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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가 되어버린 방송토론, 이젠 물갈이 필요"



미디어

    "서커스가 되어버린 방송토론, 이젠 물갈이 필요"

    JTBC 신년토론, 유시민 vs 진중권 언쟁 이어져
    상대편 설득보단 자기편 박수받기 위한 토론들
    자극적 표현으로 빈정댈수록 응원 받는 악순환
    정치적 대립 극단화 될수록 토론 수준 낮아져
    말 잘하면 이기는 게 토론? 혐오 정당화되기도
    방송토론 문법 15년째 비슷, 새로운 인물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10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오찬호 작가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금요살롱 시간. 오늘도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그리고 오찬호 작가 두 분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안녕하세요.

    ◆ 오찬호>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연초에 JTBC 신년토론회에, 그렇지 않아도 계속 언론지상에 유시민, 진중권. 진중권, 유시민. 서로 말싸움하던 게 보도되더니 한자리에 마주앉아서 토론하는 모습이 보여졌어요. 그런데 그 토론을 지켜본 많은 분들이 좀 싫어하더라고요.

    ◆ 강유정> 좀 실망한 부분이 있죠. 왜냐하면 토론이라면, 그때 주제가 의미 있는 주제였어요.

    ◇ 정관용> 우리 언론 현실.

    ◆ 강유정> 언론 현실을 어떻게 바꿔야 될까, 문제는 없을까라는 얘기인데 특히 진중권 씨가 그 문제를 별로 얘기를 안 하시니까. 우리 소위 말해서 수업할 때도 토론시킬 때 논점에서 벗어나면 이거 너무 논점에서 벗어나니까 아무리 말을 잘하고 달변이고 너의 논리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다시 옵시다라고 수업시간이면 되레 끌고 올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생방송이기도 하고 TV토론인데 제 느낌에는 너무 준비해 온 게 다른 주제와 어긋난 걸 너무 많이 준비하시다 보니까 토론이라는 것이 사실 (상대방 얘기도) 들어야 더 새로운 말도 나오는데 준비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아쉬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보았어요?

    ◆ 오찬호> 저는 이제 서로 어떤 목표로 나아가야 할지가 합의가 안 되어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유시민 작가는 되게 거시적인 언론의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고 진중권 교수는 어떤 미시적인 사례를 찾아와서 논쟁을 하던 거죠. 그래서 각자 주장만 보면 그렇게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할 수 있는 내용인데 두 내용이 전혀 합의가 되지 않고 한 사람은 큰 그림만 그리고 한 사람은 작은 조각만 이야기를 하니까 듣는 사람이 뭐하는 거지 이런 생각이 좀 들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워낙 두 사람 사이의 말씨름이 계속 화제가 되다 보니까 손석희 사장도 그냥 놔둔 것 같아요. 일부러, 시청률도 의식하고 그래서 두 사람이 막 티격태격 싸우면 그냥 놔둬서 좀 즐겨보는 식으로 그런 결과물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죠?

    ◆ 강유정> 정관용 선생님은 어떻게 진행하셨을 것 같으세요?

    ◇ 정관용> 그러니까 논점을 잘 맞춰야 되는데 손을 놓으신 것 같아요, 그날 토론 사회에서. 그날도 4명이 출연했는데 진중권, 유시민 두 사람만 말을 많이 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말도 제대로 못했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건 잘못된 거죠.

    ◆ 강유정> 그러니까 기회가 일단 박탈이 되고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 원칙적 얘기밖에 못 하시는 거죠. 언론학자로 나온 두 분은. 원칙을 벗어난 다른 얘기들을 너무 세부적인 예시로 얘기하는 건데 언론개혁이라는 문제가 한 경우로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구체적 사안만으로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너무 구체적 사안에 매몰되다 보니까 두 분은 또 되레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밖에 못하게 되는.

    ◇ 정관용> 나머지 두 출연자는.

    ◆ 강유정> 그렇죠. 언론학자이기도 하니까, 아쉬웠죠.

    ◆ 오찬호> 예를 들어서 유튜브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우리가 이제 미디어의 논쟁거리로 삼을 수 있느냐라는 그 안에 국한돼서 이야기를 나눠야 되는데 흔히 말하는 메이저 언론은 메이저 언론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유튜브에서 나오는 내용도 같은 언론이라고 다루게 되니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혼동스럽고.

