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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통합론'에 黃 책사 엇갈린 시각…친박 분화 조짐?



국회/정당

    유승민 '통합론'에 黃 책사 엇갈린 시각…친박 분화 조짐?

    • 2019-10-16 04:20

    원조 친박 김재원 劉 비판 문자에, 윤상현 '대환영'으로 응수
    비박 vs 친박 구도, 수도권 친박 vs 영남 친박 구도로?
    총선 지역구 위기의식, 통합 이해관계 등 작용
    '중립' 지키는 황교안의 선택은

    유승민 의원 (사진=연합뉴스)

     

    원조 친박이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책사'로도 불리는 김재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유승민의 통합 전제조건'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통합을 둘러싸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대립하는 지점이 친박계 내로 옮겨간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친박계 분화의 핵심 배경에는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위기의식'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박계는 친박계의 이러한 움직임을 '이해관계'에 따른 전략적 행보로 의심하고 있다.

    ◇김재원 劉 비판 문자에 윤상현 '대환영'으로 응수

    발단은 친박계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3선)이 지난 9일 주변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비롯됐다. 문자에는 "유승민이 주장하는 탄핵의 인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구역질 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한국당이 '바미당계'의 이런 얕은 꾀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유승민 대표가 최근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정', '개혁 보수', '보수 구체제 타파' 등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자를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유튜브의 글을 인용했다"며 "유 의원의 행보는 관심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의 문자는 보수 성향 유튜브 '지식의 칼' 운영자의 SNS(페이스북) 글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해당 글에 "2004년 이후 16년간 정치판에 있으며 제가 보아온 민낯을 이번에 유감없이 드러낸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로부터 6일 후, 친박계 한국당 윤상현 의원(3선)은 정반대의 글을 내놨다.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부터 우리 당을 떠났던 중도층이 돌아와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유승민 의원이 보수 통합과 혁신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을 높게 평가하고 그 방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과 바른미래당의 동지들은 돌아와야 한다. 돌아오면 윤상현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글을 쓴 배경에 대해 "당내 모 의원이 여러 문자를 보내고 해서 유 의원의 진의를 곡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2017년부터 항상 통합을 주장해왔다. 똘똘 뭉쳐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박 vs 친박 구도, 수도권 친박 vs 영남 친박 구도로?

    '원조 친박'으로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책사' 역할을 한다고도 알려진 두 사람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일까. 일각에선 통합 입장에 대한 친박계의 '분화' 조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통합과 관련 친박계는 '보수분열에 대한 유승민의 사과'를, 비박계는 '황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합쳐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이러한 대립 지점이 친박계와 친박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에선 윤 의원의 글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글을 쓴 취지를 이해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의원은 예의상 얘기를 한 것으로, 크게 방점을 두지 않는다"며 "다만 수도권 의원의 절실함이 묻어난다.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 미추홀구을'로 중도층 확보가 승리로 연결되는 수도권이다. 반면 김 의원의 지역구는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으로 보수 텃밭인 TK다.

    총선이 6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친박계 내에서도 지역구에 대한 위기감에 따라 통합 입장이 갈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친박계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통합이라는 대원칙에서 유 의원이 와야 총선에서 유리하다"고 한 반면, 친박계 TK 한 중진 의원은 "아직도 유승민이 자신의 처지를 모른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비박계 "이해관계 실렸다"…황교안은 일단 '중립'

    비박계에선 친박계의 이러한 분화가 지역구 상황과 함께 각자의 이해관계가 실려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비박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재원 의원은 강성 발언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통합에 대한 조건의 벽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유승민에게 더 많은 것을 받아내기 위한 행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유 의원이 좀더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박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김 의원은 의원들 단체 카카오톡 방에 최근 김규환 의원이 유승민 의원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링크를 공유했다"며 "통합해선 안된다는 논리로 황 대표를 끌고 가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대구CBS와 영남일보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일과 6일 실시한 대구 동구을 선거구 3자 가상 대결로 유승민 의원은 22.4% 지지를 얻어 한국당 김규환 의원 51.5%에 29.1%p 차로 패했다. 3위는 더불어민주당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17.7%)이었다. (표본 수 19세 이상 남녀 500명,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윤상현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선 한 비박계 의원은 "과거 원조 친박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유승민을 데려와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으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책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황 대표는 일단 중립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한 측근은 통화에서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라는 입장에 변함은 없다"라고 말했다. 탄핵 입장을 묻지 않으면서도,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황 대표가 친박계에 의원들 얘기를 많이 듣긴 하는데, 수도권은 다르게 생각하니까 어느 정도 걸러듣고 상황을 보는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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