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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전수조사'로 11시 퇴근…유족들 "피곤함 역력" 오열



전북

    '신천지 전수조사'로 11시 퇴근…유족들 "피곤함 역력" 오열

    '코로나19' 담당 전주시청 7급 공무원 자택서 숨져
    아내 "남편 평소 운동, 건강검진도 이상없어"
    전주시 공무원 300명이 신천지 신도 5490명 조사
    전주시청 추모공간 마련과 영결식 진행 계획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 숨진 전주시청 공무원 신모(42)씨의 빈소에 있던 유족의 모습. (사진= 남승현 기자)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40대 전주시청 공무원이 아내와 아홉 살 난 아들을 남겨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 공무원은 최근 동료직원과 함께 이단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업무를 해왔으며 야근도 잦았던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로 인해 업무량이 폭증한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와 전주시청 등에 따르면 전주시청 총무과 소속 7급 공무원 신모(42)씨는 27일 새벽 1시쯤 전주시 효자동 자택 침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 김모(42)씨가 침실에 누워 눈을 감고 있던 신씨와 대화하기 위해 말을 걸었지만, 신씨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신씨는 코로나19 총괄대책본부상황실과 보건소에 각종 행정지원을 비롯해 신천지 신도의 전수조사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다 전날 오후 11시쯤 퇴근했다.

    고인의 빈소는 27일 오전 전주 예수병원에 차려졌다. 이날 오전 빈소 입구에서는 통곡이 터져 나왔다.

    빈소에서 만난 고인의 아내 김씨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아들이 이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지나 않을까 더 걱정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신씨가 코로나19 관련 업무로 인해 피곤함이 역력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신씨는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업무를 맡으면서는 유난히 바빴다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신씨가 평소 운동을 하면서 건강했다"며 "건강 검진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고 전주시청 총무과 직원이 추모객을 맞았다. 직원 대부분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빈소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관련 업무가 집중되고 있는 전주시는 신천지 신도 전수 조사까지 맡으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빈소에서 만난 전주시청 유경수 총무과장은 "내부 공무원 300여명이 신천지 신도 5천490명을 일일이 조사하고 있다"며 "신씨는 이들 모니터링 요원에 대한 메뉴얼, 서식 등 전반적인 교육 등을 맡아왔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신씨는 직원에게 '몸이 좋지 않다'며 저녁 11시에 퇴근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며 "다른 직원들은 새벽 2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성순 전주시청 조직관리팀장은 "신씨가 어제 저녁 '코로나19' 업무를 맡은 직원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던 모습이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다"면서 "업무 능력도 탁월하고 평소 직원들을 위해 솔선수범했다"고 말했다.

    동료직원 김재섭(55)씨는 "신씨와 내일 보자고 했는데 아침에 비보를 들으니까 너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신씨는 '코로나19' 업무를 맡으면서 계속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전주시청 1층에 신씨를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29일 발인에 맞춰 영결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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