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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허경영당' 출마하면 백궁 포인트 준다?"



사건/사고

    [훅!뉴스] "'허경영당' 출마하면 백궁 포인트 준다?"

    • 2020-02-21 10:10

    '국가혁명배당금당' 총선 예비후보 1000명 육박
    살인‧청소년성범죄 전과자도 예비후보 등록
    후보 대부분 허경영 지지자‥"총재님 도우러 나왔다"
    "등록하면 '백궁 레벨' 올려주겠다" 강의도
    "예비후보몰이로 정당 득표율 올려 국회입성 전략"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정훈 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오수정 기자 (CBS 심층취재팀)

    ◇김정훈>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오수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 속으로 훅 들어가 볼까요?

    ◆오수정> 요즘 정치권, 총선으로 향하는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죠. 요즘은 각 지역구의 예비후보를 등록하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조금은 생소한 정당이 현재 예비후보 등록자 수가 가장 많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국가혁명배당금당'입니다.

    ◇김정훈> 국가혁명배당금당이요. 지난 17대 대선에 출마했던 허경영씨가 당 대표로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얼마나 많은 예비후보들이 등록을 했습니까?

    ◆오수정> 방금 전 기준으로 예비후보자 수가 946명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민주당이 463명, 미래통합당이 606명이 등록했는데요. 기성 정당들에 비해서도 수가 어마어마하죠.

    ◇김정훈> 물론 이게 실제로 확정된 후보자들은 아니에요. 정식 후보자 등록 신청은 다음달 하순에 이뤄집니다마는. 창당한 지 1년도 안된 신생정당이 1,000명에 육박하는 예비후보자를 낸 것은 이례적이네요.

    ◆오수정>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 훅뉴스에서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은 어떻게 예비후보 1000명을 모았는가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렇게 많은 예비후보가 몰리면서 논란이 된 후보들이 있는데요. 살인 전과자가 이 당 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난주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정훈> 살인 전과자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배당금당에 예비후보등록을 했어요?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성기 예비후보 (사진=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오수정> 국가혁명배당금당 부산서구동구에 예비후보등록을 한 김성기씨는 1982년 살인으로 징역 2년을 살았습니다. 원래 선관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범죄경력조회 회보서에 따라서 전과기록을 제출해야 하는데요. 이 살인 전과는 본인이 직접 자필로 쓴 제출서에 있는 내용입니다.

    또 같은 당 광주-광산갑 조만진 예비후보는 2007년에 청소년 강간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요. 경북 고령-성주-칠곡 김성호 예비후보는 청소년성보호법위반, 장물보관, 상해 등을 저지른 전과 9범입니다.

    ◇김정훈> 물론 국회의원 예비후보들 상당수가 전과가 있습니다. 전체 30% 정도가 전과가 있다, 이런 분석도 있었는데.. 대부분이 도로교통법위반이나 집시법위반이었어요. 그런데 살인 같은 강력범죄가 있다는 것은 조금 의아한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오수정> 저희가 김성기 예비후보자에게 어렵게 연락을 했는데요. 김 후보자는 개인적인 아픔이 있는 일이라 말하지 못하겠다며 수차례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성기 예비후보자]
    "제가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깁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번 사건을 겪고요, 처음 겪었는데 언론 전체에 대한 어떤 불신감이 생기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오수정> 그런데 그 후에 취재진에게 본인의 유튜브 영상 하나를 메시지로 전달했어요. 본인이 직접 출연을 해서 왜 정치를 시작하려는 지에 대한 말을 하는 영상인데요. 음성으로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 김성기 유튜브]
    "허경영 총재님의 말씀을 들으니까 이분이 인류 문명의 총 결론으로 오신 바로 그분이시다. 내가 이때까지 살아온 모든 내역이 허경영 총재님을 만나기 위한 하나의 준비단계였다."


    ◇김정훈> 출마 이유가 허경영 한 사람에 맞춰져 있네요. 뭔가 종교단체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배당금당에 몰리고 있는 거예요?

    국가혁명배당금당 허경영 대표 (사진=국가혁명배당금당 홈페이지)

     

    ◆오수정> 사실 허경영 대표는 창당 이전에도 본인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神人)'이라고 자칭하면서 지지자들을 끌어 모았는데요. 예비후보에 등록한 상당수가 이런 주장을 실제 진지하게 믿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김정훈> 단순히 허경영씨를 추종한다는 것과, 총선에 나설 예비후보로 등록하겠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일 텐데요.

