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하남석 (서울시립대 교수), 홍명교 (동아시아 연구활동가)
◇ 김종대> AI 스피커가 노인의 생명을 구하고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가 코앞입니다. 이런 엄청난 기술 발전은 과연 인간을 빛나게만 할까요? 우리가 채 못 보고 있는 그림자는 없을까요. 그 점을 짚어보려고 마련한 코너. 디지털 별곡.
오늘 첫 시간에 특히 눈부신 기술 발전을 보이고 있는 중국 사회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님, 홍명교 동아시아 연구활동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하남석> 안녕하세요.
◆ 홍명교> 안녕하세요.
◇ 김종대> 오늘 이제 첫만남이십니다. 저는 가슴이 설렙니다. 우리 하 교수님, 중국어문화학과시니까 당연히 중국 전문가이실 텐데요. 그런데 홍명교 동아시아 연구활동가. 조금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홍명교> 저는 사회운동 활동을 하다가 한국에 갇혀 있지 말고 그러니까 좀 더 넓혀서 동아시아 문제 안에서 뭔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 재작년에 중국활동가들이랑 연대를 많이 했고요. 작년에는 홍콩 항쟁 있을 때. 홍콩...
◇ 김종대> 홍콩 항쟁. 그러면 동아시아 전체를 활동 무대로 삼는, 요즘 어떤 새로운 청년 운동의 새로운 기원을 열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 김종대> 우리 하 교수님, 지금 중국의 디지털 기술 이건 미국도 굉장히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죠? 어느 수준이길래 그런 겁니까?
◆ 하남석> 저도 뭐 군사적 기술이나 이런 것보다도 우리 청취자들이 느낄 수 있게 일상생활에서 저희가 만나는 이런 것부터 말씀을 드리면 이미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중국은 핀테크에서는 거의 세계 최대의 규모나 방향을 자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한테도 이미 몇 해 전부터 많이 알려졌지만 노점상들이 이렇게 옆에 QR코드 걸어놓고 있고. 거지들이 이렇게 목에 QR코드를 걸고 구걸을 하기도 하고요. 실제로 제가 1년에 한 2번 정도 우리 학생들 데리고 단기연수나 인솔도 갔다 오고 중국에 학회나 이렇게 출장을 갔다 올 일이 있는데요.
저는 이미 오래 전에 중국에서 공부하고 왔다 보니까 요즘 기술에는 밝지 못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제 스마트폰에는 중국의 앱들이 많이 안 깔려 있다 보니까 심지어 밥도 못 먹고, 학교에서. 아니면 택시도 못 잡고 고생했던 기억이 많습니다.
◇ 김종대> 현금 내면 받지도 않죠?
◆ 하남석> 현금 내면 아예 받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학교 식당에서 옆에 있는 학생에게 제가 현금을 주고 그 학생에게 결제를 해 줘서 대신 밥을 먹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 김종대> 그 정도입니까? 하긴 상해 갔더니 교민들이 서울은 불편해서 못 가겠다 그러대요. 중국 생활이 너무 편해서.
◆ 하남석> 심지어 중국에서 저희 학교에서 모셔서 오신 선생님이 계셨는데 아예 현금을 들고 오지 않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제 대신 돈을 빌려드렸던. 아예 환전도 안 하고 오십니다. 한국에서도 당연히 자기들처럼 이렇게 핀테크로 다 결제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 거죠.
◇ 김종대> 우리는 이제 시작 단계죠.
◆ 하남석> 맞습니다.
◇ 김종대> 그렇게 앞서 나갔다니 참으로 놀라운데요. 그런 어떤 결제시스템 말고 또 가장 먼저 외부에서 알려진 게 안면인식기술이 중국이 뛰어나다, 문제도 된다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요.
◆ 하남석> 네. 실제 좀 이렇게 많이 한국에서도 한 2년 전쯤에 기사 나왔는데요. 장학우라는 장쉐여우라고 가수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한때 홍콩의 4대 천왕이라고 유명했던 배우였죠.
가수고 이제 그런데 이분의 중국의 난창시에서 열렸던 콘서트에서 심지어 이제 3~4만 명 되는 관객들이 들어오는데 이 사람들 안면인식으로 들어오게 입장하게 했는데 범죄자를 몇 명 잡아냈습니다.
