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엄홍길은 왜 그토록 생존에 집착해야만 했나



스포츠일반

    엄홍길은 왜 그토록 생존에 집착해야만 했나

    • 2019-11-27 06:00

    2019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선정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헌액식'의 주인공 산악인 엄홍길이 헌액패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2019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을 이룬 산악인 엄홍길 대장(59)이 선정됐다.

    엄 대장은 2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스포츠영웅 헌액식에 참석해 영예를 안았다. 엄 대장은 지난달 30일 제10차 스포츠영웅 선정위원회에서 쇼트트랙 스타 전이경, 수영 대부 고(故) 조오련과 최종 후보에 올라 최종 선정됐다. 이날 헌액식에는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박광온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엄 대장을 축하했다.

    대한체육회는 체육단체, 출입 기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후보자를 추천 받아 체육인단 및 추천 기자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결정했다. 엄 대장은 선정위원회 및 평가 기자단의 정성평가(70%)와 국민 지지도 조사(30%)를 통해 올해의 스포츠영웅으로 뽑혔다.

    경남 고성 출신 엄 대장은 3살 때 상경해 경기도 의정부시 망월사 원도봉산 밑에서 성장했다. 고교 졸업 뒤 1년 동안 설악산에서 지낸 엄 대장은 해군 특수부대 UDT에 자원 입대했다. 군 제대 뒤 1985년 에베레스트에 첫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이듬해는 셰르파가 숨지는 사고로 역시 등정이 무산됐다.

    엄 대장은 1988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등정, 2001년 인류 역사상 9번째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특히 2004년 얄룽캉봉(8505m), 2007년 로체샤르(8400m)에 올라 세계 최초로 16좌를 완등 기록을 세웠다. 체육훈장 거상장(1989년), 맹호장(1996년), 청룡장(2001년)을 수여받았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사진=대한체육회)

     

    1992년 엄 대장은 낭가파르파트(8125m) 등반 도중에는 오른 엄지, 검지 발가락 일부를 절단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1999년 재도전해 등정에 성공했다. 1999년 정복한 안나푸르나(8091m) 등반 중에는 발목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2005년에는 '휴먼 원정대'를 결성해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 8750m 빙벽 로프에 매달린 채 숨진 고(故)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8시간 만에 수습한 뒤 안치해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엄 대장은 2007년 로체샤르 등정으로 22년 동안 38차례 히말라야 도전기를 마무리했다. 2008년 엄홍길 휴먼재단을 설립해 '인생 17좌 등정'이라는 목표로 네팔 등 형편이 어려운 국가의 교육과 의료 지원사업에 힘쓰고 있다.

    선정위는 "엄 대장이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점과 그의 인생 철학이 체육계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헌액식에서 엄 대장은 "22년 동안 히말라야에 38번 도전해 필생의 꿈인 16좌 등정에 성공했다"면서 "저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한 값지고 고귀한 동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동료들과 셰르파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했다. 이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용기와 힘을 줬다"면서 후원해준 기업인들과 어머니, 형제 등 가족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엄 대장은 "38번의 도전에서 생과 사를 가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위대한 자연의 힘을 어떻게 이겨낼까, 오를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또 내가 죽으면 등반 중에 먼저 간 동료와 셰르파들의 유가족은 누가 돌보겠나 생각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살아서만 내려간다면 내가 산에서 받은 모든 것을 베풀겠다, 반드시 성공해서 어려운 이들을 돌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빌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다짐이 엄홍길 휴먼재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엄 대장은 "인생의 제 17좌 등정이라는 목표가 생겼다"면서 "히말라야의 척박한 환경에서 부모님 세대부터 내려온 가난의 고리에 놓인 아이들 볼 때마다 학교를 지어야겠다 생각했고 재단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받은 것을 다 베풀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엄홍길 휴먼재단은 히말라야 오지에 15개 학교를 열었다. 엄 대장은 "올해 유치원에서 초중고등학교까지 1000명을 수용하는 체육관과 도서관 등 교육 타운 설립을 16번째 학교의 목표로 세우고 두 곳을 개교했다"고 밝혔다. 17번째 학교는 내년 1월 14일 완공될 예정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