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치료가 끝나 격리해제 된 환자가 현재 치료를 위해 격리된 환자 수를 앞질렀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68일만의 일인데, 대구 이단신천지 집단감염이 진정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지 전국적인 상황은 안심할 수 없다.
28일 0시 기준 국내 총 확진자 수는 9478명인데, 이 중 완치돼 격리해제된 사람이 4811명으로 나타나면서 격리 중인 환자 수(4523명)를 넘어섰다. 완치율은 약 50.7%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완치율 50%는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축하할 만한 자그마한 성과"라며 "코로나19와의 싸움은 한창이지만 성과에 대해 잠시나마 함께 노력해온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격려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0일 중국인 관광객이었던 첫 확진자가 인천공항에서 발견된 이후 한달은 전체 확진자가 30명가량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같은달 29일에는 신규확진자 수가 909명에 달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난 12일에는 격리 치료 중인 확진자가 7500명대까지 증가했다.
다행히 13일부터 완치자가 신규확진자보다 많아지며 격리 중인 환자 수가 계속 감소해왔고, 결국 전체 확진자 중 완치자가 절반을 넘는 '완치율 50%'를 달성하게 됐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대로 완치율 50%는 '자그마한 성과'에 불과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환자 증가세가 감소된 상황에서 완치자가 치료 중 환자보다 많아진다는 것은 유행이 끝나간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라 해외유입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소규모 집단감염과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들이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또 격리해제자의 절대 다수가 유행이 발생했던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인됐다는 점도 상황을 낙관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정례브리핑하는 윤태호 방역총괄반장.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격리해제자 4811명 중 3543명이 대구에서(73.6%), 692명이 경북(14.3%)에서 확인됐다. 완치자 10명 중 9명은 대구·경북의 확진자인 셈이다.
여전히 서울의 경우 격리 중인 환자(297명)가 격리해제된 환자(93명)보다 3배가량 많고, 경기도도 격리 중인 환자(288명)가 격리해제된 환자(140명)보다 2배 이상 높다.
고려대 안산병원 최원석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 신천지 환자들의 격리기간이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예상되던 수치"라며 "대구와 전국의 상황을 같이 놓고 보면 국내 유행을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의 상황과 나머지 지역의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며, 그렇게 본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인식도 비슷하다. 윤태호 총괄반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지금은 조금 더 힘을 내 지역사회와 집단시설의 감염을 확실히 줄여나갈 시기이며, 계속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다만 완치율 50%라는 수치가 전혀 의미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한달가량 이어진 대구·경북 지역의 대규모 집단감염이 진정세에 접어들며 극도로 부족했던 의료자원 문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과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 등 자원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 유행 상황이 언제 어떻게 변할 지 모르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