◇ 김종대> 그 3만 명 중에서?
◆ 하남석> 지명수배자를 안면인식을 통해서 잡아내버렸습니다.
◆ 홍명교> 그런 것도 있고 십몇 년 만에 잃어버린 고아를 찾은 경우도 있고.
◇ 김종대> 그건 어떻게 찾아요?
◆ 홍명교> 아주 어렸을 때 사진인데 유추 머신러닝을 통해서 어른이 되면 어떤 얼굴일지 유추를 해서 그걸 찾아냈다고 하더라고요.
◇ 김종대> 가족이 다시 상봉 했겠네요.
◆ 홍명교> 네.
◇ 김종대> 잃어버린 고아를 찾았다.
◆ 홍명교> 그런 순기능이 있죠.
◇ 김종대>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범죄자 찾고 고아 찾고 이런 거야 좋죠. 얼마든지 우리 환영할 만한데 그 대신 감시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감시 기술이 전제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잖아요.
◆ 홍명교> 맞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면도 있을 거 아닙니까?
◆ 홍명교> 가령 제가 재작년에 베이징에 있었는데 재작년 같은 경우만 해도 베이징대학교 들어갈 때 교문에서 그냥 경비를 거치면 들어갈 수 있는 식이었는데 그게 이제 작년이 되면서 학교 캠퍼스 안에 무조건 얼굴을 찍어야지 들어갈 수 있다든지 뭔가 이런 식으로 전면화가 되고 있고요.
또 심지어 이제 우리나라 이제 초등학교 소학교 그 학생들이 등교할 때도 얼굴 찍고 들어간다든지 이런 식으로 전면화가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종대> 어디에 들어갈 때도 그렇지만 길거리를 다닌다든가 또 그 동선, 신분 노출 이런 게 거의 다 되는 거 아닙니까?
◆ 홍명교> 맞습니다.
◆ 하남석> 빅브라더 같은 그런 느낌. 빅브라더가 중국말로 저희가 따거따거 하지 않습니까? 그런 번역이 돼서 그런 재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좀 자유주의 성향을 지니거나 좀 해외에 유학을 갔다거나 이런 거에 좀 거부감을 느끼는 시민들도 일부는 있지만 제가 받는 느낌은 좀 일부 혹은 또 이런 전반적으로는 또 이런 시스템이 자기들한테 약간 안정감을 준다.
범죄자들을 잡아내고 부정부패를 감시할 수 있다거나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에 또 거기에 또 그렇게 큰 불만을 가지지 않은 시민들도 은근히 있구나라는 느낌도 좀 받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대체로 수용된다는 얘기 아닙니까? 반발이 별로 없다 그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CCTV. (사진출처=픽사베이)
◆ 홍명교> 크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이제 예를 들어서 최근에는 광저우나 베이징 그런 대도시의 아파트 단지 같은 데 보면 분리수거하는 데가 있잖아요,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데. 거기도 안면인식 카메라를 다 설치를 한 사례가 되게 많거든요.
◇ 김종대> 왜 거기다 설치를 한 거예요?
◆ 홍명교>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는지를 본다는 거.
◇ 김종대> 그거까지 보겠다?
◆ 홍명교> 무단횡단 하는지 이런 건 당연한 거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제대로 하는지를 일상적으로 본다는 건데 이런 것에 대한 불만이 막 제기되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이제 쳐다보다가 얼마 전 뉴스인데 항저우에서 항저우라고 알리바바가 있는 엄청난 IT 대도시가 있잖아요.
항저우에서 최근에 10월 말에 어떤 법 개정 조례를 발표를 했는데 그 주민 거주지역에서 주택 소유자가 그 주민이 자기 집에 갈 때 단지로 들어가야 되는데 단지에 들어갈 때 입구에서 단지 주민들한테 안면인식을 하게 꼭 반드시 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해야 되는 건 아니다라는 개정 조례를 발표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게 분명히 이제 그 지역에서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니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김종대> 뭔가 어디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것. 이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려고 이러는지 참으로 귀추가 주목이 되는데요. 이렇게 되다 보면 결국은 세계 최악의 감시도시. 또 통제사회 이러면서 어떤 개인의 기본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상위 20개 도시 중에 감시 20개 도시 중에 18개가 중국에 있다 이런 조사결과도 있다죠?
