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 방송제작센터에서 종로구 선관위 주최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 선대위원장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6일 첫 TV토론에서 코로나19 사태와 위성정당, 부동산 정책 등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강서제작센터에서 열린 종로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토론회에 다른 후보자들은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불참하면서, 두 후보 간 양자 대결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정부 대응과 재난지원금 등이 초반부터 도마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황 대표를 향해 "통합당은 최근 100조원 세출을 깎고 국민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충당하자고 했다"며 "어제는 국민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자고 하는데 갈피를 잡기 어려워 설명이 필요하다"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국민들의 추가 부담 없이 다른 재원을 활용해 재난을 극복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채 40조원과 예산 조정으로 100조원, 금융지원 100조원 등 240조원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 관련 우리 정부의 대응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제21대 총선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제작센터에서 종로구 선관위 주최 토론회 출연에 앞서 발언을 연습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황 대표는 180여명의 희생자 발생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고, 이 위원장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우리 정부가 선방한 점을 들어 방어했다.
황 대표는 "대만의 위생 장관은 희생자 1명이 나왔을 때 국민 앞에서 눈물로 사과를 했다"며 "그런데 우리 정부는 초기 대응 실패로 183명이 넘는 피해자가 생겼는데도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며 이 위원장을 압박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대통령도, 총리도, 정부도 여러 차례 조의를 표했다"며 "황 대표는 과거엔 감염병으로 인명 피해가 없다고 하는데, 2015년 메르스로 인해 3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역공을 펼쳤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사태를 들어 이 위원장이 반박하자, 황 대표는 "제가 당시 총리로서 막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금까지 모두 183명의 피해자가 생겨 이 문제에 관해 책임 있는 입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응에 관해선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제21대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강서제작센터에서 종로구 선관위 주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 위원장은 "많은 외신들이 한국의 투명한 민주주의가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한다"며 "WHO(세계보건기구) 총장은 한국의 방역이 바로 교과서라고 하는데, 이런 외국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보냐"고 황 대표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외국의 평가는 헌신적인 의료인과 우리 시민들이 받아야 할 평가"라며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희생자가 183명, 확진자가 만명이다. 국민들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후보들에게 각각 5분의 시간이 주어진 주도권 토론에선 위성정당과 부동산 문제 등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 대표는 "비례정당과 관련해 이 후보가 여러 차례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비례용 정당은 꼼수다'라며 민주당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비례정당 만드는 일에 뜻을 같이 한 걸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취지는 소수 정당에게도 원내 진입의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었는데, 채택 후 황 후보 소속 정당(통합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며 "제가 꼼수라고 했던 건 위성정당 아이디어가 거론되던 단계였다. 위성정당이 만들어 졌지만 민주당은 바깥에서 연합정당 참여 제안을 받안 것"이라고 답했다.
21대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티브로드방송 강서제작센터에서 종로구 선관위 주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종합부동산세 강화 논란과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를 두고 공방도 벌어졌다.
황 대표는 "이 후보는 총리 시절엔 종부세 강화 대책에 찬성했지만, 선거가 가까워 오니 종부세 감면을 시사하며 말을 뒤집고 있다"며 "또 조국 수사를 하는 검찰을 향해 비난 목소리 내며 옹호하다가 그 이후엔 '마음의 빚이 없다'며 소위 손절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저는 황 후보께서 말을 바꿔도 황 후보를 신뢰한다"며 "1가구 1주택자들 중 뾰족한 소득 없는 이들이겐 종부세가 지나치지 않겠냐. 조 전 장관은 마음의 빚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하는 게 아니란 뜻이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황 대표가 후 줄곧 현 정권을 '좌파 독재'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비교해 묻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해외 언론에선 우리 나라를 투명하고 개방된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하는데 '좌파 독재'라고 규정하는 건 황 후보 소속 정당(통합당) 뿐이라 생각한다"며 "2~3년 전에 멀쩡한 나라였다면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왜 있었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행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사법부도 현 정권에 장악된 것으로 보여지고 국민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연동형 비례제로 입법부를 장악할 여건을 만들고, 공수처법 만들어 대통령 뜻대로 진행할 수 밖에 없게 했다. 이게 바로 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도중 황 대표는 사회자가 자신에게 보충질문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진행 방식을 문제 삼으며 토론이 약 5분 간 중단되기도 했다. 티브로드 지역방송은 오는 7일 오후 8시 토론회를 녹화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