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검찰 인사'와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가지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은 1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검찰인사를 '보복성 인사', '검찰 대학살'이라고 맹비난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추 장관은 지난 8일 단행한 검찰 인사에서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참모진 등을 모두 교체했다.
이에 전날 한국당은 추 장관의 검찰인사를 항의하는 차원에서 본회의를 거부한 채, 직권남용 혐의로 추 장관을 고발했다. 아울러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 운영위와 법사위 개최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엔 장관 탄핵소추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검찰학살 문재인 정권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이 좌파 독재의 길을 열고자 검찰을 학살하는 망나니 칼춤을 추고 말았다"며 "울산시장 하명수사와 우리들병원 대출비리, 유재수 감찰 무마 등 3대 국정농단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을 공중분해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은 직권 남용과 수사 방해한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 검찰인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데 대해선 윤 총장을 적극 엄호했다.
심 원내대표는 "검찰 대학살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윤 총장마저 찍어내려고 국무총리까지 가세해 항명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며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며 검찰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검찰 인사'와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그러면서 "검찰 수사 라인을 날려 버린다고 해서 청와대의 비위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당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당내 TF구성과 국조 추진 등을 거론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이 불참한 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한국당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측은 전날 한국당이 신청한 법사위 소집에 동의하지 않아 참석하지 않았고, 추 장관 역시 여야 합의 불발을 이유로 불참했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혹과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 고위간부들을 예외 없이 모두 좌초시키고 말았다"며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검찰 대학살이 자행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도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도 엄중히 수사하라'며 정의로운 척 했지만 정작 자꾸만 목을 조이는 수사에 부담을 느끼면서 수사지휘 라인을 전부 교체했다"며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한다는 이유로 한직으로 전출시킨 것이 인사보복이 아니면 무엇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이번 검찰인사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검사들마저 정치화시키고 조직 논리를 강화시켜 검찰을 더 망가뜨릴 가능성이 있다"며 "사법농단과 적폐수사의 부작용이 이번 인사에서도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자 하는 인사농단행위를 즉각 중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전 검찰 출신인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고위급 인사 과정에서 서류접수 등 정당한 절차를 생략하고 외부 변호사를 검찰국장으로 임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지난 8일 검찰 인사위에서 검사장 신규 임용 대상자로 올랐다가 부결된 류혁 변호사에 대해 "추 장관이 지난 9일 법사위에서 '류 변호사를 검사장으로 임용한 후 대검 인권부장으로 보임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면서 "추 장관이 완전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인사위에서 이성윤 검찰국장이 류 변호사를 신임 검사장으로 임용해서 신임 검찰국장에 보임하려 했다는 제안 설명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서류 접수도 하지 않았고, 필기시험도 보지 않았던 사람을 인사위에 넘긴 불법을 저지른 직권남용죄에 대해 추 장관과 그 이상의 누군가를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일 국회 의안과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 및 청와대-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방해 의혹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한편, 한국당 정유섭‧전희경 의원은 이날 오후 추 장관 탄핵소추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할 수 있고, 발의될 경우 본회의 보고된 이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국정조사는 청와대와 추 장관의 검찰 수사방해 의혹에 대해 국회가 나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