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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이 엄마 은경씨의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생활경제

    다정이 엄마 은경씨의 동백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미혼한부모 이은경씨…21살때 홀로 출산
    "아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멋진 엄마 되고파"
    한샘이 후원한 홀트아동복지회 공모전 지원 "딸과 함께 추억 남겨 기뻐"

    퇴근 후 아이를 재우고 배우 구인구직 사이트를 살펴보는 엄마 이은경(27)씨. 구인 목록을 보던 중 한 '배우 구함'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미혼한부모가정 인식개선 공모전에 출연하실 20대 배우 1명과 아역배우 1명을 모집합니다. 짧은 인터뷰 형식이며 미혼모 또는 미혼부역할과 달려와서 안기는 역할의 아역 1명입니다.'

    구인글을 보자마자 그녀는 메일함을 열었다. 그리고 주저없이 지원 메일을 보냈다.

    '미혼모 역할의 배우를 찾는다는 글을 보고 연락드립니다. 연기를 전공했구요 지금 4살짜리 딸을 혼자 키우고 있는 27살 미혼모입니다. 찾으시는 역할에 맡는 것 같아서 제가 해 보고 싶어요."

    지난해 11월 9일 '엄마'이자 '미혼'인 은경씨는 그렇게 딸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미혼한부모 가정 이은경씨가 딸 다정양과 출연한 공모전 '엄마는 엄마니까요'.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은경씨와 함께 <엄마는 엄마니까요>라는 공모전 영상을 만든 온누리팀은 지난해 한샘과 홀트아동복지회가 주관하는 '미혼한부모 인식개선 동영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온누리팀 김성신(27)씨는 "미혼과 한부모라는 프레임을 벗겨내고 다같은 부모,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섭외가 되지 않아 배우를 쓰려고 구인사이트에 글을 올렸는데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이 연락을 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미혼모, 미혼부라는 단어가 주는 사회적 의미가 아직도 강하고 주변에 이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미디어에도 노출되고 세상속으로 나오면서 이런 분들이 우리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느끼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경씨 역시 "아이를 부끄러워하다보면 끝없이 그렇게 되는 것 같다"며 "아이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고 영상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미혼모 한가정 인식을 바꾸고 싶은데 제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것 말고는 없었어요. 이런 공모전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우연히 보고 참여하게 되고 덜 어려워졌다고 해야 하나?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게 좀 편해졌어요."

    ◇ 아빠가 없어도, 엄마가 없어도 가족은 가족이니까

    다양해지는 가족형태를 그대로 바라봐주자는 인식개선에 한샘과 홀트아동복지회가 손을 맞잡았다. 지난해 진행한 한부모인식개선 공모전에는 총 50개팀이 참여했고 성신씨의 작품을 포함해 7개 작품이 수상했다.

    대상은 영상 편집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수민 씨가 <I`m ok>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다.

    <I'm ok>는 한부모 가정의 엄마와 딸아이, 아이의 친구가 동네 분식집에서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애니메이션 형식의 작품으로 높은 전달력과 기발한 아이디어 등이 돋보여 호평을 받았다.

    공모전 수상적의 유투브 영상 조회수 한 건당 일정금액의 기부금을 적립해 홀트아동복지회에 전달한 한샘은 앞으로도 한부모 인식개선에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샘 관계자는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조손 가족, 한부모가족, 위탁 가족 등의 다양한 모습들은, 틀린 것이 아닌 다른 모습이란 것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모든 가족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우리 기업이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공모전에서 엄마와 딸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우리는 ( )입니다'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은아(23)씨는 이번 명절이 한부모가족에게도 다른사람과 똑같은 명절이 되기를 희망했다.

    김씨는 "한국의 명절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강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범주가 아니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잘못됐다고 생각하는데 그 생각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며 "편견을 버리고 그들도 평범한 가족으로 바라봐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정이가 다양한 가족의 모습 중 하나로 우리 가족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은경씨는 올해 명절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딸 다정이와 함께 할머니댁을 방문하며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가족이라는 게 정해진 게 아니라는 인식이 점점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명절에는 시집 간 동생이랑 다정이 증조 할머니네 가서 놀거에요. 명절이니까 가족 보러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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