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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 갈등에 직접 나섰던 이언주, 당내 비판 자초



국회/정당

    '전략공천' 갈등에 직접 나섰던 이언주, 당내 비판 자초

    김형오 공관위원장, 이언주 '부산 전략공천' 언급…논란 불 붙어
    김무성 '경선' 주장 관련 이언주 발끈…장제원, 이 의원에 "자중하라"
    이 의원 관련 미숙한 '정무 감각' 지적…부산지역 반감 확산

    이언주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미래통합당이 출범 1주일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전진당 대표 자격으로 합류한 이언주 의원이 '전략공천'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의원에 대한 전략공천 여부를 두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김무성 의원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진 상황에서, 이 의원이 논란에 직접 개입한 것 자체가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이언주 '전략공천' 가능성 거론되자…반박에 재반박 논란 확산

    문제의 발단은 김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부산 지역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부산에 바람을 일으킬 선수로 필요하다"며 "부산에 한 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이 의원에게 경선을 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자신의 고향인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를 염두에 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해당 지역구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더욱이 부산 영도는 김 위원장이 현역 시절 5번이나 당선된 지역구라는 측면에서 사천(私薦) 논란 우려도 제기됐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부산 중구·영도구 현역인 김무성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중구·영도에 전략 공천할 경우 지역 표심이 분열될 우려가 있다며 경선을 주장했다.

    문제는 공관위와 현역 지역구 의원 사이 공천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이해 당사자인 이 의원이 직접 논란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의 경선 주장이 전해진 직후 지난 18일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천 문제는 공관위 소관임을 강조하며 김 의원을 겨냥해 '퇴출당해야 할 구태의연한 행태'라고 맞받았다. 아울러 같은날 언론 인터뷰에선 김 위원장이 직접 자신에 전화를 걸어 해당 지역구 전략공천 의사를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이 의원은 또 "보수진영의 분열을 일으키고 문재인 정권 창출에 큰 기여를 했다"고 김 의원을 평가했다. 그러나 이 의원 역시 탄핵 사태 직전인 지난 2016년 11월 2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탄핵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에게 전략공천 제안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사실이다, 아니다' 대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불은 이미 번지기 시작했다. 공관위의 공식 발표 전에 특정 후보에게 전략 공천을 약속한 상황이 되면서 지역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반발이 일었다.

    급기야 부산 사상구 현역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을 향해 "자중하기 바란다"며 "자신을 과대포장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2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장 의원의 발언 관련 "이미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다 밝혔다. 더 이상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 당내선 '정무 감각' 결여로 패착 지적…부산 예비후보들 반발

    이 의원이 추가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중론이다. 여론 추이에 따라 중구·영도에서 경선 또는 수도권 험지로 차출될 여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전략공천 논란에 말려든 것 자체가 이 의원의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부산 지역에서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 사이에선 이 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부산이 통합당의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점을 감안하면, 예선(공천)이 결선(당선)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이 의원이 대놓고 특혜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PK(부산‧경남) 지역 중진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은 결국 자기만 '전략공천'을 해달라고 떠드는 것 아니냐"며 "지금 멀쩡한 사람들도 대거 불출마 선언하며 전체적으로 헌신하는 분위기가 흐르는데, 저런 식으로 하면 줄 것도 안 주게 된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한 예비후보도 통화에서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게 부산 사람들에게 한 마디로 '밉상'이 되고 있다"며 "경선이 끝나면 승자도 있고 패자도 있기 마련인데, 초장부터 저러면 누가 본선에서 도와주고 싶겠냐"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과 김 의원 사이에 발생한 갈등에 굳이 이 의원이 끼어들면서 비난을 자초하는 등 아직 '정무 감각'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략 공천이 확정되기 전까진 최대한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게 유리한데, 김 의원의 노련한 수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말 전략공천을 받고 싶다면 제안을 받았어도 아닌 척하면서 조용히 있어야 한다"며 "저렇게 큰 소리 내고 다니면 공관위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이 전략적 사고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는 "전략공천 대상자에 오르면 '잠수 작전'이 최고인데 눈치 없이 떠들면서 스스로 표를 깎아 먹고 있다"며 "산전수전 다 겪은 김 의원의 덫에 걸려든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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