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이 총재는 4일 회의가 끝난 뒤 미국의 금리인하와 관련해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할 때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가 정책여건 변화에 대한 감안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세계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 부분도 언급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기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전반에 대한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대체로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편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긴급처방에도 다우지수가 785포인트 하락해 정책효과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미 언론들은 과거 경제 위기 때에는 금리를 낮춰 소비를 늘리는 통화정책이 효과를 봤지만 지금은 감염병 확산으로 쇼핑이나 여행 등 소비위축을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부분도 짚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가 확산추세여서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당분간 소비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인하가 가계부채 부담을 줄여주는 의미는 있다"면서도 "전염병 확산으로 소비진작에는 한계가 있어 금리정책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장기간 저금리가 이어져온 상황이어서 금리를 낮춰도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은도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영향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나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촉각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4원 내린 달러당 1,187.8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하락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화 약세가 반영됐다. 또 코로나19로 세계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자 미국을 선두로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지난달 24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220원을 돌파하며 6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후 급등세가 진정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국내증시는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이 8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18포인트 올랐다.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상황에 따라 외환시장이 요동칠 수도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국내 수출입업체들은 '환리스크' 관리와 경영 전략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국은행은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시장안정화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