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2년 만에 리턴매치 송파을 누가? 관록의 실세 vs 보수의 스피커



국회/정당

    2년 만에 리턴매치 송파을 누가? 관록의 실세 vs 보수의 스피커

    • 2020-04-02 04:30

    [총선스포⑦] 2년 만의 리턴 매치, 초접전 양상에 안갯속
    '친문 실세' 최재성 vs '보수의 젊은 스피커' 배현진
    보수 텃밭인줄 알았는데…최근 진보진영 2연승
    종부세·재건축 등 부동산 이슈…당락 좌우 변수

    오는 4월 15일은 국민을 대표해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독할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날이다. 전국 253개 지역구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CBS노컷뉴스는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격전지 유권자들을 만나 해당 지역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를 짚어보고, 유세 중인 각 후보들의 고민과 전략을 공개하는 '스포일러' 연속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4·15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은 이른바 리턴매치(return match)로 주목을 받는 지역의 하나다.

    지난 2018년 6·13 재보궐선거에서 맞붙었던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가 재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7~19대 총선에선 보수진영 후보가 송파을에 깃발을 꽂았지만, 20대 총선과 재보궐 선거에선 진보진영이 연승을 거뒀다.

    양 진영이 주거니 받거니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만큼, 최 후보와 배 후보 또한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종합부동산세와 재건축규제 완화 등 부동산 이슈가 당락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1일 송파구 주민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도윤 인턴기자/자료사진)

     

    ◇ 親文 최재성의 '관록' vs 親洪 배현진의 '패기'

    최 후보와 배 후보는 이번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서도 다른 경쟁자들보다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후보는 친문(친문재인) 실세·4선 중진의 남성인 반면, '홍준표 키즈'로 불리는 배 후보는 정치신인이자 여성이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첫 대결을 펼친 2018년 재보궐선거에선 54.4%를 얻은 최 후보가 29.7%에 그친 배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당시 선거 전날 싱가포르에 열린 6·12 북미정상회담이 국내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가 사실상 첫 진검승부라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결과(중앙일보 의뢰, 지난달 13~14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배 후보(40.3%)가 최 후보(37.5%)를 오차 범위 안에서 따돌렸다.

    이 때문에 두 후보 모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연일 지역구를 샅샅이 훑으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 후보는 1일 오후 2시쯤 흰색 와이셔츠와 검정색 운동화 차림으로 송파구 내 새마을시장을 방문했다. '크고 쎄게'라고 적힌 파란색 띠를 두른 최 후보는 CBS노컷뉴스와 만나 "정치와 국가 혁신은 '크게', 송파 발전은 '쎄게' 이루기 위한 슬로건"이라며 "민주당의 험지인 이곳에서 저는 통합당을 상대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 캠프에선 백운규 전 산업자원통상부 장관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등이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배 후보는 '배현진의 2시 데이트'라는 이름으로 매일 오후 2시쯤 지역 주민들과 만나며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최근 선거 운동 도중 발을 잘못 디뎌 왼쪽 발등 뼈에 금이 간 배 후보는 다리에 깁스를 한 채 강행군을 펼치는 중이다.

    이날 오후에도 '2시 데이트' 행사를 마친 배 후보는 핑크색 운동복 차림으로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배 후보는 "깁스를 한 게 눈이 띄는지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는 주민들이 꽤 많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망설여졌는데, 발등을 다친 게 오히려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됐다"고 말했다.

    배 후보 캠프엔 송파을에서 18·19대에 걸쳐 재선을 역임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상태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 17·18·19대는 보수, 20대 이후 진보 승리…민심도 팽팽

    송파구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부터 갑·을·병 등으로 선거구가 3개로 분구됐다. 17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박계동, 18‧19대에선 유일호 전 장관이 내리 당선됐다.

    강남 3구에 속해 보수층 우세 지역으로 고착화되는 듯 했지만, 2016년 20대 총선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명길 후보(44.0%)가 친여 성향의 무소속 김영순 후보(39.4%)를 꺾고 당선됐다. 이후 최 전 의원이 당선무효형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최 후보가 당선되면서 진보진영이 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송파을 지역은 총 8개 행정으로 구분되는데 석촌동과 가락1동, 잠실본동, 삼전동은 상대적으로 진보진영의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잠실7동은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많다. 이외 문정2동과 잠실2동, 잠실3동은 경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여론도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락동1동에 거주하는 고모(40)씨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만나 "코로나 사태도 잘 대응하고 있고, 집값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서 최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부동산으로 먹고 사는 노인들은 최 후보를 싫어할지 몰라도 집값 규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실2동 주민인 박모(72)씨도 "최 후보가 4선이나 했고, 어느 정도 서민들의 아픔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원래 다른 지역구(경기남양주)에 있다가 오기 했는데 지켜보니 여러 면으로 괜찮은 것 같아서 최 후보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에 더해 젊은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배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상당수 있었다.

    가락1동 주민 길모(72)씨는 "배 후보는 (소속된) 당도 좋고, 똑똑한 것 같다"며 "지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큰 문제가 있다. 이 주변 우리 나이대 사람들은 모두 배 후보 팬"이라고 말했다.

    삼전동에 거주하는 이모(60)씨도 "최 후보는 원래 송파 사람도 아니고 낙하산으로 와서 다시 출마하는 것 아니냐"며 "송파구 주민들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진심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배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 '부동산'에 달린 표심…앞다퉈 종부세 공약 내놔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1일 송파구 내 시장에서 유권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배현진 캠프 제공)

     

    송파을은 서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쏠려 있다. 현 정부 들어 서울 지역 전체 주택 가격은 평균 10.3% 상승했는데, 평균치를 웃들며 가장 높은 상승률(14.8%)를 보인 곳이 바로 송파구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시내 각 구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송파 14.8% △강남 14.5% △마포구 14.4% △용산구 13.8% △성동구 13.1% △강동구 12.9% △동작구 12.3%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락1동에 위치한 초고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가 2018년 12월 입주를 하면서 송파을 선거에 지각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총 9510세대에 달하는 헬리오시티 주민은 대체로 부유층에 속하지만, 30~40대 화이트칼라층 또한 상당수 유입돼 표심이 어디로 갈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 후보와 배 후보 모두 종부세 관련 정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최 후보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감면법과 주택연금 가입 기준 9억원을 없애는 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소유 주택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1주택 보유자들이 겪는 조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배 후보도 종부세 인하와 함께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송파을 주민을 겨냥한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헬리오시티 단지 내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김모(49)씨는 "어림잡아 계산해도 헬리오시티 단지 내 유권자가 2만명이 넘을 것"이라며 "소유주도 있지만 신혼부부 등이 전세로 들어온 분들도 꽤 돼서 어느 쪽에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