    그런데 이제 사람들이 진중권 씨하고 유시민 씨가 약간 찬반으로 붙는 것 자체를 좀 어색해하는 것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서로 이렇게 붙을 수가 있는데 어, 같은 편이었는데 왜 저렇게 서로?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라는 것은 이 토론의 주제에 따라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이걸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 어떤 큰 진영논리에서 이 사람들은 이제 같은 편인데 왜 저러지? 그래서 이제 손석희 사회자도 그냥 내버려둔 것일 수도 있죠. 그 그림 자체가 사람들이 내용보다 서로 그렇게 막 인상 쓰고 있는 것이 이슈가 될 수가 있으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 정관용> 한 진영이라 놔둔 게 아니고요. 이슈라서 놔둔 거예요.

    ◆ 강유정> 그러니까 저는 그게 오히려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사실 진중권 씨가 거듭해서 약간 일방적으로 자신의 SNS 미디어에 올리는 걸 언론이 받아가지고 유시민 이사장은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다라는 식의 기사를 써서 사이버, 그러니까 두 사람이 별로 직접 토론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회 있기 전에 토론이라는 양상이 만들었어요. 사실 실질적인 토론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달궈졌고 사람들이 직접 그날 신년토론회에서도 두 사람이 나온다니까 두 사람이 소위 말해서 제가 조금 격하게 얘기하자면 어떻게 싸우나 보고 싶어 했던 거예요. 싸움 구경을 하고 싶었던 건데, 토론이 이종격투기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종격투기도 규칙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규칙을 막 어긋나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시청률도 높았고 반응이 오히려 되게 뜨거웠는데, 저는 그게 좀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기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방송 캡처)

     


    ◇ 정관용> 그래서 오늘 금요살롱은 JTBC 신년토론회 품평하려는 게 아니고, 진짜 토론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방송토론은 왜 항상 그 모양인가? 사람들 방송 토론 얘기 평가를 들어보면 맨날 만나서 싸우기만 하고 결론도 없고 그거 나는 지겨워서 안 봐요, 이러면서도 또 싸우면 싸울수록 더 봐요. 덜 싸우면 덜 보고요. 이거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이야기해 봅시다. 수다 한번 떨어봅시다.

    ◆ 강유정> 인적 구성도 조금 바뀔 때도 된 것 같아요. 사실 우리가 논객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진중권 씨나 유시민 이사장이 토론의 장에 나온 게 벌써 제 기억에 한 15년 된 것 같거든요. 그런데 새로운 어떤 인물들이 좀 발굴이 돼서 어떤 정당 대표, 보수정당, 진보정당 대표 나와서 하는 거 말고 논객으로 이렇게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저는 한편으로 그 과거 스타일이 조금 지겹거든요. 날카롭게 자극적인 말을 현학적으로 해서 지적인 뽐냄을 하는 스타일의 토론이 한 15년을 휩쓸었죠, 사실. 그래서 지금은 그 자체가 일종의 서커스 내지는 쇼처럼 너무 이렇게 기예를 승하게 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서 저는 좀 보면서 요즘 토론에는 고 노회찬 의원이 토론계의 신사라는 표현이 있었잖아요. 농담을 하면서도 이렇게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뼈를 때리는 말씀을 잘하셨던 기억이 나고 굉장히 저도 그래서 웃으면서 듣지만 맞는 말씀이 많았어요. 그렇게 여유 있고 유머러스한 분들이 다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오찬호> 저는 토론을 자꾸 배틀하는 느낌이라고 그럴까요? 싸우는 느낌이. 그래서 상대가 약간 이제 결함이 보이면 빈정거리고 약간 말을 막 하고 그때 이제 지지자들이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걸 생각하고 토론을 하는 모습이 너무 자주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이제 그런 모습은.. 대학이나 이런 데서도 토론의 최종 목적이 무엇이냐 이런 질문이 아니라 토론에서 상대 꼬투리 잡아서 막 자기가 무너뜨리는 거기에서 쾌감을 느끼는 그런 지점들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그런 게 공중파에서도 그냥 나오니까 대한민국은 토론을 안 하는 게 차라리 낫다 이런 생각을 가질 때도 있죠.

    ◇ 정관용> 일반적 토론과 방송 토론은 완전히 구별해야 되거든요. 전혀 다른 거예요. 일반적 토론에 교과서적인 어떤 토론을 왜 하느냐 이거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갖는 사람이 왜 그 판단, 그 생각을 하는지. 게다가 그 사람이 그 판단과 그 생각을 하게 된 이유와 근거 가운데 혹시 내가 모르던 사실이 있는지 이게 궁금해서 들으려고 하는 게 일반적인 토론이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따가 택시 타고 갈 거예요, 버스 타고 갈 거예요?

    ◆ 강유정> 자가 운전하고 왔습니다.

    ◇ 정관용> 차 가지고 오셨어요? 대중교통 이용하시지 자가 운전하세요?

    ◆ 강유정> 시간을 가장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자가를 가지고 왔습니다.