◆ 하남석> 올여름에 주로 이런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요. 그런데 제가 보니까 이 조사했던 업체가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은 아니고 영국의 보안업체인 컴페리텍이라는 곳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공신력이 없다고 얘기하기는 힘들 것 같고요, 또 한편으로는. 중국이 어떤 나라보다도 CCTV를 많이 설치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2019년까지 2억 5000만 개다.
◇ 김종대> 2억 5000만 개?
◆ 하남석> 그리고 2026년까지는 6억 개 정도가 될 것 같다.
◇ 김종대> 6억 개? 거의 인구 1인당 1개에 육박하네요, 그렇게 되면. 2명당 1개 정도.
◆ 하남석> 2명당 하나 정도. 또 농촌 이런 데는 띄엄띄엄 있으니까 진짜 그렇게 보이는데. 이거를 중국은 CCTV도 되게 고성능 CCTV들입니다. 안면인식이 가능한. 그런 CCTV들인데 이걸 국가의 사회 감시나 사회안전프로젝트로 사용을 하는 거죠.
대표적인 게 도시지역에서 이제 CCTV 2000만 대를 활용한 톈왕이라는 천망프로젝트가 있고요. 농촌지역에서는 도로나 이런 데 설치한 CCTV를 농촌의 주민들의 TV나 스마트폰하고 연결시켜서 공안들하고 같이 감시하는 쉐량이라는 그런 프로젝트가 같이 진행이 되는데 재미있는 건 이게 중국 역사랑 연관이 되는데요. 이 톈왕이라는 게 천망이잖습니까, 하늘의 그물. 이게 사실은 도덕경 구절입니다.
◇ 김종대> 도덕경, 노자?
◆ 하남석> 노자에. 중국은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약간 이게 하늘의 그물이 매우 넓어서 어떠한 악인이나 범죄자도 이걸 뚫고 나갈 수 없다 이런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어떤 범죄자도 잡아낸다라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고요. 쉐량이라고 하는 눈처럼 밝다 이런 뜻인데 모택동어록에 이게 있던 말입니다. 마오쩌둥이 한 얘기인데.
◇ 김종대> 눈처럼 밝다.
◆ 하남석> 인민의 눈은 너무 밝아서 눈처럼 밝다 이런 뜻이어서 이게 인민의 눈은 속일 수 없다는 그런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인민도 같이 여기에 참여해서 무언가를 감시하는. 그래서 저희가 받는 어떤 공포심보다도 약간 중국 사람들은 약간 자기들의 어떤 전통하고 연결을 지어서 조금 뭔가 우리가 같이 범죄자를 잡는다거나 이런 느낌을 주는 뉘앙스도 가지고 있죠.
◇ 김종대> 그게 공포와 두려움으로 희석시킨다는 말씀이네요.
◆ 하남석> 그런 느낌이 좀 있습니다. 혹은 그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를 시킨다는 거죠.
◇ 김종대> 그러니까 만인이 만인을 감시하는. 이게 어떻게 이렇게 의미 부여가 되는지 참으로 신기한 일이네요. 이번 홍콩시위 때 보면 반중시위하는 시민단체 사람들. 중국의 디지털 감시가 아주 심했다죠?
◆ 홍명교> 엄청나게. 2014년에 우산운동이 있었잖아요.
18일 완차이 지하철역 부근에서 센트럴 방연으로 행진하고 있는 송환법 반대 시위대(사진=김중호 특파원) 11
◇ 김종대> 우산운동.
◆ 홍명교> 그 이후에 홍콩 시내에도 이제 이런 HD급, UHD급 HD를 넘어서는 UHD급 카메라들이 엄청나게 늘어났거든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홍명교> 몇만 개, 5만 개 이상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그런 카메라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는 아주 흔한 건데 잡으면 중앙통제실에서 딱 1초 만에 이 사람 이름이 뭐고 안경을 꼈고 심지어는 신용점수가 몇 점이고 이런 것까지 다 나오는 카메라인데 이런 걸 홍콩에 설치를 했으니까 시위가 벌어졌을 때 작년 6월에 시민들이 이런 거에 대해서 바로 반발을 한 거죠.
