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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반'' 부울고속도로 폭주족 전국서 모인다



부산

    ''아우토반'' 부울고속도로 폭주족 전국서 모인다

    직선화구간에 전국구 인기…지난 1일 밤 70여대 모여들어 무법 레이싱 펼치려다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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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 부산울산고속도로에서 아찔한 과속 경쟁이 펼쳐질 뻔한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일 밤 11시께 부산 기장군 기장체육관 앞. 한적한 체육관 앞 도로에 한껏 광택을 낸 외제차량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났다. 30분쯤 지나자 내로라하는 유명 외제차들과 국내 스포츠카 70여 대가 몰려들었다. 일부 SUV나 승용차도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최신 모델의 외제차들이 일렬로 늘어섰다. 운전자들 대부분은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로 이들은 서로 차를 구경하며 한껏 들떠 있었다.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유명 외제차들이 모인 이유는 부울고속도로에서 자동차 레이싱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기장체육관 인근에 부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일광IC가 있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로, 구경을 위해 찾아온 동호인들까지 합하면 80여 명이 집결했다.

    어느 정도 차량이 모였다 싶은 순간, 부산경찰청과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들이 이들을 막아섰다. 자동차 동호인들이 고속도로에서 레이싱을 펼칠 것이란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순찰차와 단속인원 50여 명을 동원해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비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경찰의 출현에 이들은 우왕좌왕했다. 구경나온 동호인 일부는 서둘러 자리를 떴으며 혈기왕성한 20대들은 불법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왜 경찰이 나서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또 일부 차량은 2차 집결지로 알려진 기장군 월광휴게소로 달아나기도 했다. 경찰과 동호인들의 숨바꼭질은 2일 새벽 2시께 이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끝났다.

    경찰 관계자는 "부울고속도로에서 외제차들이 종종 과속 경쟁을 벌이긴 했지만 이처럼 집단으로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하마터면 부울고속도로가 무법천지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

    한밤중 소동으로 끝났지만 이번 사례를 계기로 부울고속도로에 또다시 폭주족들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개통한 부울고속도로(길이 47.2㎞·왕복 6차로)는 통행량이 많지 않은 데다 도로 전 구간이 직선으로 설계되어 있어 ''폭주족의 아우토반''으로 불려왔다.

    경찰은 폭주족 단속을 위해 고정식 과속감시카메라 3대를 설치하고, 고속도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하루 평균 과속차량 단속 건수만 20여 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과속 차량을 추격하는 것이 쉽지 않아 감시카메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산경찰청 교통안전계 박재구 계장은 "이날 적발된 차량을 대상으로 고속도로에서 레이싱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계도문을 보내는 한편, 계속해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국제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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