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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상 첫 韓 세계탁구선수권에 응답할까



스포츠일반

    北, 사상 첫 韓 세계탁구선수권에 응답할까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내년 1월 중순까지는 답 줘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4일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춘천=월간 탁구 제공)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북한이 출전할 수 있을까. 1991년 지바선수권대회 때처럼 남북 단일팀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37)은 4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의 출전과 단일팀 구성을 촉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유 회장은 오거돈 부산시장과 함께 세계선수권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유 회장은 내년 세계선수권에 북한의 참가 및 단일팀 여부에 대해 "북한 참가는 우리뿐 아니라 국제탁구연맹(ITTF)의 큰 관심사"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해 스웨덴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여자 단일팀 구성으로) 감동적 장면을 연출했다"면서 "탁구가 남북 관계를 위해 리드하는 종목인데 북한이 내년 부산에 오고 1991년 지바 때처럼 단일팀을 구성해주면 너무 좋겠지만 현재 북한에서 출전 요청에 대해 피드백을 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ITTF가 북한에 세계선수권 참가를 공식 요청한 상황이다. 유 회장은 "ITTF 차원에서 공식 초청장과 레터가 북한에 전달됐다"면서 "아시아연맹 사무총장에게도 북한을 초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는 등 북한의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탁구는 지난 1991년 일본 지바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북한 리분희 등이 활약한 여자팀이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 우승까지 이룬 사연은 영화로까지 제작됐다. 지난해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27년 만에 남북 여자 단일팀이 극적으로 구성돼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남북한 탁구 여자 단일팀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일본과 4강전을 마친 뒤 한반도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스웨덴=대한탁구협회)

     

    이번 세계선수권에도 북한이 출전한다면 한국 스포츠 역사에 큰 의미로 남을 수 있다. 1926년부터 시작된 세계선수권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가운데 북한의 출전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여기에 단일팀까지 구성되면 탁구를 넘은 빅이슈가 된다.

    다만 유 회장은 북한의 참가와 단일팀 구성에 대한 조건은 달았다. 시기적으로 너무 촉박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내년 2월 20일에 조 추첨이 있는데 그 전까지는 북한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ITTF의 입장"이라면서 "단일팀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결정이 돼야 충분히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월 중순까지 기다려보겠지만 그 이후면 단일팀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도 당부했다. 유 회장은 "아직 시간이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도움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이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줬듯이 이번에는 탁구가 해줬으면 한다. 선수들이 중심이 돼야 하기 때문에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1991년 지바 우승의 주역 현정화 대회 조직위 부위원장도 힘을 실었다.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이스턴 챔피언스컵 2019' 국제친선탁구대회에서 북한 관계자를 만난 현 부위원장은 "그때 분위기는 사실 괜찮았다"면서 "유 회장도 폐회식 북한 4.25 탁구팀 단장과 각별하게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참여는 물론 단일팀 구성까지 되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단일팀에 대해 현장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유 회장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선수들이 흔쾌히 동의했다"면서 "내년 선수권 대표팀이 아직 구성되지 않았지만 최우선적으로 접촉해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의견을 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단일팀이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경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유 회장은 "주최국인 만큼 내년 대회에서 4강권을 목표로 한다"면서 "남자는 중국, 일본과 경쟁하지만 여자팀의 경우는 최근 하향세인데 단일팀을 하면 정치적 이유를 떠나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강조했다.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남녀 72개 국가가 출전하는 단체전이다. 내년 3월22일부터 2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데 각국 선수단 및 임원, 기자단까지 3000여 명이 참가할 전망이다. 과연 북한이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을지, 또 단일팀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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