    ◇ 정관용>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말 걸고 말 듣고 하는 거거든요. 제가 이제 자가 운전하는 사람이라서 목을 조르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게 일반적 토론이라면 방송 토론은 각자 정치적 목적이 있어요. 정치적 목적을 갖고 양편에 딱 나와서 서로를 설득하는 토론이 아니거든요. 시청자들 앞에 자기 말만 하러 나온 거예요. 딱 구별하는 건 확실히 맞거든요.

    ◆ 강유정> 맞지만 저는 그 생각도 들어요. 그걸 왜 구별을 해 놨느냐? 때로는 어떠한 생각을 지지하지만 내가 어떤 논리로 말을 해야 될지 모를 때가 많아요, 대개 일반적인 시민들이. 그럴 때 훌륭한 논객들이 나와서 얘기하는 품위 있는 논리를 내가 저런 논리로 내가 지지하는 것을 듣고 나도 인용해서 써야겠다라는 훌륭한 지침이 되는 말들이 과거에 많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비아냥거리거나 빈정거리거나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댓글도 과거처럼 당신의 말은 이렇다, 저렇다 그러니까 그거는 2차 생성이 가능한 거잖아요. 듣는 분들이 또 다른 토론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되는데, 지금은 그 토양이 워낙 얕다 보니 쓸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라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 오찬호> 저는 방송용 토론에 대해서는 이제 어떠한 생각이 드냐 하면 이제 오히려 나가는 사람이 자기 검열을 더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막 신나게 해 놓으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설득이 되는데 그 내용만 막 돌아다니거든요. 그래서 이제 저도 딱 한 번 어떤 케이블에서 한번 나가본 적이 있는데 제가 원래 하는 말이 아니라 굉장히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굉장히 내가 날카롭게 하거나 했을 때 혹시나 그게 막 이상하게 저를 이렇게 막 평가하는 자료가 될까 봐.. 사실상 토론이 아니고 그냥 덕담을 나누는 수준에서 되게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 정관용> 오찬호 작가가? 그랬더니 다시 안 부르죠?

    ◆ 오찬호> 안 불러요. 그러니까 저도 싫은 거죠. 저도 그 토론이 끝나고 내가 뭐했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자기검열. 그러니까 방송용 토론의 어떤 역풍, 이런 것들을 지레 겁먹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죠.

    ◇ 정관용> 방송 토론이 의도하는 바는 각자가 양쪽 진영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자기편을 더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란 말이에요. 자기 지지층을 더 넓히기 위한. 그러려면 사실은 아직 판단을 내지 못한 중간층을 겨냥해서 토론하는 게 옳거든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방송 토론은 중간층을 겨냥한 토론이 아니에요. 자기편을 겨냥한 토론이에요. 자기 편 박수를 유도하는. 그런데 그 자기 편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집단문화가 잘못돼 있단 말이에요. 그렇다 보니까 빈정댈수록 박수를 더 크게 치는 식으로 느껴지는 거고 빈정댈수록 박수를 크게 쳤다고 또 일부 언론이 보도를 해 주고 이게 같이 맞물려서 가고 있거든요. 악순환이죠, 악순환.

    ◆ 강유정> 그러다 보니 점점 사회자가 토론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인데 출연자들이 해야 할 말만 하다 보니까 사회자 말을 안 듣는다는 생각도 종종 목격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변화를 느끼지 않으세요, 과거랑 좀. 궁금해서 여쭤보는데.

    지난해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대로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를 외치고있다. 이한형 기자

     


    ◇ 정관용> 한마디로 정치가 좀 조용하잖아요? 그럼 토론의 수준은 높아져요. 양쪽 다 별로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하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수준 높은 논리도 제공을 하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기주장을 펼 때는 이런 식으로 펴야 상대도 설득할 수 있습니다 보여주기도 하고. 그런데 극한 대립이 생기잖아요? 그럼 퇴행해요. 토론문화는. 와서 싸우기만 해요. 감정 분출만 한단 말이죠.

    제가 이제 오래전부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 당시에는 탄핵이 올 때. 워낙 극단적으로 갈리니까 토론이 안 돼요. 최근에는 조국 사태로부터 시작해서 워낙 서초동과 광화문의 이 대중집회와 열기가 결합되니까 토론이 안 되는, 요즘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퇴행했죠, 약간.

    ◆ 강유정> 그렇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토론이 그래도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최근에 가장 제가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제 기계적 중립이라는 말이 어떻게 쓰이냐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방금 우리 방송 토론에서도 2:2, 이렇게 나누면 그게 기계적 중립이냐라고 말할 수 있는 거고 혹은 주제를 다룰 때 반반 다루면 기계적 중립이냐 하는데. 격렬하지만 저는 과도기인 것 같아요. 저는 옛날에 분명히 탄핵 때도 그랬다고 말씀하셨고 그전에 여러 정국들이 있기는 했습니다마는 이번처럼 서로 나름대로 날카로운 논리를 가지고 전 국민이 이분화돼서 기계적 중립의 그 지점 자체를 못 찾은 경우는 좀 드문데 그래서 더 저는 품위 있는 토론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좀 아쉬워요, 사실.

