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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저 그림, 내 인생을 보는 것 같네"



공연/전시

    박범신, "저 그림, 내 인생을 보는 것 같네"

    <박범신과 안종연의 만남전>, 학고재 갤러리 2.3-2.28

    박범신 안종연

     

    "내 인생이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
    젊은 날의 나도 있고
    늙어가는 나도 있고
    이런 꿈을 꾸고 있는 나
    또 저런 꿈을 꾸고 있는 나
    꿈 속에 있는 나도 있고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오고 변화해가고
    또 망가지고 또 새로 생성되고
    그런 나들이, 수없는 나들이 여기 들어있는 느낌."


    {AOD:1}소설가 박범신씨는 자신의 소설이 미술작품으로 표현된 한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박씨가 화가에게 제목을 제안하여 ''박범신씨''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에폭시 소재에 남여 나신의 실루엣을 다양하게 겹쳐 시간속에 주름 잡힌 인간내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소설가 박범신의 소설작품을 미술작품으로 표현한 전시회가 열린다.70여권의 소설을 써온 소설가 박범신씨의 작품 가운데,''시간의 주름'',''고산자''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여성 화가 안종연씨는 박씨의 소설에서 ''시간과 우주''에 대한 영감을 받아 평면과 입체 영상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했다.소설가 박범신이 시간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하는 모든 존재들에게 글로써 헌사를 바쳤다면, 화가 안종연은 이를 미술작품으로 시각화했다.

    안종연

     

    나무의 결을 이용해 인두로 지져서 그린 풍경화는 고산자 김정호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우주를 상징하는 맑고 영롱한 원구모양의 수 많은 유리구슬이 설치되어, 그 안의 빛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명상의 세계에 빠져든다.

    -박범신 화가는 자신의 소설이 안종연씨의 그림으로 표현된 것에 대해 어떤 느낌인가?

    =(박범신)굉장히 당찬 여자분 같아요. 그림이라는 게 액자 안에 들어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액자를 뛰쳐나오려고 하는 욕망이 아주 강한 화가여서 제 소설 ''시간의 주름''의 주제가 액자 밖으로 흘러나가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을 표현하는데 매우 적절한 분이었다고 느꼈어요.그리고 소재가 다양하고 반경이 넓었어요.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제 소설이 묘사 중심이고 명상적이고 그래서 그림과 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죠. 그림의 문장이나 활자의 문장이나 뭐 같은 태생이니까. 충분하게 같은 원형으로서 나온다고 보는데, 우리가 80년대에 강력한 장르주의 시절을 겪었어요.90년대 중반 넘어서는 장르를 넘어서는실험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이번 전시가) 굉장이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봐요.

    안종연

     

    -두분이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안종연) 보통 작업할 때 저 혼자 시장보고 요리하고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서로 의논하면서 작업을 했다는 것. 이 점이 가장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쉬웠어요 풀어나가기가. 박선생님은 소설에서 생성과 소멸을 주로 다루고 있어요. 저는 이 시간의 흐름을 만화경으로 해석하겠다고 박선생님께 말씀드렸지요. 인간의 생명 자체가 빛이니까, 빛으로 표현하겠다고 했죠. 빛은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고, 매순간 바뀌니까. 박선생님도 끝없이 소설에서 그 점을 말씀하고 있고, 저는 그 에센스만 찾아냈어요.

    (박범신)저의 소설 ''고산자''는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의 얘깁니다.그분이 극단의 고통을 겪고 마포나루에서 떠나는 장면이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인데, 그 때 김정호는 ''이제부터 시간의 지도, 바람의 지도를 그리겠다''고 해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시간의 주름''으로 하자고 했는데, 오늘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아!고산자가 꿈을 이뤘네, 그런 느낌. 고산자가 시간의 지도, 바람의 지도를 그린다더니 여기에 시간의 지도, 바람의 지도가 그려져 있다''는 느낌이었구요. 시간, 주름이라고 하는 것을 굉장히 다양한 방식을 통해 안선생님이 줄기차게 해석해왔다고 느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겁습니다. 새로운 경험이고, 내가 그림속에 들어가 있는 같아요. 아까 저 안에 입체적으로 보이는 약간 깡마른 남자의 그림이하나 있어요. 다양한 이미지로 그렸거든요. 안선생님 보고 저 그림의 제목을 ''박범신''이라고 붙여주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허락을 해주셔가지고,제 이름의 그림이 한 점 있게 됩니다.저는 시간의 주름속으로 갇혀 있는 제 자화상을 저 그림에서 느꼈어요.

    안종연

     

    전시기간:2월 3일-2월 28일(설 연휴 휴관)
    장소:학고재 전관출품작:안종연의 설치 및 영상 60여점문의:02-720-1524~6
    주최:대산문화재단, 학고재
    기획:사단법인 문학사랑, 학고재
    후원:교보문고

    사진제공:학고재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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