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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문에 답례도 하기 전에…'냉탕온탕' 北 왜 이러나



통일/북한

    조의문에 답례도 하기 전에…'냉탕온탕' 北 왜 이러나

    • 2019-10-31 20:54

    오늘 단거리 발사체 2발 발사…靑 "강한 우려" 표명
    전문가 "별개 사안, 일희일비할 필요 없어…결국 대미 압박용"
    남측에는 선미후남 재확인…금강산 해법 찾기 더욱 난항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조의를 표하며 꽉 막혔던 남북관계에 잠시 숨통을 트나 싶더니 발사체 도발로 또다시 실망감을 안겨줬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북한이 이날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지 29일 만이며, 올 들어서는 12번째 발사체 시험이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북한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배경과 의도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의 조의 표명과 발사체 도발은 별개의 사안으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문 대통령) 상중에 미사일이냐' 이럴 수는 있는데 일희일비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발사체는 결국 미국에 대한 저강도 무력시위이고,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인간적 도리를 하는 것은 하는 거고,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선 자기 나름의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발사체를 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사체 시험에 적잖은 준비가 필요함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 모친의 별세 이전에 사전 기획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탄핵과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사살 등 국내외 사안에 바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협상에 관심이 시들해지자 분위기 전환용 도발에 나선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북미실무접촉 재개에도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연말 시한을 계속 언급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다음에 취할 행동에 대한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조만간 신형 잠수함에서 수중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고 내년에는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비록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의례적인 의미 이상은 부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심지어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도 상중에 2차 핵실험을 감행한 적이 있다.

    북한의 이날 발사체 시험은 결과적으로 남측에 대해서는 '선미후남' 입장을 재확인 한 셈이 됐다.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통보로 인해 남북관계 한층 더 악화됐지만 문 대통령 모친 별세를 계기로 '조문 정치'가 가동돼 반전 효과를 보는 것 아니냐는 기대는 금세 물거품이 됐다.

    한편으로는 남측의 금강산 실무회담 제안을 일축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해볼 여지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문서교환 방식 합의 제안에 대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포괄적 협의를 위해 대면회담을 갖자고 역제안 했지만 하루 만에 거절당했다.

    김 위원장의 최근 지시 내용으로 미뤄 북측은 금강산 관광은 남북경협이 아니라 독자개발 방식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은 이미 논외의 문제가 됐으니 자신들이 관심을 갖는 체제안전 보장 문제로 의제를 환기시키기 위해 도발에 나섰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북한은 2개월 남은 비핵화 협상시한을 상기시키며 현 정세가 금강산 관광을 협의할 만큼 한가하지 않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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