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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정주영 '부자'들의 글씨체는 어떨까?



공연/전시

    이병철, 정주영 '부자'들의 글씨체는 어떨까?

    'ㅁ'자를 굳게 닫고, 흐트러짐 없어
    이병철 서예작품 '인재제일' 경매에 나온다
    25일 케이옥션 경매 175점 출품

    이병철 회장이 '겸허(謙虛)'라는 한자어를 쓰고 있는 모습(사진=자료사진)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호암(湖巖) 이병철(1910~1987) 회장은 평소 집무실에 늘 지필묵을 갖춰 두고 서예를 쓰며 일과를 시작할 만큼 서예를 즐겼다. 논어와 고사에서 따온 글귀, 경영철학과 생활신조를 짧은 경구로 만들어 서예작업을 한 그의 글씨는 꾸밈이 없으면서도 고졸(古拙)하기로 유명했다.

    그의 대표적인 휘호 '인재제일(人才第一)'에는 '내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는데 시간을 보냈다'는 호암의 경영철학이 묻어난다.

    전문가의 시각에서 본 호암의 필체는 어떨까?

    강력부 검사 출신으로 대한민국 제1호 필적학자인 구본진 변호사는 "필압이 강하고 글씨에 힘이 있고 어디 하나 흐트러짐이 없으며 마무리 부분이 확실하게 정리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철, 계획적으로 돈 쓰고 힘과 끈기가 있다"

    구 변호사는 "필압이 강하고 힘이 있다는 것은 내면의 에너지가 강하다는 것을, 흐트러짐 없는 글씨는 매사에 빈틈없다는 것을, 마무리 부분의 삐침이 강한 것을 보면 일을 잘 마무리하고 고집이 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사각형을 이루는 글씨는 그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며 "특히 유(酉)자, 호(湖)자의 ㅁ부분의 모서리 부분이 확실하게 닫혀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계획적으로 돈을 쓰고 힘과 끈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호암 이병철의 '인재제일(人材第一)', 종이에 먹, 32.5×131cm, 1981 (사진=케이옥션제공)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은 글씨에 힘이 있고 심하지 않은 각이 있으며 마무리 부분이 확실하게 처리돼 있다는 것이다.

    또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글씨와는 다르게 과도하게 선이 뻗치지 않았는데, 이는 자기 과시나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일(一)자가 평균 보다 높은 위치에 있고 우상향(右上向)한 것은 긍정적이며 최고를 지향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구 변호사는 "하(夏)자 등을 보면 가로선이 매우 긴데 이는 인내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 준다"며 "이병철의 평소 글씨에 비해 좀 더 모가 났는데 휘호를 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주영, 절약 정신이 투철하고 빈틈없는 성향"

    구 변호사가 최고의 글씨로 꼽은 현대그룹 아산(峨山) 정주영(1915~2001) 명예회장의 글씨도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그는 "'ㅁ'의 오른쪽 아랫부분을 굳게 닫는 사람은 절약 정신이 투철하고 빈틈없는 성향을 보인다"며 "부자들의 전형적인 특성"이라고 했다. 또한 "모음의 가로획 끝부분을 꺾어 쓰는 것은 인내심이 강하다는 뜻으로, 소탈하고 검소하지만 강한 의지를 지녔던 정 명예회장의 성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사진=자료사진)과 정 회장의 필체(사진=쌤앤파커스제공)

     



    호암의 서예 작품 '인재제일(人才第一)'이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경매에 처음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추정가는 2000만~4000만원이다.

    고종황제의 어필 '독서지재성현(讀書志在聖賢)'도 선보인다. 가정도덕을 주로 하는 계몽교재인 '주자치가격언(朱子治家格言)'의 구절로 '독서하는 것은 성현을 배우는 데 있다'라는 뜻이다. 대한제국때 포천군수를 역임한 한만용이 고종으로부터 하사 받은 것이다.

    케이옥션은 25일 호암의 작품을 비롯해 100억원 규모 미술품 175점을 경매한다. 프리뷰 전시는 25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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