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호(雅號)는 이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성명학에서는 아호가 사주나 본명의 부족한 운을 보완하고 강화시켜 성공의 길로 향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 가운데는 이름 만큼이나 아호가 널리 알려진 경우가 드물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後廣), 김영삼 전 대통령의 거산(巨山)이 그렇고, 운정(雲庭)김종필이나 허주(虛舟)김윤환, 죽산(竹山)조봉암도 같은 경우로 볼 수 있다.
''일송'' 이명박 서울시장, 새 아호 ''청계'' 사용최근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한학자가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청계(淸溪)"란 아호를 지어 줬다고 한다. 물론 이 시장의 작명요청은 없었다. ''일송''이란 아호를 사용하던 이시장으로서는 이 아호를 쓸지 말지가 고민이었다. 결국 공식적으로 청계란 아호를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가 마지막 모임을 가진 26일, 김정배 시민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명박 시장에게 청계를 아호로 쓸 것을 권유했다. 주위에 있던 다른 시민위원들도 박수로 권유에 동참했다.
이명박 시장은 그 자리에서 "일전에 유명한 한학자가 호를(청계) 지어 갖고 왔지만, 그동안 맑은 물이 흐르지 않아 못 썼는데, 이제는 (복원이 끝나)맑은 물도 흐르고 여러분도 권유하니 청계를 호로 쓰겠다"고 밝혔다. 청계천과의 인연이 하나 더 보태진 셈이 됐다.
청계천변서 평화시장 청소부, 청계 고가도로 건설, 청계천 복원 등 연과 깊어
청계천변의 평화시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면서 학비를 벌었고, 청계 고가도로를 건설했고, 청계천을 복원한데 이어 이름마저 청계로 지었으니 말이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청계천을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물이 모두 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데, 이 하천만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역수(逆水)하는 물기운이므로 한 나라 도읍지의 명당수(明堂水)가 된다.''
사실 이명박 시장은 현대건설에 몸담은 이후 호가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래서, 이 시장의 이름은 잘 알면서도 호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본의 아니게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청계"를 호로 얻게된 이명박 시장이 성명학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부족한 운을 보완받게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CBS사회부 이재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