다.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말하는 '벤츠남'(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이었다.

    컨설턴트로 절정을 달릴 30대 중반, 그는 돌연 삼청동에서 짜장면 집을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가족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아들 학비로 많은 돈을 지원하며 유학까지 보냈는데 짜장면 집이라니...부모님은 허탈했다. 그렇게 컨설턴트였던 멋진 사위는 하루아침에 중국집 사장이 됐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그의 한 수는 정확하게 적중했다. 이제 유성호 대표는 중식당 4개, 멕시코 요리 전문식당 6개를 운영하는 중견기업 오너로 성장했다. 짜장면조차 만들 수 없었던 유성호 대표가 어떻게 중식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청의 탕수육과 짜장면. 삼겹살이 들어간 짜장면은 예전에 동네에서 먹던 짜장면 맛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 대학 때 전공은 무엇이었나?

    경영학이다(웃음).

    ■ 중식에 대해 지식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대학을 다니고 MBA를 따고, 내가 갈 길은 컨설턴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컨설턴트가 됐고 열심히 일했다.

    ■ 그럼 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중식당을 시작했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내 사업’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나는 맛있는 것을 먹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그런 나에게 외식업이 적격이었다. 그래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중식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와 시간을 가진 요리다. 나는 그것을 우리 입맛에 맞는 아주 깨끗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에서 제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식당을 시작하게 됐다.

    청의 마늘소스 일품두부. 직접 두부를 만드는 것이 맛의 비결이다.

     


    ■ 삼청동이란 곳에서 짧은 시간에 주목 받은 비결은 뭔가?

    결정적으로 2000년 초반 35살에 창업할 당시 내가 삼청동에서 영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거긴 유명한 곳이 아니었다. 삼청동은 임대료도 비싸지 않고 조용한 동네였다. 물론 주변에 중식당도 없었다.

    자세히 보면 삼청동이란 곳이 특이한 곳이었다. 시내인 광화문이랑 굉장히 가깝지만 조용했고 주변에는 감사원, 청와대 등 관공서들이 즐비하다. 부암동, 청운동, 효자동 등 주변 동네 분위기도 한적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그래서 우리는 주 고객층을 이들로 잡고 룸 형식의 중식당으로 발전시켰고 그것이 적중했다. 한마디로 동네 분위기에 잘 녹아 들어간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 그럼 최근 삼청동이 핫 플레이스로 변모했으니 매출도 급성장 했나?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데 유동인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주요 고객층이 누군가인데 우리의 경우 유동인구가 늘어나 주요 고객층이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주차하기도 힘들고, 사람도 많아지고 하다 보니 조용한 분위기에서 가게를 찾던 단골손님들이 빠져나갔다. 반대로 임대료는 계속해서 오르다 보니 힘들어졌다. 그래서 또 다른 삼청동을 찾아 한남동으로 왔다.

    흑식초왕새우.

     


    ■ 한남동 분위기는 삼청동이랑 전혀 다른데? 룸이 없다?

    그렇다. 사실 내가 원래 생각했던 중식당은 룸이 많은 곳이 아니라 지금 한남동 스타일인 젊은 분위기의 개방형 중식당이다.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움, 그런 식당을 구상했었는데 마침 한남동에 좋은 자리가 있어서 오게 됐다.

    큰 공간에 대한 욕심을 채우면서도 음식이 나오면 10초 안에 손님 테이블에 갈 수 있게 공간을 구성했다. 아무래도 중식은 음식이 나온 그 순간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딱 이 정도의 크기가 손님도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비즈니스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 좋은 입지를 찾았다고 해도 대박이 나진 않는다. 요리도 모르는 사장의 맛 비결은 뭔가?

    좋은 주방장을 만난 운도 있었지만 결국은 모든 계 다 사람 관계인 것 같다. 중식은 내가 사장이지만 주방은 전적으로 주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굉장한 기술직이다.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는 것이 전제다.

    주방의 권한은 전적으로 존중해주고 대신 그것을 어떻게 배열하고 배치하고 서빙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믿음이 없는데 어떻게 발전이 있을 수 있겠나? 서로서로 인정하고 믿고 일하면 시너지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쉬림프 타코 위드 망고살사. 중식당 청과 함게 멕시코 음식점인 토마틸로를 공동운영하고 있는 유성호 대표.

     


    ■ 멕시코 음식인 타코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너무 자신감이 지나친 건 아닌가?

    외식업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첫 모델은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그런데 중식당인 청으로는 내가 가맹점에 제공해 줄 수 있는 혜택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멕시칸 요리를 선택했다. 멕시코 음식 요리는 내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요리이기도 했고 국내에서 먹을 만한 곳이 없기도 했다. 게다가 사촌 동생이 멕시칸 음식의 전문가였다. 그래서 공동으로 창업하게 된 것이다.

    멕시칸 음식의 장점은 일단 우리나라에서 뜨고 있는 식당이기에 어디든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레시피가 비교적 간단해서 가맹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멕시칸 음식은 프랜차이즈 모델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토마틸로를 창업했다.

    ■ 주변에 장사를 하겠다는 사람에게 조언을 하나 해준다면?

    아무리 꼼꼼하게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컨설턴트였지만 그때 일하는 것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 그만큼 외식업이 노동의 강도가 심한 직업이다. 그뿐인가? 상권에 원가율에 각종행사에 예측할 수 없게 뒤바뀌는 것이 외식업이다. 그런 외식업을 시작하는데 막연히 자신감만으론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꼼꼼하게 모든 것을 살피고 헤아려서 창업을 해도 늦지 않다.

    청의 유성호 대표. 그는 이제 자기 사업을 확실하게 구축한 전문 경영인이 되었다.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의 평가

    청은 손님에게 코스요리 주문 시 예산을 물어본다. 이는 틀에 박힌 코스요리가 아니라 고객에게 예산에 맞춰서 코스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는 것은 엄청난 정성과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청의 유성호 대표는 초밥집의 ‘오마카세’를 중식에 적용하고 있다.

    고객이 의심할 수도 있지만 예산에 맞는 코스를 짜준다는 것은 손님에게 이득이 되면 되지 실이 되진 않는다. 오너 입장에서는 손님에게 더 남기고 덜 남기고가 아니라 만족의 문제로 접근해야 되기 때문에 그 순간 배려이고 정성이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유성호 대표는 무섭도록 고객을 파악하는 경영자이다.

    한국형 장사의 신 취재진이 전하는 '청'의 성공 비법

    잘 모르는 사람이 강연을 할 때는 어렵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 뭔가 있어 보이니까. 음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 요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퓨전이다, 한국식이다 뭐다 현혹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청은 아니다. 일단 중식은 짜장면과 탕수육이란 기본을 확실하게 만들어 두고 손님에게 단도직입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접근한다. 권모술수로 이득을 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배제한 것. 이것을 무기로 동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단골을 만드는 것이 청의 성공 비법이다.

    새우 가지와 소고기 두부 볶음.

     


    청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24 리플레이스 D동 2층

    진행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취재 – CBS 스마트뉴스팀 김기현 PD, 박기묵 기자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

    {RELNEWS:right}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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