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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위한 마지막 기회"…세월호 유가족들 '끝까지 싸운다'



사회 일반

    "진상규명 위한 마지막 기회"…세월호 유가족들 '끝까지 싸운다'

    • 2019-11-08 05:00

    5년 넘게 바랐지만 매번 막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가족들 "이번 재수사가 마지막 기회…'억울하다'소리 안 나오는 수사돼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실(사진=박하얀 기자)

     

    "억울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닌 이번 재수사만큼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나오는 수사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검찰이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 의지를 밝히며 특별수사단 설치를 발표한 지난 6일 이를 지켜보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대부터 걱정까지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이후 5년 7개월 동안 줄곧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바랐지만, 여전히 참사의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아 속만 타들어 갔던 이들이다. 이번에는 "결코 물러날 수 없다"며 굳은 다짐을 내비친 유가족들은 검찰의 재수사를 사실상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말한다.

    지난 7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전인숙씨는 그토록 바라던 '세월호 참사 재수사' 소식을 듣고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7일 경기 안양시 단원구 세월호 가족협의회 사무실에서 故 임경빈 군의 어머니 전인숙씨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김재완 기자)

     

    그는 "처음에 텔레비전에서 특수단을 꾸린다는 속보가 올라오자 잠깐 너무 기뻤다. 하지만 조금 지나니 복합적인 우려가 몰려오더라. 이들이 진상규명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최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발표로 참사 당일 맥박이 있었는데도 헬기가 아닌 해경 함정으로 이송돼 목숨을 잃은 사실이 알려진 희생자 故 임경빈 군의 어머니다.

    그는 몇 번이고 해당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만이 돌아왔었다고 말한다.

    그는 "사고 당일에는 위급한 사람은 헬기를 통해 이송한다고 설명을 들었고 (아들도) 헬기를 타고 나온 것으로 알고만 있었다"며 "사고 한 달 뒤 아들을 배에서 본 것 같다는 말들이 들려 검찰에 수사 의뢰까지 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답변만 돌아왔다"며 입술을 물었다.

    이 같은 '검찰수사의 아픈 기억'에도 전씨는 이번 검찰 특수단의 재수사를 앞두고 다시 한번 진상규명을 위해 싸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씨는 "이번 재수사는 아이들이 '억울하다'고, '진상규명을 해달라'고 외치는 신호인 것으로 알고 힘을 내려고 하고 있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억울해요'라는 대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 충분히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 수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마쳤다.

    故 문지성 양 아버지 문종택씨도 검찰의 재수사를 보면서 반가운 마음보다 걱정부터 앞섰던 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단' 설치를 요구하며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故 문지성 양 아버지 문종택씨가 검찰의 특별수사단 설치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사진=김재완 기자)

     

    그는 "솔직하게 검찰을 바라봤을 때, 믿을 만한 검찰이 안 보인다는 게 문제"라면서 "유가족들이 검찰을 향한 분노와 걱정을 갖고 있어서 이번에는 좀 검찰다운 검찰이 수사를 맡길 바랐는데 명단을 살펴보면 성에 차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도 목에는 딸의 학생증을, 외투 곳곳에는 '노란 리본'을 단 그는 "검찰이 이제까지 해온 행태 때문에 두려운 마음도 앞서 들지만, 그렇더라도 우리 유가족들은 끝까지 갈 것이다"라며 "엄마, 아빠들이 매일같이 긴 시간 동안 회의를 하고 있는 만큼 검찰과 특조위에서 놓치는 부분들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유가족들도 이번 재수사가 '마지막 진상규명'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故곽수인 군 어머니 김명임씨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캐내서 말 못 하는 아이들 대신 우리 부모들이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지치고 아프고 사치를 부릴 겨를도 없다. 진상 규명으로 변화가 생기고 나아진다면 아이들에게 좀 더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故정동수 군 어머니 김도현씨는 "(일단) 검찰 수사를 신뢰하고 지켜볼 것"이라며 "(최근 사참위 결과 발표에서 드러났듯) 사소한 하나하나가 모여 진실을 향한 큰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의 진상규명을 향한 바람 속에 임관혁 수원지검 안산지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검찰의 세월호 특별수사단은 오는 11일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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