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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인 줄 믿었는데…" 대학 커뮤니티 '에타'서도 중고사기 횡행



사건/사고

    "동문인 줄 믿었는데…" 대학 커뮤니티 '에타'서도 중고사기 횡행

    '동문 인증' 에브리타임에서도 중고나라 사기 기승
    덕성여대, 한양대,서울대, 경희대, 세명대 등에서 피해 속출
    "중고나라에서 3만 원 정도에 아이디 사고 파는 것 가능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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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에 재학중인 A씨는 올해 1월 4일, '덕성여대 에브리타임'에서 사기를 당했다. A씨는 장터게시판에 올라온 '아이폰 XS 맥스를 싸게 판다'는 글을 본 뒤 판매자에게 60만 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판매자는 동문이 아닌 사기를 목적으로 아이디를 구매해 들어온 '외부인 남성'이었다. A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결국 물건도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A씨는 "판매자가 학생증 캡처 사진도 보내는 등 인증을 했고, 학교 상황도 빠삭히 알고 있어 의심 없이 돈을 송금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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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대에 재학 중인 B씨는 지난해 12월 29일, '한양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맥북 프로 2015 중고로 팔아요'라는 글을 봤다. B씨는 맥북을 구매하기로 하고 90만 원을 입금했다.

    평소 직거래를 선호하던 B씨지만, 판매자는 "같은 학교 사람인데 설마 사기를 치겠냐"며 B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판매자는 동문이 아닌 중고나라에서 아이디를 구매해 사기를 치는 '전문 사기꾼'이었다. B씨는 "인증이 된 사이트라는 생각에 의심 없이 돈을 먼저 보낸 게 문제였다"고 후회했다.

    최근 대학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덕성여대, 한양대뿐 아니라 서울대, 경희대, 세명대 등지에서도 에브리타임 사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별 피해자는 많게는 십여 명에서 적게는 수 명까지 다양하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을 위한 시간표, 강의평가, 커뮤니티 기능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2011년 출시됐다. 대학 이메일 주소, 학생증 확인 등을 이용한 '재학생 및 졸업생 인증 절차'를 두고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오히려 이같은 에브리타임의 '폐쇄성'이 사기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문이라는 점을 믿고 물건을 받기 전 '선 입금'을 해주는 거래 관행을 사기 수법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사기범들은 단순히 아이디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학교 학생증과 학번 등을 도용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 품목은 대학생들의 관심사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에 집중됐다.

    피해자들은 공식 인증 절차만 믿고 지나치게 에브리타임을 신뢰했던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는 "에브리타임이라는 공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서 누가 사기를 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를 못 했다"며 "특히 이 좁은 학교에서 학과, 학번, 이름까지 아는데 누가 사기를 칠 수 있겠냐는 생각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피해자도 "사기꾼들은 공식 계정 인증을 거친다는 생각 때문에 에브리타임 이용자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파고들었다"며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일을 벌인다는 점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사건 등을 수사하는 경찰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에브리타임에서 인증 절차를 두고 있다고 하지만 밖에서 아이디를 빌려 들어오면 소용이 없다"며 "이미 중고나라에서는 3만 원 정도에 에브리타임 아이디를 사고파는 것이 활성화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에브리타임 관련 문의를 많이 받는다"며 "학생들이 에브리타임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신종 사기 수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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