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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4번 유출' 김태형, 여유인가 넋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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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스·4번 유출' 김태형, 여유인가 넋두리인가

    '의지야, 돌아올래?' 김태형 두산 감독(왼쪽부터)이 5일 2019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최고의 선수상을 받은 NC 양의지에 대해 시상한 뒤 이순철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두산은 최근 5년 동안 한국시리즈(KS)에 빠짐없이 진출했다.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올해 정상에 오르며 두산 왕조를 열었다.

    지난해도 SK의 가공할 홈런포에 밀리긴 했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는 뜻의 '어우두'라는 말이 나올 만큼 2010년대 중후반을 지배하는 두산이다.

    하지만 강하다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 전력들이 해마다 유출되는 고충이 있다. 화수분 야구의 두산이라고 하지만 언제까지 새 얼굴들이 전력을 보충해줄 수는 없다.

    올 시즌 뒤에도 두산은 에이스와 4번 타자가 빠져나갈 위기에 놓였다. 올해와 지난해 정규리그 MVP에 오른 조시 린드블럼과 김재환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린다. 두산은 지난 4일 린드블럼의 보류권을 풀었고, 5일에는 김재환의 MLB 포스팅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다.

    5일 2019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과 린드블럼의 이탈 가능성에 대해 "감독으로서 고민이 안 된다고 할 수 없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핵심 선수의 유출에 대해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닌데"라고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요즘 입맛이 없다"는 다른 우스갯소리가 심상치 않게 들리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2015년 부임 이후 전력 보강보다는 유출이 많았다. 2015시즌 뒤 중심 타자 김현수(현 LG)가 MLB에 진출한다고 나섰고, 2017시즌 뒤에는 외야수 민병헌이 롯데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뒤에는 2016년 KS 최우수선수 포수 양의지가 NC로 옮겼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박종민 기자)

     

    이런 상황에서 린드블럼과 김재환까지 팀을 떠날 상황이다. 특히 김재환은 2016년부터 김현수의 공백을 차고 넘치게 메웠던 선수다. 2017시즌 7월 광주 원정에서 만난 김 감독은 김재환이 MLB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말에 대해 "내 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에는 못 보낸다"는 농담으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에이스와 4번 타자가 나가는데 선수가 간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 "감독은 빨리 다른 구상을 해야 한다"고 애써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장거리 타자가 빠져 나가 올해 호세 페르난데스가 잘 해줬지만 외인 타자 영입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희망은 드러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 MLB에 진출해 잘 하길 바란다"면서도 "(혹시 포스팅이 잘 안 돼서 돌아올 수도 있으니) 김재환의 진출 여부를 보고 내년 시즌 구상을 하겠다"고 귀띔했다. 김태룡 단장도 "선수 의지를 존중해 MLB 진출을 허락했지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10월 29일 3년 총액 28억 원(계약금과 연봉 7억 원)의 역대 사령탑 최고액에 두산과 재계약했다. 세 번째 계약으로 어느 감독 부럽지 않은 대우다. 그런 김 감독도 최근 사석에서 "감독이 하는 게 없다고들 하는데 말하지 못할 고충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KBO 리그를 지배해온 두산. 5년 연속 KS 진출에 3번의 우승을 이룬 강팀도 끙끙 앓는 고민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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