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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의대 교수들 오늘 정기휴진 논의…'주 1회 셧다운' 확산 주목



보건/의료

    20개 의대 교수들 오늘 정기휴진 논의…'주 1회 셧다운' 확산 주목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26일 온라인 총회…"주70~100시간 근무로 한계"
    30일 하루 휴진 결정한 서울의대…아산병원은 내달 3일 이후 정기휴진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밝힌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진료실 앞에 한 의사가 자필로 쓴 사직서 제출과 심정을 담은 대자보가 붙어있다. 황진환 기자'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밝힌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진료실 앞에 한 의사가 자필로 쓴 사직서 제출과 심정을 담은 대자보가 붙어있다. 황진환 기자
    전공의 이탈 등에 따른 의료공백이 70일 가까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 주요 병원의 교수들이 '주 1회 휴진' 등 정기 휴진 여부를 논의한다.
     
    2월 말 이후 '제자'인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워온 의대 교수들은 잦은 당직과 과로로 인해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호소하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7시 제9차 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주 1회 휴진'으로, 약 1시간 반에 걸친 온라인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의비에는 원광대와 울산대, 인제대, 서울대, 경상대, 한양대, 대구가톨릭대, 연세대, 부산대, 건국대, 제주대, 강원대, 계명대, 건양대, 이화여대, 고려대, 전남대, 을지대, 가톨릭대 등 약 20개 의대와 소속 수련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전의비는 지난 23일 8차 총회를 마친 뒤 25일을 기점으로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교수들의 실제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이후 사직서를 제출해 온 교수들은 민법상 한 달이 경과함에 따라, 사직의 법적 효력이 발생해 병원을 떠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전의비는 또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의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달해 다음 주 휴진을 하기로 했다"며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기존에 예고한 대로 각 병원 상황을 반영해 전의비 차원에서 주 1회 '셧다운'을 실시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미 자체적으로 하루 휴진 또는 정기 휴진을 확정한 곳들도 있다.
     
    수도권 5대 대형병원인 '빅5'에 속한 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금요일인 내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겠다고 의결한 상태다. 비대위는 "장기간 비상의료 상황에서 교수들이 정신적·신체적 한계로 인해 진료, 수술에 있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울산의대 교수들은 어린 자녀를 둔 의사들이 연이은 진료·당직으로 육아에 문제가 생길 정도라며 개별 사직과 별개로 육아휴직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한 울산의대 교수는 "아산병원에서는 최대한 5월 3일 휴진에 동참하려는 분위기"라며 "다들 한계가 왔다. 예약된 진료·검사·수술을 옮기지 못하는 경우엔 상황에 따라 개인별로 휴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교수의) 육아휴직 신청도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방재승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열린 비대위 총회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방재승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열린 비대위 총회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오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개별 시행할 계획이다.
     
    주 1회 휴진을 정례화할지는 내달 출범할 3기 비대위에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날 전의비 총회 결과에 따라 확대 결정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내달 1일 자로 병원을 떠나겠다고 밝힌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정부를 압박할 시간도 없어, 마지막으로 우리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병원장님과 의대 학장님이 사직서 수리를 안 하신다면 무단 결근 등에 따른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을 위해 근무 종료일을 '8월 31일'로 명시해 사직서를 제출한 서울대병원 소아신장분과 강희경 교수 등이 '나쁜 의사'로 매도되는 여론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방 위원장과 동시에 진료 현장을 떠나기로 한 비대위 배우경 언론대응팀장(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사직을 하는 교수들도 환자를 버리기 위해 사직을 하는 게 아니고, 전공의들처럼 단체로 일시에 사직을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남아있는 교수들이 진료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의료공백으로 인해 많은 불안감을 겪고 계실 환자분과 보호자 분들, 또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음에 대해 우울증과 분노를 느끼고 계실 국민 여러분께는 당사자로서 죄송할 뿐"이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의 장범섭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도 자신의 진료실 문 앞에 "참된 의사를 교육하는 병원의 교수로 있다는 것에 큰 회의감과 무기력함을 느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대학병원에는 아무도 남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은 대자보를 게시했다.
     
    전의비와 별도로 40개 의대가 소속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지난 22일 총회에서 각 병원에 상황에 맞게 매주 하루씩 휴진하기로 '진료 축소' 의견을 모았다.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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