6월 9일날 100만 명 이상이 모였을 때 강한 경우 스프레이를 들고 다니면서 카메라 이제 렌즈 다 뿌리고 검정색으로 뿌리고 테이프로 붙이기도 하고 어떤 건 부셔버리기도 하고 또 심지어는 한 10명, 20명씩 모여다니면서 스마트 가로등 있잖아요. 거기 이제 카메라도 있고 이것저것 다 달려 있는데 그런 걸 다 넘어뜨리기도 하고 그런 수준까지 홍콩시민들은 강하게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결국 디지털 권력에 대한 어떤 저항으로도 발전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시민들이 티셔츠에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입고 나가면 그 인공지능이 어느 게 진짜 얼굴인지 구별 못 해서 속여버린다 이런 전술도 등장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진짜 얼굴하고 그려진 얼굴하고 뭐가 진짜인지 의외로 또 모르는 사각지대를 찾아냈다, 이래서 피해 간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 그리고 이런 어떤 카메라 말고 어떤 다른 수단, SNS라든지 여러 가지의 어떤 감시 수단들이 또 있을 것 같은데.
◆ 홍명교> 이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경찰들이 채증을 하잖아요.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그래서 채증을 방해하기 위해서 레이저포인터를 들고 다니면서 카메라에다가 막 쏘는 거죠. 얼굴 인식이 안 되도록 하려고. 이것 자체가 경찰의 눈을 손상하거나 이렇게 할 수는 없는데 적어도 이제 자기 얼굴이 찍히거나 이런 걸 방해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작년 홍콩시위 특징이 야간에 보면 엄청나게 스펙타클하게 막 레이저들이 막 오고가거든요. SF 영화처럼 그런데 그런 풍경들이 그래서 연출됐던 것 같고요. 그래서 경찰도 어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생이 레이저포인터 들고 다녔다, 가방에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체포를 하기도 하고 그런 경우가 되게 빈번했습니다.
◇ 김종대> 해킹에 의한 감시 사례는 있습니까?
◆ 홍명교> 홍콩시민들 같은 경우에는 원래 와츠앱을 많이 사용을 했는데요. 그 와츠앱이 감시, 그러니까 보안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이 많이 있었어서.
◇ 김종대> 와츠앱이 어떤 거죠?
◆ 홍명교> 페이스북에서 소유하고 있는 SNS같은 건데 그걸로 전화도 하고.
◇ 김종대> 페이스북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 홍명교> 비슷한데 약간 우리나라의 카카오톡 같은 거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고요. 그래서 텔레그램으로 다 옮겨간 거죠. 그래서 시위를 기획을 해도 홍콩에서 많이 쓰는 LIHKG(연등·連登)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 LIHKG(연등·連登)이랑 텔레그램은 자기 인증을 안 해도 되거든요. 자기 핸드폰번호나 이런 걸 가지고 인증을 안 해도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들어가서 이제 시위 기획도 하고 거기서 사람들도 모으고 익명으로 뭐든지 그런 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 김종대> 이럴 때 제가 궁금해지는 게 그렇게 감시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삶의 질이 어떻게 달라질까. 뭔가 좀 다 보고 있다. 내 사생활은 없다. 어디선가 다 샌다. 이런 느낌이 든다는 게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 하남석> 일단 자기 SNS도 함부로 못합니다. 저희도 사실은 약간 SNS 하면 약간 자기검열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이제 이 자기가 어디 좋아요를 눌렀다거나 시위 영상이라든가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자기 의견을 남겼다는 이유로 예를 들어서 실제로 정부에서 탄압을 한 건 아니지만 케세이퍼시픽 항공사에서 스튜어디스 1명을 해고한 적이 있어요. 물론 자기들은 이것 때문에 해고했다고는 하지 않지만. 실제로 이런 것들이 의심이 되는 거죠.
◆ 홍명교> 좋아요 누른 걸로.
◇ 김종대> 좋아요 눌렀다고? 무섭네. 좋아요도 못 누르면 이거는 저는 삶의 질이 굉장히 추락할 수도 있는 어떤 우리 삶의 깊은 그림자 아니냐.
◆ 홍명교> 제가 작년에 홍콩에서 만난 어떤 대학생은 지하철을 안 탄다 그러더라고요, 아예. 여러 홍콩 항쟁에서 있었던 여러 일도 있었지만 거기 지하철 들어가려면 카드로 찍고 들어가야 되잖아요. 이게 다 족적이 남잖아요.
