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주연의 SBS 새 수목드라마 ''''햇빛 쏟아지다''''가 11일 오후 9시55분 첫방송된다. 작위적인 설정이라는 비난속에서도 시청률이 높았던 ''''천국의 계단''''의 후속작으로 탄탄한 구성보다는 스타성에 의존해온 SBS 수목드라마의 맥락을 잇고 있는 듯이 보인다.
''''햇빛…''''의 스타는 ''''올인''''이후 1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송혜교. ''''가을동화'''' ''''수호천사'''' 등에서 차분하고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송혜교는 이번엔 180도 달라진 억척스런 생활인 연우로 변신한다. 강직한 경찰관이던 아버지는 누명을 쓴 채 죽고,철부지 엄마는 딸보다 불과 10살 많은 춤 선생과 결혼한 후 동생을 낳고 사고로 죽는다. 남겨진 부채와 어린 동생까지 떠맡게된 스물 다섯살 연우는 지하철에서 불법으로 고무장갑 등을 팔며 근근히 살아간다. 그야말로 고단하기 이를데 없는 팍팍한 삶을 자력갱생의 의지로 헤쳐나가는 ''''캔디''''형 캐릭터다.
캔디가 있으니 테리우스와 안소니(혹은 알버트 아저씨)가 빠질 수 없다. 귀공자형 반항아 테리우스는 조현재가 맡은 은섭. 프랑스 유학파인 부잣집 아들로 지하철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연우를 우연한 기회에 도와주게 되면서 점점 연우의 매력에 끌리게 된다. 또 한명의 남자는 류승범이 맡은 민호로 연우를 짝사랑하는 오랜 친구인 교통경찰관이다. 그동안 송혜교의 상대역으로 원빈 송승헌 이병헌 등 꽃미남이 나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캐릭터가 강조된 류승범이 캐스팅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종혁PD는 ''''건들건들한 이미지에 한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만한 저돌적인 열정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류승범이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햇빛…''''는 멜로나 미니시리즈에서 익히 보아온 낯익은 코드 또한 가지고 있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삼각관계에 부모 대의 악연이 끼어든다. 연우 아버지를 모함해 죽음에 이르게 만든 사람이 바로 은섭의 아버지(송재호)인 것. 사랑하는 남자의 아버지가 자기 아버지의 원수라는 설정이다. 그러니 드라마를 많이 보아왔던 시청자라면 다음 이야기는 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우가 은섭을 선택할지,자신에게 헌신적인 머슴형의 민호를 선택할지만 남은 셈이다. ''''햇빛 쏟아지다''''가 스타에 의존하는 뻔한 드라마 혹은 작품성까지 갖춘 호평받는 드라마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한승주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