    ◆ 오찬호> 그러니까 저는 그 기계적이라는 말을 보통 대한민국이.. 대학생들 이렇게 가르치다 보면 기계적 찬반토론 문화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무조건 요즘 제가 이제 대학을 그만둔 이유이기도 한데, 이렇게 바구니 안에다가 주제 적어놓고 주제를 정해요. 그다음에 찬반 대표가 나와서 뽑아서 한 사람은 찬성, 한 사람은 반대해요. 그러면 자기 의견하고 상관없이 그 찬성 논리를 펼치고 반대 논리를 펼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모든 논쟁이 기계적으로 찬반 나눠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어떤 권위를 지닌 사람들이 이것은 어떤 해답을 내야 되는 것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학력 차별 같은 거 토론시켜버리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학력 가지고 차별하는 게 뭐가 문제냐? 말 잘하는 사람이 이겨버리는 거예요. 그렇게 이겨버리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은 찬반 토론은 해서는 안 되는 것도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토론문화가 이상하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내가 그 사람들 혐오할 이유도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꼬투리를 잡을 수 있는 일들이 가끔 벌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기계적인 찬반 토론이 많다 이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 정관용> 그래도 서로 의견이 차이가 나고 극한대립, 진영으로 갈려지고 이런 현상을 우리도 보고, 이건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요즘은 미국 정치, 영국 정치마저도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는 또 그런 배경 중에 SNS 현상이라는 것이 하나의 큰 요인이다 이런 지적들도 막 나오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진짜 토론이 필요한 거 아니에요? 갈라지면 갈라지면 진짜 필요한 건데.

    ◆ 강유정> 그렇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트윗이 정말 몇 글자, 140자로 뭔가를 표현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오히려 기회가 마련이 되면 생각보다 2시간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서 얘기한다? 우리 일반 회의도 2시간이면 굉장히 긴 시간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오시는 분들과 대중이 좋아해서 또 토론에 출연하시는 분들 중에 말의 서커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에요. 그런 것들이 물론 대중이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토론이라는 것들에 결국 말의 그런 기계적인 잔치로 가다 보면 결국은 남아 있는 것도 몇 마디 파편적인 그런 자극적인 말밖에 없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래도 계속해서 토론에 새로운,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새로운 사람이 발굴이 돼서 새로운 말이 들어오면 시장이 좀 바뀌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가져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새로운 인재들이 눈에 보이십니까? 상대방 논리도 수긍하면서 나의 논리를 딱 펼치는 수준 높은 토론의 논객, 보이세요?

    ◆ 강유정> 저는 일단 시도를 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찾아야죠 더.

    ◆ 강유정> 왜냐하면 토론은 아마 하시는 분들이 특정한 주제를 굉장히 민감하게 다루기 때문에 특히 모시는 분만 모시는 것 같아요. 그런 데 나가시는 분들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저는 많은 방송 토론 관계자분들에게 조금 용기를 가지라고.

    ◇ 정관용> 물갈이?

    ◆ 강유정> 물갈이 좀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오찬호> 제가 방송사에서 한번 섭외가 들어왔는데 너무 저렴하더라고요, 출연료가. 그래서 이 돈 받고 욕 먹을 수는 없다 그래서 안 나간 기억이 있어요.

    ◇ 정관용> 물갈이와 함께 출연료 현실화도. 이제 토론이란 무엇인지 한줄ㄴ평. 오찬호 작가.

    ◆ 오찬호> 토론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답게 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멋진 말이에요. 강유정 교수.

    ◆ 강유정> 저는 이상적 토론은 말의 와호장룡이 되어야 된다. 영화 와호장룡 보시면 정말 멋있게 서로를 제압하고 서로를 설득하잖아요, 무예로. 그런데 이 와호장룡은 사라지고 요즘에는 키보드 워리어랑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아서 말의 와호장룡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와호장룡이 서로 대나무 잡고 이렇게.

    ◆ 강유정> 맞아요.

    ◆ 오찬호> 주윤발.

    ◇ 정관용> 그 장면 나오는 것들.

    ◆ 강유정> 정말 멋있는 검객들. 논객이라면 그러면 수준이 돼야죠.

    ◇ 정관용> 강유정 교수, 오찬호 작가 수고하셨습니다.

    ◆ 오찬호> 감사합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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