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가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가 '호기심으로 n번방 들어온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발언을 비판했다.
서 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일 범죄자가 사람을 죽여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괴롭혀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일상을 파괴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강간하거나 성착취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고 한다면 당연히 '판단을 달리'해야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럴 땐 '사이코패스'로 판단한다. 그걸 '놀이'로 했다면 더더욱…"이라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영원한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 판단할 수밖에요. 호기심은 이렇게나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황 대표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회원들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 (신상공개 등)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런 발언에 일부에서는 황 대표가 n번방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n번방에 입장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통한 입장료를 내야 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황 대표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n번방 사건 가해자 및 참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처벌에 대한 양형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한편 서 검사는 해당 글이 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이 일자 황 대표 발언을 담은 기사 링크를 삭제하고 "사이코패스는 호기심에 죄를 짓는 '범죄자'에 대한 것이지 정치인에 대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며 "공무원으로서 어떤 정치인도 지지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