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 토론회. 연합뉴스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4·10 총선 참패와 관련해 "자정 기능이 마비됐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여의도연구원 노조는 26일 성명에서 "여의도연구원 내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모순이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노조는 "여의도연구원 연구지원 행정부서 인원(5명)이 정책부서(4명)보다 많다. 꼬리가 몸통을 치는 꼴"이라며 "정책실 인원 중 박사 학위 소지자는 1명뿐으로, 싱크탱크라고 하기엔 정말 초라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욱 뜨악한 사실은 현재 여의도연구원 연구진 중 경제 전공자가 단 한명도 없다는 점"이라며 "당 안팎에서 여의도연구원 정책 기능 강화 논의가 나오는 것은 반갑기도 하지만, 내부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로 다가온다"고 했다.
노조는 여의도연구원이 구조적으로 중장기 정책과제가 아닌 현안 대응에만 몰두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노조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당 최고위원회의에 배석하는데, 당 대표의 숙제를 받아오거나 본인의 정치적 어필을 위해 당장 눈앞의 현실만 다루는 초단기 현안 과제에 집중한다"며 "싱크탱크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 패배에서 드러났듯 20·30세대, 40·50세대 등 세대별 집중 연구가 필요하다"며 "여의도연구원 정상화의 중요한 부분은 국가 중장기 과제 연구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여의도연구원 내 상급자의 갑질, 폭언 등의 사건이 벌어져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여의도연구원이 지난 총선 과정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전날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총선평가 토론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토론회에서 "선거 기간 여의도연구원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언론기관의 여론조사나 전문가 평가 말고,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원이 총선 판세 분석 결과를 후보들에게 제대로 공유해주지 않았다고 지적, "내부적 상황이 있었겠지만 책임 방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