디지털 발자국이라고 하는데 그런 디지털 발자국이 남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너무 심해져서 지하철을 타지 않고 이제 예를 들어 스타페리호 같은 유람선 동전만 내면역 탈 수 있는 그런 것만 탄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는 시민들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 하남석> 시위 현장에서 그런 장면들이 많이 한국에도 방영됐던 것 같습니다. 시위대들이 그 지하철역에서 카드를 찍지 않고 전부 다 줄 서서 현금으로 표를 산 다음에 타느라고 아주 몰려 있는 그런 장면들.
◇ 김종대> 뭐 또 다른 어떤 부작용이 막 속출하네요. 우리가 디지털 하면 우리 어떤 자유를 확산시키고 우리의 어떤 개인의 인격을 해방시키는 아주 긍정적인 기재로 지금까지는 생각해 왔단 말이죠. 그런데 정반대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지금 보여주고 있는 걸로 봐도 되는 건가요?
◆ 하남석> 네. 마치 저는 가끔 영화 매트릭스 같다는 느낌도 가끔 받았습니다, 작년 홍콩시위를 보면서.
◇ 김종대> 그러시군요. 문제는 이런 어떤 감시의 능력이라는 건 결국 기술 발전에 토대를 두고 있을 겁니다. 기술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디지털 기술 발전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인가.
◆ 하남석> 일반적으로 저희가 현실사회주의국가라고 하지 않습니까? 예전에 소련이나 동독이라든가 이런 나라들. 지금은 다 역사 속으로 지나갔습니다마는. 거기서는 주로 이공계 출신들이 테크노크라트라고 기술 관료들이 굉장히 계획경제시스템이니까 우대를 받았는데 중국의 역사는 좀 독특합니다.
사실 마오쩌둥은 이러한 일반적인 기술 관료들보다는 인민들의 힘, 일반 노동자나 농민들의 어떤 이러한 자생적인 능력들이 완전히 개발되는 걸 더 중시했고요. 전문가들이 전문가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특혜를 받는 것들은 이건 평등에 어긋난다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마오쩌둥 시기에는 기술자들보다도 일반 노동자, 농민들이 많이 좀 더.
◇ 김종대> 하방시켜서. 너 돼지우리 가서 근무해. 그다음에 덩샤오핑 너 수력발전소 가서 근무해. 그래서 18년. 이런 시절 아니었나요?
◆ 하남석>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개혁 개방을 하면서 덩샤오핑은 4개의 현대화라고 얘기해서.
◇ 김종대> 4개의 현대화.
◆ 하남석> 그래서 농업, 공업, 국방, 과학기술. 네 가지를 현대화해서 우리가 나름대로 강대국이 되어야 된다 이런 것들을 주장하기 시작했고요. 이때부터 좀 기술자들, 전문가들에 대한 처우도 많이 개선이 되고 실제로 그 뒤에 90년대, 2000년대의 중국의 최고 지도부들은 이공계 출신이 많았습니다. 장쩌민도 그랬고 후진타오도 그랬고.
◇ 김종대> 그분들 다 이공계예요?
◆ 하남석> 네. 이공계 출신들이고. 또 재미있는 건 이분들에 관련된 것들이 전기 쪽을 많이 했고요. 수리공정과라고 해서 댐을 관리하는. 그런데 이게 좀 역사를 보면 저희가 재미있는 게 중국이 고대에도 치수사업을 잘해야 최고 지도자가 되지 않습니까?
◇ 김종대> 그렇죠. 그게 권력의 탄생 아니었습니까?
◆ 하남석> 네네네. 그런데 게 연결되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그러니까 중국식 실용주의는 일찍부터 있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고 오히려 마오쩌둥 시절이 좀 예외적인 시기 아니었나. 그때만 좀 공백이 발생했던 이런 느낌까지 듭니다. 그런데 지금 양상은 막 스마트폰을 기본으로 해서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 확산으로 그 양상이 전개되고 있거든요. 이렇게 확 달라진. 뭐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얘기되는 이러한 현상들은 언제부터 본격화된 것이죠?