    ◆오수정> 허경영씨가 설파하는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본인을 통해 일종의 '포인트'를 쌓으면 일명 '백궁'이라고 불리는 천국과 같은 곳에 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총선에서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하면 이런 백궁에 갈 수 있는 포인트를 대거 주겠다고 지지자들을 설득하는데요. 강연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 허경영 유튜브]
    "출마를 많이. 우리는 253명이 꼭 나가야합니다. 한 명도 안 나가면 안 됩니다. 주저하지 마세요. 나갔다하면 ‘백궁 레벨’이 올라가. 국가혁명배당금당으로 출마한 자는 레벨을 10억을 올려주겠어."


    ◇김정훈> 출마한 사람은 전부 10억을 올려준다.. 이 10억이라는 게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일종의 포인트를 말하는 거라고요.

    ◆오수정> 그렇습니다. 이렇게 허경영씨 개인의 추종자들이 대다수인 당이기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에게는 남다른 공약이나 지역민들을 위한 비전도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저희가 예비후보자들을 수소문해서 출마 계기와 공약을 물었는데요. 이들의 답변,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 국가혁명배당금당 예비후보자들]
    "300만 원만 주면 생계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총재님의 공약을 자세히 보면 실현이 가능해요. 그래서 과감히 뛰어 든 겁니다."
    "저의 포부는 총재님이 하시는 33공약을 이뤄야겠다는 게 1차 목표고. 150명이 돼야1차적으로 저희가 목표하는.. 그 뒤에는 총재님이 대통령이 되면 여러 가지 하겠죠.
    "

    ◇김정훈> 오직 허경영씨의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예비후보에 출마했다는 거군요. 그런데 예비후보 등록이 간단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탁금도 필요하고요.

    ◆오수정> 네.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기탁금 300만원을 선관위에 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배당금당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한 '긴급공지'가 올라왔는데요. 경선에서 떨어져서 최종 후보자로 선출되지 못하면, 이 기탁금은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는 공직선거법상 내용입니다.

    ◇김정훈> 경선에서 탈락하면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걱정 말고 등록하라는 뉘앙스의.. 실제 각 정당들 지역구 예비후보자들이 요즘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잖아요. 배당금당에 그런 움직임도 있습니까?

    ◆오수정>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예비후보 등록 열기와는 달리 실제 활동은 저조한데요. 저희가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서 선거사무소 개소현황을 분석해봤습니다. 서울지역에서만 배당금당 194명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했는데, 선거사무소를 개소한 후보는 단 12명. 6%에 그쳤습니다.

    (사진=국가혁명배당금당 홈페이지)

     

    ◇김정훈> 실제로 활발히 홍보활동을 하는 예비후보들은 드문 상황. 총선을 모두 뛸지도 미지수인데. 그렇다면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이렇게 열심히 예비후보에 등록하는 그 이유는 뭔가요?

    ◆오수정> 가장 근본적인 목표는 달라진 선거제도를 통한 국회입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정훈> 지난해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됐는데.. 정당 득표율에 따라서 의석이 배분되면서 군소정당들이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졌죠.

    ◆오수정> 3% 이상 득표하면 비례대표 의석 최소 4석 정도를 배분받을 수 있는데요. 국가혁명배당금당도 예비후보몰이를 통해 인지도를 올려서 정당득표율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명지대 김형준 정치학과 교수의 말입니다.

    [녹취 : 명지대 김형준 정치학과 교수]
    "예비후보등록이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 '많은 사람들이 예비후보로 들어왔다' '그만큼 우리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일종의 포장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예비후보 등록을 많이 할 수도 있는 거죠. 3%의 벽을 넘어서면 최소한 자기는 국회에 들어갈 수 있다. 뭐 이런 식의 생각을 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는 거죠."


    ◆오수정> 실제 배당금당 관계자는 허경영 대표가 비례대표 1번으로 확정됐다고 저희 취재진에게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홀수 순위에는 여성을 추천해야 합니다. 그래서 1번에 허 대표를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다음 순위에 허 대표를 추천하는 식의 방법으로도 비례대표 입성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탭니다. 다만 허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용한다는 시각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김정훈> 본인은 부인을 하는 상황. 그런데 배당금당의 3% 이상 정당 득표율이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일까요?

    ◆오수정> 지난 17대 대선에서 허경영씨의 득표율이 0.4%, 10만표가 조금 안 되게 나왔거든요. 이번 총선에서 3%를 얻기 위해서는 약 70만표 정도를 득표해야 한다고 하는데, 앞으로의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훈> 예비후보 등록수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허경영씨의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자들의 전과와 공약이 논란이 되기는 합니다만, 기성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몰리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정치권들의 반성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오수정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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