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36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운명, 남은 삶 바쳐야죠"



스포츠일반

    "36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운명, 남은 삶 바쳐야죠"

    • 2019-10-31 06:00

    한국실업소프트테니스연맹 정인선 회장 인터뷰

    한국실업소프트연맹 정인선 회장이 30일 제 16회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 타이저우 스포츠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타이저우=노컷뉴스)

     

    14살 중학교 1학년생의 꿈은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36년 만에 그 꿈은 운명처럼 다시 찾아왔다. 이제 인생의 멋진 마무리를 구상하는 나이가 된 소년은 재회한 꿈을 이룰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국소프트테니스실업연맹 정인선 회장(59)이 한국 소프트테니스계 전체를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기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회장은 30일 제 16회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 타이저우 스포츠 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 집행부 임기가 끝나는 내년 이후 협회를 맡을 회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 이계왕 회장 이후 제 27대 협회장에 도전한다.

    현직 의사지만 정 회장은 소프트테니스(정구)와 인연이 깊다. 경기도 수원 수성중학교 1학년 당시 정구부 선수로 뛰었다. 다만 1년 만에 정구부가 해체되면서 멀어졌지만 10년 전 다시 라켓을 잡았고, 전국 동호인대회 우승까지 차지할 만큼 왕년의 실력을 되찾았다. 서울시는 물론 전국소프트동호인연합회장을 맡을 만큼 열정을 보였고, 2년 전 실업연맹 회장에도 오르면서 생활체육은 물론 엘리트인까지 아우르게 됐다.

    정 회장은 "사실 기업인이나 정치인은 스포츠 단체장을 하면 사회 지도층을 만나기도 수월해 인맥을 넓히는 등 장점이 많다"면서 "그러나 나는 의사라서 특별히 협회장을 한다고 해서 이득이 될 게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아내도 왜 돈을 써가면서 회장을 하느냐고 말리더라"고 귀띔했다. (제 25대 윤영일 회장은 임기 중 매년 5000만 원씩 사재를 출연한 바 있다. 연맹 관계자는 "정 회장도 실업팀 선수단 격려 등으로 수천만 원을 내놓았다"고 귀띔했다.)

    정인선 실업소프트테니스연맹 회장(오른쪽)이 28일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는 모습.(타이저우=연맹)

     

    하지만 36년 만에 다시 운명처럼 찾아온 소프트테니스를 다시 버릴 수는 없었다. 정 회장은 "10년 전 우연히 신문을 봤는데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우승 기사가 떴더라"면서 "중학교 시절 정구부로 뛰었던 추억이 떠올라 그 길로 동호회(서울 광진구)에 가입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소프트테니스 재입문 동기를 떠올렸다.

    이어 "다시 운동을 하고 5년여 만에 전국 동호인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면서 "다시 5년이 지나 돌아보니 생활체육이지만 전국연합회장까지 맡았더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실업연맹 회장을 하면서는 지도자, 선수 등 엘리트인들까지 잘 알게 됐다"면서 "소프트테니스인들이 내가 종목을 위해 더 힘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남은 삶을 소프트테니스를 위해 바치겠다는 각오다. 정 회장은 "내년에 우리 나이로 환갑이 된다"면서 "의사로 젊은 날을 보냈지만 소프트테니스 발전을 이제 내 인생의 마지막 사명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경기인 출신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 관계도 없다"고 투명성도 부각시켰다. 그만큼 순수하게 협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소프트테니스 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정 회장은 "비인기 종목으로 학생 선수들이 주는 등 종목 저변의 위기"라면서 "초등학교, 특히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인생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실외에서 훈련을 하면 날씨 등 제약이 많은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실내 스포츠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활체육으로서 종목 발전 방안도 구상 중이다. 정 회장은 "경북 문경과 전북 순창, 충북 청주, 전남 장성 등에 실내 전용구장이 생기는 등 지방은 시설이 좋아졌다"면서 "그러나 서울은 광진구, 송파구 정도를 빼면 구장을 지을 공간이 부족해 동호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서울에도 구장이 마련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나이. 36년 만에 찾아온 소년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