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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증언 예능, 사실 검증 시스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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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탈주민 증언 예능, 사실 검증 시스템 도입해야"

    언론인권센터, 13일 '북한 증언프로그램의 명암' 토론회 열어
    '이제 만나러 갑니다'·'모란봉클럽' 3개월 모니터링 결과 발표
    북한에 대한 왜곡·희화화 등 객관성·공정성 문제 다수
    탈북자 출신들,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의 사실 왜곡 지적
    전문가 통한 사실 확인 등 보완·검증 시스템 도입 필요성 제기

    언론인권센터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목화실에서 제57차 언론인권포럼 '북한 증언프로그램의 명암'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최영주 기자)

     

    예능 프로그램 속 탈북자 출신의 출연자를 통해 전해지는 북한의 '실상'이라는 것은 얼마만큼의 진실을 담고 있을까.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 속 북한에 관한 왜곡된 정보가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목화실에서 열린 언론인권센터 제57차 언론인권포럼 '북한 증언프로그램의 명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의 왜곡된 정보 전달이 시청자에게 끼칠 영향을 우려하며, 최소한의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객관성 비평'을 주제로 발제한 강주희 사회학 박사는 지난 7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11회 방송분)와 TV조선 '모란봉클럽'(10회 방송분)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모니터링 결과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의 객관성, 공정성의 문제로 △북한체제에 대한 왜곡 △북한의 비정상 국가 이미지 △북한 지도층에 대한 과장과 희화화 △본인과 관련한 사실 왜곡 등 크게 네 가지로 나타났다.

    실제로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탈북자들의 이야기 중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많다는 증언이 나왔다.

    유튜브 '왈가왈북'의 진행자인 탈북자 출신 김련희 씨는 "TV조선 '모란봉클럽'에 나온 한 탈북자가 언니를 대신해 재판을 받은 후 징역 2년 형을 받았는데, 동네 파출소 경찰이 뇌물을 받고 1년 형으로 줄여줬다고 말했다"며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북에서는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북'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상식이 존재하지 않고, 뭐가 현실이고 진실인지 판단하지 못한다. 제대로 현실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출신의 '왈가왈북' 진행자 홍강철 씨도 "나는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보지 않는 탈북자가 대부분이다. 거짓말 경기, 거짓말 대회를 하는 거 같다"고 비판했다.

    홍강철 씨는 "'모란봉클럽' 189회에서 A 씨가 1989년 임수경이 북한에 왔을 때 자기가 모란봉 중학교 다니고 있었는데, 평양 퍼레이드 때 노래 '내 나라 제일로 좋아'를 연주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주를 한때가 1989년이라고 했는데, '내 나라 제일로 좋아'라는 노래는 1992년에 나왔다"며 "북한에 살았던 사람은 이상하다는 걸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정말 그런가 보다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거다. 제작진은 알면서도 그런 잘못된 내용을 내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홈페이지 화면캡처)

     

    강주희 박사는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을 통해 나타난 북한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북한에 대한 왜곡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박사는 방송에서 객관적인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경고 조치 등이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특성 상 과장이나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이탈주민 증언프로그램은 앞으로 방송 내용에 대한 검증을 하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한다"며 "남북교류가 확대되고 평화통일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더욱 방송에서의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내용이 보도돼야 하고, 이를 위한 정책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인권센터 언론피해구조본부 실행위원인 권현정 변호사는 "북한 이탈 주민이 나와서 증언하는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가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내용 자체가 객관성을 잃고 사실 무근인 내용이 많다"며 "그런 프로그램에서 사실 오인, 과장된 측면을 줄이기 위해서는 방송법 자체에 북한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게 필요하다. 방송법 자체에 남북한 교류나 통일에 관한 측면을 신설하고, 그것을 위반했을 때 제재를 줄 수 있는 벌칙 조항을 개정하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민수 MBC 통일방송추진단 부장은 "탈북민 출연자들로만 구성돼 있어서 그들의 말을 검증해 줄 사람이 없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해 보완 장치를 마련한다면 프레임 내에서 왜곡·과장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라며 "북한 정보에 관한 접근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검증하고 확인할 수 있는 쉬운 길이 있어도 어렵다는 핑계 속에서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 만큼, 검증만 하나 더 거친다면 많은 문제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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