◆ 홍명교> 공급사슬에서 중국이 세계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라는 게 과거에는 하청을 맡기면 중국에 있는 하청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식이었던 거잖아요. 그리고 2010년대 정도까지만 해도 계속 그랬던 건데 그거를 극복을 못하면 중국의 낙후한 제조업이나 이런 것들이 여기서 이제 미국을 넘어설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중국이 앞으로는 점점 성장률도 떨어지고 경제위기도 올 텐데 그걸 극복하려면 기술을 끌어올려서, 사슬에서 좀 위로 올라가야 된다는 판단 때문에 중국 제조 2025라고 10년 단위로 3단계로 이제 그걸 집중적으로 해서 IT랑 제조업을 연결시켜서 발전시키는.
◇ 김종대> 부흥시킨다, 소위 ICT. 아니, 그런데 이건 정말 제가 정말 제가 궁금한 건데. 제가 중국에 가서 세미나를 하다 보면 이 사람들 굉장히 자신만만해하더라고요. 시간은 우리 편이야. 5G 시대 미국 어림도 없어. 그거는 우리가 확실히 먹는 거야. 뭐 이런 어떤 자신감들이 굉장히 강해요. 그래서 실제로 근거가 있는 자신감이냐. 이게 굉장히 궁금해요.
화웨이 로고. 황진환기자
◆ 홍명교> 확실히 5G는 화웨이가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제일 뛰어나다는.
◇ 김종대> 제일 뛰어나다.
◆ 홍명교> 전반적으로 인식하는 게 그렇고. 안면인식기술도 얼마 전에 안면인식기술기업들 중에 순위를 매긴 게 있었는데, 미국 언론에서. 거의 1위부터 5위까지를 다 중국 기업이 먹었어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홍명교> 네. 센스타임이나 그런 기업들이 다 1위부터 5위까지 쫙 차지해서 그 정도로 이제 안면인식기술은 중국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IBM 같은 경우에도 하려고 하다가 약간 포기하는 과정으로 가고 있는 것 같고.
◇ 김종대> 그러니까 안면인식이나 왜 자율주행차나 이런 기술들은 결국 인공지능 아닙니까? 빅데이터하고.
◆ 하남석> 네.
◇ 김종대> 거기서 다 나오는 건데 지금 전 세계 인공지능 주요 핵심 인력이 다 중국 사람들이라는 얘기도 들려요.
◆ 하남석> 그렇죠. AI분야에서도 굉장히 앞서나가고 있고요. 심지어 중국 지도부들조차도 이런 부분에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중국 최고 지도부라고 하면 중앙정치국 25명, 한 달에 한 번 씩 회의를 하는데 집체학습이라고 해서.
◇ 김종대> 집체학습?
◆ 하남석> 자기들이 전문가들 모셔다 공부를 합니다. 시진핑 주석 아래 쭉 모여서 공부를 하는데 이미 거기서 공부한 주제들이 한 2~3년 전부터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이런 것들입니다.
◇ 김종대> 작년에 중국 갔더니 한 번은 시진핑 주석이 전 간부들 모아놓고 1시간 강연했는데 그중에 40분이 블록체인에 대한 강의였다 이 얘기듣고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 하남석> 지금 심지어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만들어서 벌써 항저우나 이런 데서 시범사업 들어갔는데요. 디지털 화폐인데 그게 이제 기술 기반이 블록체인이죠.
◇ 김종대> 그렇군요.
◆ 홍명교> 안면인식 기술은 제 생각에는 인구가 많아서 가능한 것 같아요. 인구가 워낙 많으니까 데이터가 많으니까.
◇ 김종대> 데이터가 많아도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어떤 기술 발전을 규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개인정보보호해야 되니까. 그게 없잖아요, 중국은.
◆ 홍명교> 거의 없죠. 있기는 있지만 거의 안 되죠. 그리고 이제 원래 지금까지는 데이터들이 성마다 지역마다 나눠져 있었는데 2020년까지 올해까지 원래 이걸 다 통합한다고 했었거든요. 일원화한다고. 그래서 아마 일원화됐을 것 같은데 그럼 이제 더 강해지겠죠.
◇ 김종대> 사실 생체정보가 무제한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면 단순한 안면인식 정보뿐만 아니라 의학 정보, 원격 진료 이런 어떤 암 조기진단 또 이런 좋은 분야도 사실은 훨씬 더 많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더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하남석> 그렇죠. 일단 중국이 국내시장이 엄청납니다. 그러니까 이미 위쳇이라고 불리는 텐센트가 만들었던 저희로 치면 카카오톡 같은 거기 안에 핀테크나 SNS나 다 같이 사용되기도 하고 알리바바를 통해서 이용되는 수많은 뭐라고 할까요.
