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사진=통영국제음악제제공)
코로나19로 예정된 공연이 연이어 취소, 연기되는 등 공연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반기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인 통영국제음악제도 결국 취소됐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대응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올해 음악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세계적 위기상황으로 인해 아티스트와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4일 밝혔다. 2020 통영국제음악제는 '리얼리티'(REALITY)를 주제로 오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경남 통영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올해는 23개국 363명의 아티스트가 26개 공연을 마련했다. 1월 중순에 마감한 조기예매를 통해 이미 몇 개의 공연이 매진되기도 했다.
5월 예정이었던 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 내한 공연도 무산됐다.
LG아트센터는 발레단 측이 "러시아 정부가 한국으로의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가운데 한국 투어 종료 후 2주간의 격리 조치로 인해 자국 및 유럽 투어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하다 보니 한국 공연을 계속 추진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에이프만 발레단은 오는 5월 13~1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안나 카레리나'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러시아워콘서트 1- 배장은 & 리버레이션 아말가메이션 guest 선우정아' 공연은 7달 뒤인 오는 10월 26로 연기됐다.
예술의전당도 예정된 행사 대부분이 취소됐다.
음악당의 경우, 이달 둘째 주까지 예정됐던 공연 40건 가운데 83%인 33건이 취소됐다. 대형 공연장인 콘서트홀과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도 대부분 취소됐다. 국립오페라단 '서부의 아가씨'는 4월 9~12일 공연이지만 예방 차원에서 취소하기로 했다. 기획전시인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조선·근대 서화전'도 남은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다만 350석 규모 리사이틀홀에서 열리는 일부 개인 독주회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며 "원래는 임박해서 공연을 취소하면 진행을 독려하는데 긴급 상황이라 바로 정리해 안내하고 3월 한 달에 한해 대관료도 100% 환불한다"고 말했다.
한 공연계 관계자도 "이번 달 공연은 아예 없다"며 "해외공연의 경우 국내를 방문했다 돌아갔을 때 격리되는 등 다른 공연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며 "관객들이 오기도 어렵고 오라고 하기도 적합하지 않아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