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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주미대사 거취는 어떻게 되나?



미국/중남미

    홍석현 주미대사 거취는 어떻게 되나?

    • 2005-07-23 11:56

    청와대, 한미관계·6자회담 재개문제 걸려 경질 쉽지 않을 듯…후임자도 마땅치 않아

     


    홍석현 주미대사의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홍 대사는 22일(미국시간) MBC의 홍대사와 관련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집중 보도에도 불구하고 말문을 닫았다.

    겨우 오수동 공보 공사를 통해 조만간 X-파일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정도의 발언만 했다.

    오수동 주미대사관의 공보 공사는 이날 특파원들에게 "홍 대사가 X-파일 문제로 많은 고심을 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내에 설명할 기회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오수동 공사는 "홍 대사가 다음주쯤에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로선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뭔가 설명할 게 있다고 생각하지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오 공사는 "현재로선 홍 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은 아닐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현 대사는 이날도 정무공사 등으로부터 6자회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미국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으나 표정만은 밝지 않았다.

    평소에 특파원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의견을 개진하던 예전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신상 문제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홍대사는 21일 "여기 올때도 내 뜻대로 온게 아니며 앞으로도 큰 흐름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일단 물이 흐르는대로 내버려뒀다가 자신이 사퇴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 들면 미련없이 떠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주미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홍 대사는 마음을 비운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홍 대사가 마음대로 훌쩍 떠나기도 쉽지않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주미 대사가 아니고 장.차관이면 본인이 사표를 던져버리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주미 대사란 자리는 사직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물러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것이 홍석현 대사는 이제 5개월도 제대로 안돼 우리 정부가 한-미관계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않을 수 없는 처지다.

    "만약 홍 대사가 여기서 중도하차한다면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신임장(3월 6일)제청까지 한 주미대사를 5개월도 안돼 바꿔버리냐''는 일종의 미국 경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 외교관계자는 말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한미 관계가 썩 좋은 것도 아니고 홍 대사가 부임한 이후 정상화를 되찾아가는 상황에서 국내 정국과 본인의 잘못으로 인해 퇴임한다면 국익측면으로 봐선 분명 손해"라고 말했다.

    특히 다음주부터 북핵 6자회담이 1년 1개월만에 베이징에서 열리게 돼있다.

    6자회담 과정에서 파생할 북핵 협상 의제들을 놓고 미국과 협상하거나 논의해야할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주미 대사라는 최일선 외교 지휘관이 몇달간(아그레망과 신임장 제청 절차 등) 공석이 될 경우 그 파장은 홍 대사 개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국익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견해다.

    홍 대사를 교체시키려면 청와대가 홍 대사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난 뒤 홍 대사가 스스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야 하는데 청와대가 홍 대사에게 퇴진의 ''사인''을 보내기는 쉬우나 후임 주미 대사를 찾기가 쉽지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주미 대사는 중량감이 있고 영어에 능통하며 친미 성향의 인물이어야하는데 홍 대사만한 인물이 선뜻 떠오르지않는다는 것이 청와대의 고민일것이라"고 이 외교관은 예상했다.

    홍 대사를 대체할만한 인물로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나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등을 거론할 수 있으나 그들의 기용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청와대가 일단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홍 대사를 보호할 수 있을때까지 보호하지않을까 여겨진다.

    더우기 노무현 대통령이 대사직이 싫다던 홍석현 중앙일보 당시 회장을 주미 대사에 앉혔다가 보호해주지도 못하고 불법 도청에 의한 X-파일 파문으로 훌쩍 바꿔버리면 결국 홍 대사측은 노 대통령에게 이용당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여권 핵심부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사태 추이를 더 지켜보자"고 말했을 것이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에 대한 여론이 비등할 뿐만아니라 야당의 해임 건의안을 물리치고 국방 개혁을 명분으로 자리를 지켜준 바 있다.

    그래서 홍석현 대사의 거취 문제는 미국이라는 변수와 북핵 6자회담, 그리고 국내 정치 변수, 가장 중요한 여론의 동향 등에다가 청와대의 ''심모원려''까지 작용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CBS 김진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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