물류와 관련한 데이터들. 그런 것들이 다 있는데 예를 들어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랑 페이스북이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라든가 이런 것들이 다 사기업들이기 때문에 그 안에 격벽이 있지 않겠습니까? 자기들의 재산이니까.
◇ 김종대> 그렇죠, 사유재산이니까.
◆ 하남석> 전 세계에서 이들이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중국은 사실상 모든 IT 기업들이 당이 있지 않습니까? 당이 사실은 이 모든 데이터들을 실제로 가져가서 그거를 활용한다라고 하면 특히 빅데이터의 핵심이라고 하는 게 정말로 많은 양의 데이터들을 균질적으로 다 한쪽에 모여야 이게 의미가 있는 건데 말 그대로 중국 같은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거대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을 통해서 모인 데이터기 때문에.
◇ 김종대> 엄청난 강점이 있겠군요. 그런데 바로 지금 말씀하신 그 점이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핵심 포인트거든요. 중국 기업에는 사유재산은 없다. 다 국가에서 달라고 하면 줘야 된다. 고로 국가가 뒤에 버티고 전부 다 배후조종하는 이런 어떤 국가 아니냐. 그래서 화웨이도 제재해야 된다. 화웨이 뒤에는 당이 있으니까 이렇게 그냥 막 미국 사람들 보면 거품을 물고 얘기해요.
◆ 하남석> 백도어가 실제로 가능한지 화웨이가 자기들의 어떤 스마트기기나 이런 데에 심어서 도청을 하거나 이걸 빼낸다라고 하는 건 아직까지는 확실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 상황이기는 한데요.
◇ 김종대> 국회에서도 굉장히 논란이 있었습니다.
◆ 하남석> 그거는 여전히 논란 중이기는 합니다마는 중국도 명시적으로 데이터들을 자기가 가져간다라고 얘기는 하지 않지만 당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열람이 가능하다는 게 무섭다라는 거죠.
◇ 김종대> 이 점이 서구와 결정적으로 나눠지는 바로 그 핵심 포인트를 말씀해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또 화웨이 문제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습니다. 이 화웨이를 비롯한 이런 어떤 디지털 기업들은 사실은 국가가 거의 쏟아붓다시피해서 육성하는 완전히 국가 지원 기업들 아닙니까?
◆ 하남석> 그러니까 이게 조금 또 다른 맥락들이 있는데요. 중국의 주로 국유기업들이 이렇게. 중국에 기업들이 한 3가지 정도로 나눠지는데요. 하나는 국가, 중앙정부에서 하는 국유기업들. 지방정부에서 하는 집체기업, 또 국유집체기업들이 있고요. 그다음에 개인 소유의 사기업들. 사기업들이 있고.
그 다음에 해외에서 들어온 외자기업들이 있습니다, 외국자본기업들. 주로 그렇게 나눠지는데 국가적 지원이 집중되는 곳은 국유기업인데 여기는 좀 기간산업들. 철강산업, 그다음에 금융, 은행들 이런 쪽인데요. 주로 IT 기업들은 사기업이 많죠.
그런데 화웨이는 조금 독특합니다. 화웨이는 원래 창업주인 런정페이가 군 출신입니다. 이 사람이 87년에 창업을 하게 되는데요. 군대를 나와서. 그런데 실제로는 통신업체였던 거죠. 저희는 화웨이 하면 스마트폰 위주로만 생각을 하는데 실제 화웨이는 군에 통신장비들을 이렇게 납품하던 업체였고요.
그래서 화웨이는 아직 주식회사도 아닙니다. 종업원 지주회사 형태로 되어 있다라고 하고요. 그래서 좀 독특하죠. 하지만 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군에 통신장비를 아주 납품하는 그런 거였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군과 당의 지원을 많이 받았을 거라고 예측이 되고요. 또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결국에는 지금의 5G 기술에서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가진 그런 기업이 된 거라고 보입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어쨌든 중국식 체제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기업 육성이었다 이렇게 보여질 것 같습니다. 벌써 시간이 다됐네요.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유익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하남석, 홍명교 두 선생님 말씀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종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